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BA] '털보네이터' 제임스 하든, 휴스턴 그 자체였던 선수

김동현 2021. 1. 18. 12: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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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프볼=김동현 인터넷기자] 14일(한국 시간) 트레이드를 통해 제임스 하든은 브루클린 네츠 유니폼을 입게 되며 또 한 번의 전환점에 섰다. 17일 올랜도 매직 전에서 성공적으로 네츠 데뷔전을 치른 가운데, 이를 보는 휴스턴 로케츠 팬들의 심경은 복잡했을 것이다.

비록 떠나는 과정은 애매했지만, 휴스턴 이적 후 슈퍼스타로 거듭나고, 우승을 진지하게 기대하게 만든 선수였기 때문이다. 그런 의미에서 휴스턴에서 하든이 보낸 커리어를 정리해보는 시간을 준비해보았다.

하든은 2009년 NBA 드래프트에서 1라운드 전체 3순위로 오클라호마 시티 썬더에 지명되어 커리어를 시작했다. 오클라호마 시티 소속으로 2012년 NBA 파이널을 경험한 후 하든은 휴스턴로 트레이드 됐다. 그리고 그의 농구 인생 2막이 열리게 된다.

▲ 슈퍼스타로 가는 길

2012년, 하든은 휴스턴과 5년 8,000만 달러에 계약했다. 그는 기다렸다는 듯 득점력을 폭발시켰다. 디트로이트 피스톤스와의 시즌 개막전부터 37득점 12어시스트를 기록했던 것.

이적 첫 시즌, 하든은 생애 첫 올스타에 선정된데 이어 올-NBA 서드 팀 입성에 성공했다. 휴스턴도 전 시즌보다 11승이나 더 오른 45승 37패를 기록하며 3년 만에 플레이오프 진출에 성공했다.

가능성을 확인한 휴스턴은 하든의 파트너로 3년 연속 '올해의 수비수' 수상에 빛나는 드와이트 하워드를 영입하며 날개를 달아주었다. 결과는 성공적이었다. 하워드 합류 2시즌 만에 팀은 56승까지 성적을 끌어올리며 리그 2위(1위 골든스테이트 워리어스, 공동 2위 LA 클리퍼스)로 플레이오프에 안착, 구단은 18년만에 서부 컨퍼런스 파이널에 진출하는데 성공한다.

2014-2015시즌 당시 하든의 정규시즌 성적은 27.4득점(FG 44%, 3P 37.5%), 7어시스트, 5.7리바운드, 1.9스틸이었다. 2011-2012시즌, 오클라호마 시티에서 챙긴 커리어하이 기록이 16.8점이었으니 엄청난 성적 향상이었다.

하지만 컨퍼런스 파이널 상대는 리그 1위의 골든스테이트 워리어스였다. 2차전에서 하든은 38득점 10리바운드 9어시스트로 활약했지만 끝내 팀을 승리로 이끌지는 못했다. 4차전에서는 45득점으로 개인 한 경기 최다득점 기록을 갈아치웠지만 시리즈를 내주고 말았다.

비록 팀은 컨퍼런스 파이널에 만족해야 했지만, 하든 개인의 가치는 한껏 끌어올린 한 해였다. 하든은 이 시즌에 올-NBA 퍼스트팀에 2년 연속 선정되는 쾌거를 이루었다.

▲ 댄토니 감독을 만나다

2016-2017시즌은 하든의 농구인생뿐 아니라 NBA 농구 판도에도 큰 변화가 있었던 시즌이었다. 휴스턴이 마이크 댄토니 감독을 영입한 것이 그 시작이었다. 2000년대 중반, 피닉스 선즈의 런앤건 공격을 주도했던 댄토니 감독은 그 색깔을 휴스턴에 제대로 주입시켰다. 2점 야투보다 3점 야투가 더 많은, 일명 '모리 볼'을 완성시킨 것이다.

우승 전력을 갖추기 위한 시도도 계속됐다. 2017-2018시즌에는 크리스 폴이 합류하며 리그 최고의 백코트 듀오를 만들었다.

휴스턴은 하든과의 동행의 끈도 더욱 단단히 했다. 당시 NBA 사상 최고 금액이었던 1억 1,800만 달러를 안겨주며 하든과의 4년 재계약을 체결했다.

폴이 합류한 첫 시즌부터 하든과 휴스턴은 괄목할만한 성적을 만들어낸다. 구단 창단 이래 최고인 65승 17패로 리그 1위를 차지한 것이다. 해당 시즌 휴스턴은 2월 전승을 기록하는 등, 시즌 최다 17연승까지 기록하며 승승장구 했다.

리그 1위로 플레이오프에 진출한 휴스턴은 미네소타 팀버울브스와 유타 재즈를 차례로 꺾고 서부 컨퍼런스 파이널에 진출한다. 그리고 만난 상대는 계속해서 하든과 휴스턴을 막아섰던 골든스테이트였다.

하든은 홈에서 열린 1차전부터 41득점을 폭발하며 팀을 이끌었지만, 스테픈 커리가 부진한 사이 클레이 탐슨(28득점)과 듀란트(37득점)가 폭격하며 휴스턴은 1차전부터 승리를 내주고 말았다.

하나 휴스턴은 2차전에서 팀원들이 곧바로 승리를 따내는데 성공한다. 그리고 3차전 원정 경기 패배 이후 연달아 2연승에 성공하며 시리즈를 3승 2패까지 만들어낸다.

하지만 3번째 승리를 얻어낸 5차전에서 폴이 햄스트링 부상을 당하며 6,7차전에 결장을 하게 되었다. 결국 하든 홀로 남은 2경기서 모두 32득점을 기록하며 고군분투하지만 허무하게 2연패를 당하며 탈락의 고배를 마신다.

