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5개년 계획 첫해인데..경제건설예산 0.6%↑ '제자리걸음'
(서울=연합뉴스) 권영전 기자 = 북한은 올해 노동당 제8차 대회를 통해 새 국가경제발전 5개년 계획을 발표하는 등 경제 활성화를 내세웠지만, 첫해인 올해 경제건설 예산은 제자리걸음을 했다.
계속되는 대북제재와 신종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등으로 돌파구 마련이 쉽지 않음을 보여주고 있는 셈이다.
18일 조선중앙통신에 따르면 전날 평양 만수대의사당에서 열린 최고인민회의 제14기 제4차 회의에서 고정범 재정상은 올해 경제건설 관련 지출이 지난해보다 0.6% 늘어난 데 그친 예산안을 보고했다.
북한이 최근 3년간 경제건설 부문 예산을 매년 4.9∼6.2%씩 늘려온 것과 비교하면 큰 폭으로 줄어든 수치다.
"경제건설에 대한 투자를 늘려 올해의 자력갱생 대진군을 자금적으로 담보할 수 있게 했다"라는 북한의 설명을 무색하게 하는 대목이다.
경제건설 예산이 총액에서 차지하는 비율도 지난해의 47.8%보다 줄어들었을 것으로 예상된다. 북한은 매년 이 부문 예산의 총액대비 비율을 공개했으나 올해는 밝히지 않았다.
금속·화학공업과 농업, 경공업 등 인민경제 관련 투자도 불과 0.9% 증가해 최근 3년(5.5∼6.2%)보다 대폭 감소했다.
새 국가경제발전 5개년 계획의 첫해인데도 올해 북한이 경제 관련 예산을 낮춰 잡은 것은 대북제재와 코로나19, 수해 등 '삼중고'로 북한 경제가 답보 상태이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북한은 지난해 코로나19 방역을 이유로 국경을 걸어 잠그고 그간 높은 의존도를 보여왔던 중국과의 무역도 사실상 단절 수준으로 축소했다.
북한은 새 5개년 계획에서도 기존과 마찬가지로 '자력갱생'과 '자급자족' 기조를 앞세웠지만, 이 기조에 따라 내수에 집중한다고 하더라도 중국에서 원자재 등을 들여오지 않으면 경제가 원활히 돌아가기 어렵다.
실제로 북한은 이날 보고한 예산안에서 매년 3∼4%대 증가세를 보인 국가예산 수입 증가율을 0%대인 0.9%로 잡았고, 5∼6%였던 국가예산 지출 총액도 고작 1.1% 늘렸다.
이런 가운데서도 북한은 교육과 보건 분야에만은 상대적으로 높은 투자를 이어갔다.
교육과 보건 부문 예산은 각각 작년 대비 3.5%, 2.5% 높여 잡았는데, 이는 최근 3년 평균보다는 다소 줄어든 수치지만 올해 지출 총액 증가율(1.1%)과 비교하면 상당히 높은 수준이다.
교육은 북한이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주요 치적으로 선전하는 분야라는 점이, 보건은 코로나19 상황에서 방역에 집중해야 한다는 점이 각각 고려된 것으로 보인다.
반면, 과학기술 부문 투자 증가율은 지난해 9.5%에서 올해 1.6%로 대폭 쪼그라들었다.
국방비 예산은 총액의 15.9%로 지난해와 같은 수준을 이어갔다.
그 밖에 사회문화사업비 중 문학예술 부문 예산은 작년보다 2.7% 늘었고, 체육 부문은 1.6% 확대됐다.
한편, 국가예산 수입 증가율이 0%대로 낮아진 것도 경제 침체를 잘 보여준다.
거래수입금(남쪽의 부가가치세)과 국가기업이익금(남쪽의 법인세)이 각각 0.8%와 1.1% 늘어나는 데 그쳤기 때문이다.
이들은 북한의 올해 수입 총액의 83.4%를 차지하는 주 수입원이지만, 둘 다 경제가 원활히 굴러가야만 늘어난다는 공통점이 있다.
한편, 이날 회의에서는 지난해 예산에 대한 결산과 평가도 이뤄졌다.
보고는 지난해 국가예산 수입이 예산안 대비 100.1%로, 지출도 99.9%로 집행됐다고 밝혔다.
이는 같은 보고에서 "일부 단위들이 경제발전에 필요한 국가의 자금력 확보에 혼란을 조성했다", "일부 경제지도 일꾼들은 세계적인 보건 위기에 적극적으로 대응하지 못하고 국가예산 집행에 적지 않은 지장을 줬다"는 비판적인 평가와 배치되는 것이다.
앞서 김 위원장이 당대회 사업총화(결산) 보고에서 기존 국가경제발전 5개년 전략이 내세운 목표가 "거의 모든 부문에서 엄청나게 미달했다"고 밝힌 것과도 대조적이다.
comm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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