[르포]"차 대신 카페서 기다릴 수 있어 얼마나 다행"..시간 제한엔 '글쎄'

이비슬 기자 2021. 1. 18. 14: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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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장 운영 56일만에 재개..고객·점주 환영 목소리
"어떻게 온 손님인데 내쫓나"..'1시간 체류' 실효성 지적도
18일 오전 서울 동대문구 대학가 카페에 손님들이 방문한 모습. 정부는 이날부터 포장·배달만 허용했던 카페 매장 이용을 오후 9시까지 허용했다. 2021.01.18/뉴스1 © 뉴스1 이비슬 기자

(서울=뉴스1) 이비슬 기자 = "그간 몰랐던 카페의 소중함을 다시 느끼네요"

카페 매장 영업을 재개한 18일 오전 서울의 한 대학가 스타벅스 매장을 찾은 직장인 김가윤(42)씨 표정에 화색이 돌았다. 김씨는 "업무 미팅 전에 잠시 방문했다"며 "추운 날씨에도 자동차 대신 머물 곳이 생겨서 다행"이라고 말했다.

중앙안전대책본부는 18일부터 그간 포장과 배달 영업만 가능했던 카페 매장 영업을 오후 9시까지 허용한다고 밝혔다. 카페 매장 운영은 지난 11월24일 사회적 거리두기 조치에 따라 중단된 지 약 56일 만이다. 오후 9시 이후부터 다음날 오전 5시까지는 이전과 마찬가지로 포장과 배달만 허용한다.

◇첫날 '카페러시'는 없지만 …손님 발길 분주

이날 오전 많은 손님이 카페로 몰려드는 '러시' 현상은 없었지만, 점심시간이 가까워져 올수록 매장을 찾는 발길은 꾸준히 늘었다. 강한 바람과 눈발이 날리는 날씨에도 오랜만에 카페를 찾은 손님들의 표정에는 반가운 기색이 역력했다.

매장 방문객은 주로 노트북과 자료를 펴놓고 업무를 보거나 대화를 나누며 오랜만에 카페에서 한가로운 시간을 보냈다. 직장인 김슬기씨(32)는 "지난 11월 이후로 카페에 처음 방문했다"며 "그간 집에서 재택근무를 하느라 너무 답답했는데 오랜만에 카페에서 일할 수 있게 돼서 좋다"고 웃어 보였다.

그간 매장 한구석을 차지했던 테이블과 의자는 오랜만에 제자리를 찾았다. 정부는 이번 조치를 발표하면서 시설 허가·신고면적이 50㎡ 이상인 식당과 카페에서 테이블 또는 좌석 한 칸을 띄워 매장 좌석의 50%만 활용하도록 허용했다. 이를 지키기 어려울 경우 테이블 간 1m 거리두기 또는 테이블 간 칸막이 설치를 준수해야 한다.

카페 직원 A씨(30)는 "어제저녁 테이블 사이 간격을 1m로 조정하고 안내 문구도 새로운 방역수칙에 맞게 교체했다"며 "그간 매출이 거의 없었던 만큼, 오늘부터 손님 방문에 기대감이 크다"고 말했다.

오는 18일부터 카페 매장 내 취식이 가능해진다. 정부는 지난 16일 발표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회적 거리두기' 조정안을 통해 전국 카페에서 오후 9시까지 매장 내 취식이 가능하다고 밝혔다. 17일 서울의 한 커피 전문점에서 매장 한 켠으로 치워놨던 탁자와 의자가 다시 제자리로 옮겨 정리돼 있다. 2021.1.17/뉴스1 © News1 민경석 기자

◇마스크 미착용 여전히 불안…"1시간 체류 어떻게 확인하나" 난색

이날부터 카페에서 음식을 섭취하지 않을 때는 마스크 착용을 의무화하고 포장·배달을 하지 않는 이용자는 출입자 명단을 작성해야 한다. 위반할 경우 운영자에게는 300만원이하, 이용자에게는 10만원의 과태료를 부과한다.

실제 매장 직원들이 틈틈이 마스크 착용을 안내하고 곳곳에 안내문을 비치했지만, 여전히 많은 방문객이 마스크를 벗고 장시간 대화를 나누거나 음료를 마시는 등 곳곳에 허점도 엿보였다.

친구들과 함께 카페를 방문한 대학생 오모씨(22)는 "오늘은 어쩔 수 없이 카페에 왔지만, 여전히 감염이 걱정되긴 마찬가지"라며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고 대화하는 사람도 있어서 앞으로도 방문은 최소화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2인 이상이 커피·음료와 디저트를 주문할 경우 매장 내 머무르는 시간을 1시간으로 제한할 것을 '강력권고'했다. 소량 주문 후 대화를 위해 오래 머무르는 상황을 최소화하기 위한 대안이라는 설명이다. 지키지 않는다고 해서 처벌하지는 않지만, 현장에서는 "있으나 마나 한 조치"라는 볼멘소리가 나온다.

서울 동대문구에서 개인 카페를 운영하는 강모씨(40)는 "어떻게 온 손님인데 나가라고 하겠느냐"며 "타이머를 가지고 다니며 일일이 체크하기도 어렵고 권고 사항이라고 하니, 최대한 지키려고 노력만 할 뿐"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이날 매장에 장시간 머무는 손님은 적었지만 프랜차이즈 카페와 개인 카페를 포함한 대다수 매장에서는 이용시간 측정이 개인에게 맡겨진 상황이었다. 특히 규모가 큰 매장일수록 고객 방문 시간을 직원이 일일이 확인하기엔 역부족으로 보였다.

프랜차이즈 카페 업계 관계자는 "매장에 공지를 하고 있지만, 손님 체류 시간을 강제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라며 "매장 이용 시간을 결제 시점으로 봐야 할지, 착석 시점으로 봐야 할지도 모호하다"고 설명했다.

스타벅스는 이날부터 전 매장에 정부 방역수칙에 따른 새 지침을 적용한다. 특히 Δ대화 시 마스크 착용 Δ2인 이상 고객의 경우 1시간 미만 이용을 안내하는 방송을 내보내고 안내문도 매장에 새로 비치할 예정이다. SPC그룹이 운영하는 파리바게뜨·던킨·배스킨라빈스 31·파스쿠찌 역시 새 방역 수칙을 적용한 안내문을 매장에 비치해 운영을 재개한다.

b3@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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