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론 머스크의 여동생, 로맨스 영화계의 숨은 능력자였네
영화학 전공 후 할리우드 진출했지만 당시엔 빛 못봐
동료와 로맨스 콘텐츠 전용 플랫폼 '패션플릭스' 설립
사용자가 원하는 '로맨스 무드'로 콘텐츠 제공해 인기
오빠들과 함께 남아프리카공화국 요하네스버그에서 자란 토스카 머스크는 어려서부터 로맨스 소설에 빠져 살았다. 이는 어머니 메이 머스크로부터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 2019년 해외 출간된 메이 머스크의 자서전 '계획을 세우는 여자(A Woman Makes a Plan: Advice for a Lifetime of Adventure, Beauty, and Success)'에 따르면, 남편의 폭력에 시달렸던 그는 도피처로 남자 캐릭터들이 다정다감하고 친절하게 비치는 로맨스 소설에 빠져들기 시작했다. 이런 어머니 취향에 따라 토스카 머스크는 자라면서 다양한 로맨스 영화를 접했다. 그리고 17세에 방과 후 아르바이트를 하며 모았던 돈으로 비디오카메라를 사며 영화에 대한 꿈을 키워나갔다.
1997년 캐나다 브리티시컬럼비아대에서 영화학 전공으로 졸업한 그녀는 '얼라이언스(Alliance)'라는 캐나다 엔터테인먼트 회사에서 몇 년 동안 근무한 후 할리우드로 자리를 옮겼다. 영화 개발·제작 담당자 등으로 커리어를 쌓았지만 그녀의 마음속에는 감독이 되고 싶은 꿈이 깊게 남았다. 그리고 토스카 머스크는 결국 26세에 첫 장편 영화 '퍼즐드(Puzzled)'의 감독 겸 각본가로 변신했다. 해당 영화는 극장에서 개봉되진 않았지만, 오빠 일론 머스크가 총괄 프로듀서로 참여한 의미 있는 작품이다.
'퍼즐드' 이후 토스카 머스크는 다수의 영화 제작에 참여했지만, 이 중에 로맨스 영화가 차지하는 비중은 작았다. 할리우드 영화계가 남성 중심 문화이다 보니 영화 제작사 임원들은 주로 남성 관람객에게 어필할 수 있는 내용에 중점을 뒀다. 이런 현실에 지쳐 있던 토스카 머스크에게 2015년 한 통의 전화가 왔다. 바로 조니 케인(Joany Kane)이라는 TV 영화 각본가였다. 머스크가 디렉팅했던 몇 안되는 로맨스 영화 '어 카인드 오브 매직(A Kind of Magic)'이 방영된 그다음 날이었다. 케인 각본가는 머스크의 디렉팅 방식이 너무 마음에 든다며, 자신이 쓴 작품을 함께 만들 수 있는지 요청했다. 이렇게 인연이 된 두 사람은 케인의 시나리오를 바탕으로 TV 영화로 만들려고 했지만, 해당 작품의 판권을 사려는 방송사가 없었다. 고민에 빠진 두 사람은 또 다른 영화 프로듀서 지나 파네비앙코(Jina Panebianco)와 이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고, 이때 케인은 자신이 갖고 있던 로맨스 콘텐츠 전용 플랫폼 사업 아이디어를 공유했다. 몇 년 전부터 케인은 로맨스 콘텐츠 전용 플랫폼 '패션플릭스(Passionflix)'에 대한 아이디어를 갖고 이를 위한 URL(Passionflix.com)을 사놨지만, 정작 URL 구매 이후 실천한 것이 없었다. 해당 아이디어에 대해 이야기를 나눈 세 사람은 패션플릭스 플랫폼을 2017년 공동 설립했다.
패션플릭스는 한마디로 '로맨스 팬들을 위한 스트리밍 플랫폼'이다. 패션플릭스에서 베스트셀러 로맨스 소설 기반의 영화를 직접 제작하기도 하고, 기존 로맨스 영화들을 선보이기도 한다. 뉴욕타임스의 베스트셀러 작가 알레산드라 토레(Alessandra Torre)의 '할리우드 더트(Hollywood Dirt)', 레이철 반 다이큰(Rachel van Dyken)의 '더 매치메이커스 플레이북(The Matchmaker's Playbook)' 등이 패션플릭스의 오리지널 콘텐츠로 영화화됐다. 사용자들은 매달 5.99달러의 구독료로 콘텐츠를 즐길 수 있다.
설립된 지 4년가량 된 패션플릭스의 모델에서 눈여겨볼 점은 '취향 저격'에 있다. 사용자들이 원하는 '로맨스 무드(barometer of naughtiness)'에 따라 콘텐츠를 선택해 볼 수 있는 것이다(그에 따라 콘텐츠 등급도 달라진다). 사용자 수가 공개되지는 않았지만, 한 가지는 확실하게 말할 수 있을 것 같다. '패션플릭스'야말로 전형적인 니치(틈새) 시장을 잘 잡은 플랫폼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윤선영 기업경영팀 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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