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바이두 완성차 진출..車산업 파괴적 변화 일으킬 것"

[디지털타임스 장우진 기자] 미국 애플, 중국 바이두 등으로 대표되는 빅테크 기업들이 완성차 시장에 진출하면서 자동차 사업 생태계에 파괴적인 변화가 나올 것이란 분석이 나왔다.

18일 한국자동차연구원은 '빅테크발 자동차 생태계 변화 가시화' 보고서에서 "미국, 일본, 중국 대표 빅테크 기업들이 완성차 시장 진입을 공언하거나 암시하는 행보를 보이면서 자동차 산업에 또 다른 파괴적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고 밝혔다.

자율주행 기능을 연구해 온 애플은 최근 완성차 형태의 전기차 출시 계획을 알리고 완성차 기업에 협력을 타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소니는 전기차 '비전 S' 프로토 타입 영상을 'CES 2021'에서 공개했으며, 바이두는 최근 지리자동차와 합작 법인인 '바이두 자동차'를 설립하고 자율주행 전기차 생산을 공언했다.

보고서는 "전동화, 자율주행으로 대표되는 산업 전환 초기에 테슬라 등 신생 기업들이 출현했다"며 "성장성에 대한 불확실성이 줄어든 시점에 빅테크 기업들이 시장 진입을 결심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분석했다.

이어 "빅테크들은 신생 기업들과 차별화된 자본 조달력, 브랜드 인지도, 개발·생산 역량을 토대로 단기간에 시장에 진입할 것"이라며 "기존 자동차 산업 구조에 파괴적인 변화를 일으킬 잠재력이 있다"고 내다봤다.

보고서는 빅테크와 완성차업계가 협력과 경쟁을 반복하면서 자동차 산업이 하드웨어·소프트웨어 플랫폼에 생산·통합 기능으로 3분할 될 것으로 전망했다.

기존 완성차업체와 부품업체들은 파워트레인과 섀시, 차체 등을 설계·제공하고, 빅테크들은 자율주행 기능과 응용 서비스 구현을 위한 소프트웨어 제공에 우위를 점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 이러한 하드웨어·소프트웨어 플랫폼을 통합해 완성차를 생산하는 기능은 기존 완성차 업체나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기업이 담당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며서 보고서는 빅테크 기업들이 자율주행차 개발·출시를 위해 완성차업계와 협력하겠지만 소프트웨어 플랫폼 지배력을 높인 이후에는 이들에 대한 통제를 강화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호중 연구전략본부 책임연구원은 "자동차 산업 정책은 하드웨어·소프트웨어 플랫폼, 완성차 생산·통합이라는 분류 위에서 국내 산업 생태계의 경쟁 우위 확보에 목표를 둬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법규·통계·지표 등에서 자동차 산업의 범위를 재정의해 정책 초점을 새롭게 해야 한다"며 "소프트웨어 등 산업의 저변을 넓히기 위해 이종기업간·국내외 기업간 협력모델 발굴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장우진기자 jwj17@d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