비록 팀은 플레이오프에서 원하는 결과를 만들어내는데 실패했지만, 하든은 시즌이 끝난 후 리그 최고의 영예를 얻는 영광을 누린다. 2017-2018시즌 평균 30.4득점을 기록하며 득점왕과 동시에 시즌 MVP를 수상한 것이다. 데뷔 후 8년만에 선수 개인이 누릴 수 있는 최고의 상을 받으며 하든은 슈퍼스타로서의 입지를 다시 한 번 다졌다.

2018-2019시즌에도 하든은 한 시즌에만 무려 9경기에서 50+득점을 기록하는 등 여전히 괴물같은 득점력으로 팀을 이끌었다.

특히, 폴을 비롯한 에릭 고든, 클린트 카펠라 등 팀의 주축 선수들이 줄부상으로 신음하고 있는 와중에도 고군분투하며 동료들의 빈자리를 메웠다.

2018-2019시즌 최고의 경기 중 하나로 꼽히는 경기가 있다. 바로 2019년 1월 4일 골든스테이트전이다.

폴이 아직 부상에서 복귀하지 않았던 이날 경기에서 골든스테이트는 커리, 탐슨, 듀란트가 번갈아 폭격하며 휴스턴을 괴롭혔다.. 그럼에도 하든은 홀로 고군분투하며 연장까지 경기를 이끌었다.

연장에서도 하든은 3점슛 2개를 포함, 8득점을 넣으며 4점차까지 내줬던 경기를 다시 동점으로 만들었다. 그때 경기 막판 코트 라인을 완전히 넘어간 듀란트의 발을 보지 못하는 역대급 오심으로 커리의 2득점이 인정되고 만다.

그러나 하든은 탐슨과 드레이먼드 그린을 앞에 두고 장거리 3점슛을 기어코 성공시키며 135-134로 드라마 같은 역전승을 만들어낸다. 이날 경기 하든의 성적은 44득점, 15어시스트, 10리바운드 트리플더블. 완벽한 하든의 승리였다.

하든의 활약으로 휴스턴은 4위로 플레이오프에 진출하지만 2라운드에서 골든스테이트와 다시 마주했고, 시리즈 초반 폴의 부진 속에 내준 승수를 뒤집지 못하고 다시 허무한 탈락의 고배를 마셔야만 했다.

플레이오프 결과와는 별개로 하든은 2018-2019시즌 36.1득점이라는 어마무시한 평균 득점을 기록하며 마이클 조던을 소환하는 퍼포먼스를 남겼다.

▲ 친구와의 어색한 동행

시즌 마무리가 아쉬웠던 휴스턴은 크리스 폴을 보내는 대신 MVP 출신 러셀 웨스트브룩을 영입했다. 웨스트브룩은 오클라호마 시티 시절 한솥밥을 먹었던 파트너이자 절친이었다.

하든은 해당 시즌에도 득점왕의 면모를 이어갔으며, 결국 또 하나의 NBA 기록에 자신의 이름을 올리는데 성공한다. 바로 '3년 연속 득점왕'에 등극한 것. 이는 윌트 채임벌린, 마이클 조던, 조지 거빈, 케빈 듀란트 등만이 달성했던 대기록이었다.

휴스턴에서의 하든의 이력은 눈부실 정도로 화려했다. 2017-2018 시즌 MVP, 2013-2014시즌부터 6시즌 연속 올 NBA 퍼스트 팀 입성, 이적 첫 시즌부터 8년 연속 올스타 선정, 3년 연속 득점왕, 2016-2017시즌 어시스트왕 등.

이처럼 하든은 오클라호마 시티에서의 식스맨 생활을 청산하고 휴스턴으로의 이적 후 본격적으로 기량을 꽃피웠다. 휴스턴의 팀 색깔과 문화 역시 하든의 합류 후 완전히 달라지게 되었다. 즉, 하든은 휴스턴 그 자체였고, 휴스턴도 하든을 중심으로 돌아가게 되었던 것이다.

그렇기에 하든의 브루클린 이적 과정이 휴스턴과 팬들에게는 더욱 아쉬움이 남을 수밖에 없다.

이번 오프시즌, 웨스트브룩이 팀을 떠난 후 하든은 팀에 강력히 트레이드를 요청했다. 이어 태업이라도 하듯 팀 훈련에 불참하는 등 팀에 불성실한 태도를 보여왔다.

그리고 LA 레이커스와의 연전을 모두 큰 점수차로 패한 후 인터뷰에서 하든은 쐐기를 박는다.

"나는 말 그대로 내가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다 했다. 현재 상황은 정말 말이 안된다. 나는 이게 해결될 수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9년간 몸담았던 팀에 남긴 하든의 마지막 말이었다. 해당 인터뷰 후 팀은 급하게 트레이드를 물색했고, 결국 하든이 오프시즌부터 가장 선호했던 브루클린 이적이 성사되었다.

하든 본인도 마지막 과제인 우승 트로피를 위한 선택이었지만, 그 과정에서 보여준 하든의 행동 하나하나가 휴스턴 팬들의 가슴에 대못을 박고 말았다.

이제 하든과 휴스턴은 각자 다른 길을 걸어가게 된다. 하든은 자신의 행동을 납득시키기 위해서는 듀란트와 카이리 어빙과 함께 반드시 브루클린의 우승을 이끌어야 할 것이다.

한편, 휴스턴은 존 월과 드마커스 커즌스, 크리스찬 우드 등 새로운 얼굴들과 새로운 길을 걷게 된다.

미래는 예측할 수 없기에 하든과 휴스턴의 행보가 더욱 궁금하다.

# 사진_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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