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양 연구 난제 '코로나' 온도·태양풍 속도 알아내다

천문연-미 NASA, 코로나그래피 장비 통해 관측
100만도 온도서 초속 260km 태양계 전체로 확산

천문연과 미 나사 연구팀이 공동으로 2019년 개발해 대형 과학용 풍선기구에 실려 성층권에서 태양 코로나 영역을 관측하고 있는 '코로나그래프' 모습으로, 코로나 온도와 속도를 동시에 2차원 영상으로 관측하는 데 성공했다. 천문연 제공

천문연과 미국 나사 연구팀이 공동으로 코로나그래프를 이용해 태양 코로나 영역에 존재하는 전자의 온도와 속도를 동시에 측정한 이미지로, (a)부터 편광 밝기 영상, 온도, 입자 속도 분포를 보여준다. 천문연 제공

한국과 미국 연구진이 태양 연구의 난제였던 코로나(태양 대기 가장 바깥층) 가열과 태양풍 가속에 담긴 비밀을 풀 수 있는 실마리를 제시했다.

한국천문연구원은 미국 항공우주국(NASA)과 공동 개발한 태양 코로나그래프의 관측 결과를 분석한 결과, 태양 코로나 영역에 존재하는 전자의 온도와 속도를 알아내는 데 성공했다고 18일 밝혔다.

코로나는 태양 대기의 가장 바깥 영역으로 태양 표면인 광구에 비해 밝기는 어둡지만, 온도는 광구(6000℃)보다 훨씬 높은 100∼500만℃도에 이른다. 이는 열은 뜨거운 곳에서 차가운 곳으로 이동한다는 물리학 법칙을 거스르는 것으로, 코로나 온도가 태양 광구보다 월등히 높은 이유에 대해선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또한 태양 코로나 영역은 태양풍으로 불리는 빠른 속도의 플라즈마 방출을 통해 태양계 전체로 확장되는데, 코로나의 높은 온도와 빠른 태양풍의 가속 기전도 밝혀지지 않아 과학적 난제로 남아 있었다.

천문연은 2019년 9월 태양 코로나그래프(태양면을 가리고 코로나를 관측하는 장비)를 나사와 공동 개발해 과학용 풍선기구에 탑재해 고도 40㎞ 성층권에서 코로나를 관측했다. 관측 자료를 분석한 결과, 태양 코로나 영역의 전자 온도는 100만℃에 달하고, 초속 260㎞ 속도로 확산하는 것을 확인했다.

연구팀이 개발한 코로나그래프는 편광 관측뿐 아니라, 태양에서 나오는 빛이 자유 전자에 의해 산란돼 매끈한 연속 스펙트럼으로 방출되는 'K-코로나' 전자의 온도와 속도 변화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네 개의 파장 필터를 장착했다. 이를 통해 온도와 속도를 동시에 2차원 영상으로 구현할 수 있다.

연구팀은 앞으로 미 나사와 함께 차세대 코로나그래프를 개발해 오는 2023년 국제우주정거장(ISS)에 설치할 예정이다. 이렇게 되면 기존 태양탐사선에 비해 훨씬 적은 비용으로 우주공간에서 지구 대기의 간섭 없이 장기간 연속적인 태양 코로나 관측이 가능할 것으로 연구팀은 기대하고 있다.

미 나사측 책임자인 나치무트 고팔스와미 박사는 "천문연과 10년 간 태양물리 분야에서 꾸준히 교류해 온 협력연구의 실질적인 성과"라고 평가했다.

한국측 연구책임자인 김연한 천문연 책임연구원은 "저비용·고효율 태양탐사 연구를 위한 새로운 길을 개척함과 동시에 태양 연구의 난제인 코로나 가열과 태양풍 가속 비밀의 실마리를 푸는 데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연구결과는 국제 학술지 '태양물리저널(지난 12일자)'에 실렸다.이준기기자 bongchu@d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