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이로운' 지청신 악역 캐릭터의 붕괴, 시청자는 어리둥절 [TV와치]

송오정 2021. 1. 18. 10:11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악역에게 주어진 다분히 인간적인 서사가 시청자를 당혹스럽게 만들었다.

1월 16일 방송된 tvN 토일드라마 '경이로운 소문' 13화에서는 지청신(이홍내 분)의 과거가 공개됐다.

그러나 배경 설명을 넘어, '악역' 지청신에게 '인간성'이라는 납득하기 힘든 설정은 시청자를 어리둥절하게 만들었다.

지청신은 주말드라마 '경이로운 소문'을 이끄는 주요 캐릭터이자, 주인공 소문(조병규 분)과 대척점에 있는 인물이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뉴스엔 송오정 기자]

악역에게 주어진 다분히 인간적인 서사가 시청자를 당혹스럽게 만들었다.

1월 16일 방송된 tvN 토일드라마 '경이로운 소문' 13화에서는 지청신(이홍내 분)의 과거가 공개됐다. 자신이 어린 시절 자랐던 보육원을 다시 찾은 지청신은 보육원 아이들의 노동력을 갈취하고 신체 폭력을 일삼았던 원장에게 복수했다.

이는 원작에도 없는 드라마 오리지널 에피소드로, 지청신이 왜 어두운 길을 걷게 됐는 지를 알 수 있는 지청신의 성장 배경이 됐다. 그러나 배경 설명을 넘어, '악역' 지청신에게 '인간성'이라는 납득하기 힘든 설정은 시청자를 어리둥절하게 만들었다.

지청신은 주말드라마 '경이로운 소문'을 이끄는 주요 캐릭터이자, 주인공 소문(조병규 분)과 대척점에 있는 인물이다. 타인의 아픔을 공감하고 슬퍼할 줄 알고 타인을 지키고자 하는 마음에서 강인해지는 소문과 달리 지청신은 철저히 이와 반대되는 캐릭터로 그려져야 한다.

지청신이 왜 악귀의 숙주가 됐는지, 개연성을 설명하고자 했다면 지청신과 보육원 원장의 대화에서 추측이 가능했다. 또한 대화 중 자신의 어린 시절을 회상하는 친절한 설명으로 지청신의 환경적 배경은 충분히 설명이 됐다.

그러나 지청신이 보육원 아이들을 돌보고, 위험에 빠진 아이를 구출하고, 아이를 위협하는 내면의 악귀와 갈등하는 장면은 지청신이라는 악역 캐릭터의 붕괴를 의미했다. 여태껏 많은 사람을 죽이고 완전체가 되기 직전인 악귀였음에도, 악역이라기엔 측은지심 가득했던 모습은 이질적이기만 했다.

또한 악역에게 연민을 불러일으키는 서사와 인간적인 면모는 악행을 합리화하고 희석하기에 지양해야 한다. 특히 시청자가 '경이로운 소문'에 기대하는 "악은 패배하고 정의는 승리한다"라는 쾌감과 희열을 반감시킨다.

작품에서 인간의 입체적 면모를 그리고자 했다기엔, 선과 악을 동시에 지닌 캐릭터가 지청신에 국한됐기에 이 또한 설득력을 잃는다. 또 치열한 접전 끝에 지청신을 융으로 소환하기 일보 직전, 보육원 아이의 방해로 이를 실패한다. 단 한 장면을 위해 보육원 아이와 어설프게 교감하는 서사가 꼭 필요했는지 의문이 든다.

결국 에피소드로 악귀가 본래 숙주의 몸을 떠나 신명휘(최광일 분) 시장의 몸으로 이동하는 결과를 낳았고, 이는 카운터와 악귀의 전쟁을 연장시켰다. 끝날 듯 끝나지 않는 지청신과 싸움을 지지부진하게 연결하는 패턴은 시청자의 피로도를 초래할 뿐이다. 불필요한 지청신의 연민 서사, 인간성은 스토리를 진행하는데 필수요건이 아니었기에 당혹스러울 수 밖에 없다. 특히 주요 캐릭터의 설정 붕괴는 스토리의 근간까지도 흔들 수 있기에 더욱 조심스럽다.

물론, 막바지를 앞두고 작가 교체라는 타격을 입으면서, 급하게 만들어진 에피소드가 아닐지 조심스럽게 추측해볼 수 있다. 그도 그럴 게 새롭게 작가가 집필한 14화를 통해, 애청자를 울상짓게 한 '지팡이 결계' 등 설정을 수습하는 모양새가 됐기 때문이다.

이미 지청신이라는 매력적인 캐릭터가 허무한 죽음으로 이야기를 마무리하면서, 시청자의 실망감은 커질 대로 커진 상태다. 과연 다음주 마지막회에서는 숙주를 옮긴 악귀와 어떻게 이야기가 마무리 될 지, 시청자의 걱정과 우려 그리고 기대가 뒤섞인 시선은 계속되고 있다. (사진= tvN '경이로운 소문' 캡처)

뉴스엔 송오정 songojung@

기사제보 및 보도자료 newsen@newsen.com copyrightⓒ 뉴스엔.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

Copyright © 뉴스엔.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