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 출신 한국인 창업자.."테슬라 파이터될 것"
[이코노미조선]
<Interview> 자율주행 솔루션 ‘팬텀AI’ CEO 조형기
오늘날 전 세계에서 가장 가치 있는 자동차 회사로 성장한 테슬라. 하지만 테슬라를 ‘과거’로 남겨두고 새로운 도전에 나선 기업인들이 있다. 테슬라를 떠나 창업한 이들 말이다. 미국 정보기술(IT) 매체 크런치베이스의 데이터에 따르면 테슬라 출신이 창업한 스타트업은 현재 60여 개다. ‘이코노미조선’은 테슬라 출신 창업자들을 ‘테슬라 마피아’라고 명명하고 집중 조명했다. 이들은 테슬라의 혁신 유전자로 무장해 경쟁과 협력이 교차하는 창업 생태계를 만들고 있었다. ‘페이팔 마피아’ 일원이었던 테슬라 창업자 일론 머스크는 테슬라 마피아의 활약을 보면서 무슨 생각을 할까. [편집자 주]
테슬라 ‘오토파일럿’ 개발 경험
퇴사 직후 테슬라 경쟁사 창업
"레벨3 기술 세계 최고 지부"
"테슬라를 퇴사한 직후 팬텀AI(Phantom AI)를 창업하면서 하루아침에 테슬라 직원에서 테슬라 경쟁자가 됐다. 레벨3 자율주행 시장에서 테슬라가 선두를 달리고 있다는 평가가 있는데, 팬텀AI는 ‘테슬라 파이터’를 표방한다. 우리 기술력을 과시할 수 있는 시장이라고 생각한다. 우리 기술력이 세계 최고 수준이라고 자부한다."
조형기 팬텀AI 공동 대표는 1월 6일 오전 ‘이코노미조선’과 전화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팬텀AI는 미국 실리콘밸리에 본사를 둔 자율주행 솔루션 스타트업이다. 조 대표와 함께 현대차 출신 이찬규 대표가 공동 창업했다. 이 대표는 현대차의 고속도로 주행 보조 시스템 ‘HDA’ 개발에 참여했다. 한국의 자율주행 전문가들이 실리콘밸리에서 의기투합한 것이다.
팬텀AI는 운전자가 거의 개입하지 않아도 도로 주변의 차량 흐름이나 신호를 감지하는 레벨4 수준의 자율주행 기술력을 갖추고 있다. 완전 무인차 단계를 의미하는 레벨5 바로 아래다. 이 때문에 팬텀AI에 포드, 샐러레스 인베스트먼트 등 글로벌 투자자들의 러브콜이 이어졌다. 지난해 초 2200만달러(약 239억원) 규모의 시리즈 A 투자 유치에 성공, 누적 투자 유치액이 2700만달러(약 292억원)로 늘었다.
조 대표는 테슬라의 자율주행 시스템 ‘오토파일럿’ 개발팀의 초기 멤버다. 테슬라 입사 전 미국 카네기멜론대에서도 자율주행을 연구했다. 그는 "박사 과정 때부터 창업할 생각을 했지만, 당시 모빌아이의 시장 영향력이 워낙 큰 탓에 실행할 엄두를 못 냈다"며 "처음에는 모빌아이의 컴퓨터 비전(컴퓨터를 이용해 인간의 시각적 인식 능력 일반을 재현하는 기술로 자율주행의 원천 기술로 꼽힘) 알고리즘을 썼던 테슬라가 자체 알고리즘을 개발하고 양산하는 과정에 참여하면서 ‘나도 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강해졌고, 실제로 창업할 자신감을 얻게 됐다"고 했다.
조 대표의 자신감은 팬텀AI의 포지셔닝에서도 드러난다. 팬텀AI는 레벨1~2 자율주행 시장에서 ‘모빌아이의 강력한 대체재’, 레벨3 자율주행 시장에서는 ‘테슬라 파이터’를 표방한다. 모빌아이가 이미 장악한 레벨2 이하 시장에서는 모빌아이 제품보다 가격이 싸고 성능은 뛰어난 제품을 내놓고, 레벨3 자율주행 시장에서는 테슬라와 대적할 만한 기술 경쟁력을 확보하겠다는 것이다.
팬텀AI는 올해 레벨2 자율주행 솔루션 상용화에 들어간다는 계획이다. 조 대표는 ‘어떻게 모빌아이보다 값이 싸고 성능은 뛰어난 솔루션이 가능하냐’는 질문에 "팬텀AI는 기술 개발 초기 단계부터 딥러닝(심층 학습) 기술을 적용했고 이후 줄곧 저가 칩에 딥러닝 알고리즘을 구현하는 데 집중해 기술을 개발했기 때문에 가능한 결과물"이라고 설명했다.
레벨3 자율주행 솔루션의 경우 상용화한 업체가 아직 없다. 메르세데스-벤츠는 레벨3 자율주행차의 상용화 시점을 2020년에서 2021년으로, 다시 2023년으로 두 차례 연기했다. 현대차의 경우 레벨3 자율주행차 양산 시점을 2022년으로 잡았다. 레벨3 자율주행 솔루션 상용화는 글로벌 주요 완성차 업체에도 쉽지 않은 도전이다.
팬텀AI는 앞으로 1년 정도의 개발 과정을 거쳐 레벨3 자율주행 솔루션 상용화 단계에 도달한다는 계획이다. 조 대표는 "레벨3 자율주행 분야의 경우 이를 적용한 양산차가 없기 때문에 누가 더 잘한다고 말하기 어렵다"면서도 "팬텀AI 기술은 세계 최고 수준이라고 자부하며 향후 시장에서도 경쟁력을 발휘할 것"이라고 말했다.
팬텀AI는 지난해 3월 한국 지사를 설립하면서 ‘한국 토종 실리콘밸리 스타트업의 귀환’으로 주목받았다. 한국에서는 레벨4 자율주행 솔루션을 고도화하는 데 집중한다는 방침이다. 한국 지역 파트너사로 자율주행을 위한 3차원 정밀지도 기술을 보유한 모빌테크(Mobiletech)를 선정해 맵핑(mapping) 분야에서 협력하기로 했다. 한국 지사 설립을 계기로 더 먼 미래를 준비하고 있는 것이다.
팬텀AI는 지난해 세종 자율주행 실증사업에 참여하면서 레벨4 수준의 자율주행 셔틀 시험 운행을 했다. 현행법상 국내에서는 무인차에 가까운 레벨4 수준의 자율주행차는 일반도로를 운행할 수 없지만, 세종 특구에서는 이 같은 규제를 받지 않는다. 조 대표는 "세종 자율주행 실증사업에 이어 한국에서 더 큰 규모의 레벨4 프로젝트를 추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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