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조선, 새해 벽두부터 수주 랠리.. '4년 연속 1위' 간다

이한듬 기자 2021. 1. 18. 05: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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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S리포트-K조선, 독자 기술로 압도적 세계 1위 달린다①] 韓, 지난해 中 누르고 수주 왕좌.. 올해 전망도 밝아

[편집자주]글로벌시장에서 ‘K-조선’의 위상이 커진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인한 유례없는 경기침체 속에서도 최고의 실력으로 중무장한 한국 조선사가 잇따라 대규모 수주 랠리를 이어가며 부활의 뱃고동을 울리고 있다. 한때 한국과 경쟁하던 중국과 일본은 더 이상 적수가 아니다. 잇단 건조 지연·좌초 사고 등으로 기술력과 품질 논란을 자초하며 국제무대에서의 경쟁력을 스스로 잃어가고 있다. 지난해 3년 연속 세계 수주 1위에 이어 신축년 또다시 왕좌 수성에 나선 한국 조선의 발걸음에 힘이 실리는 이유다.

경남 거제시 대우조선해양 옥포조선소에서 건조중인 선박. / 사진=뉴시스 이영환 기자
신축년 새해 한국 조선업계에 힘찬 뱃고동이 울려 퍼진다. 주요 조선사가 연초부터 대규모 건조계약을 따내며 올 수주에 청신호를 밝히고 있어서다. 특히 올해엔 카타르 등에서 대형 프로젝트 신규 발주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조선 기술에 강점을 지닌 한국이 수혜를 입을 것이란 기대가 커진다.


막판 뒷심으로 수주 1위 쾌거



지난해 글로벌 조선시장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여파로 인해 심각한 수주가뭄을 겪었다. 영국의 조선해운시황 분석업체 ‘클락슨리서치’에 따르면 2020년 연간 글로벌 누계 발주량은 1924만CGT(표준화물선환산톤수)로 2019년(2910만CGT)보다 34%나 줄었다.

코로나19 확산으로 각국의 국경이 봉쇄돼 물동량과 인적교류가 줄어들며 국제유가가 급락해 산유국 경기 나빠졌고 이로 인해 글로벌 선사의 선박 신규 발주와 발주 예정 프로젝트가 지연된 탓이다. 전반적으로 일감이 감소하며 한국 조선사도 연간 수주목표를 달성하는 데 실패했다.

한국조선해양은 지난해 100억달러를 수주해 연간 목표액(110억달러)의 91%에 머물렀다. 84억달러를 목표로 했던 삼성중공업은 55억달러로 65%에 그쳤고 대우조선해양의 수주 규모는 53억7000만달러로 목표치(71억1000만달러)의 74.5%만을 채웠다.

하지만 국가별 수주실적을 보면 한국 조선사의 활약이 눈에 띈다. 산업통상자원부가 이달 초 발표한 2020년 국가별 선박 수주실적에 따르면 한국은 2020년 한해 전세계 발주물량 가운데 42.5%인 819만CGT를 수주하며 3년 연속 세계 1위를 기록했다. 중국이 793만CGT(41.2%)로 2위에 올랐고 3위 일본의 수주물량은 137만CGT에 머물렀다.

지난해 한국 조선사의 수주는 한마디로 ‘막판 역전극’이었다. 상반기까지만 해도 수주량이 135만CGT로 중국(408만CGT)에 크게 뒤처져 있었지만 하반기 들어 글로벌 선사의 지연됐던 발주물량이 풀리기 시작하면서 뒷심을 발휘했다. 한국은 지난해 하반기에만 무려 684만CGT을 수주하며 중국(385CGT)을 크게 앞질렀고 연간 수주 1위를 지키는 데 성공했다.

특히 한 척당 가격이 높은 고부가가치 선박에서 저력을 발휘했다. 선박 수를 기준으로 지난해 353척을 수주한 중국의 수주액(145억달러)보다 187척을 수주한 한국의 수주액(183억달러)이 더 높다는 점이 이를 방증한다. 실제 한국 조선사는 지난해 12월 발주된 대형 LNG운반선 21척 모두 싹쓸이했고 연간 기준으로도 49척 중 36척을 수주했다.

클락슨에 따르면 현재 LNG선은 한 척당 가격이 신조선가(새로 제작하는 선박 가격) 기준 1억8600만달러(2200억원)으로 중국의 주력선종인 일반 유조선(4850만달러)보다 4배 가까이 비싸다.

/그래픽=김은옥 기자


카타르 등 대형 프로젝트 수주 기대



올 들어서도 연초부터 수주 랠리가 이어지고 있다. 한국조선해양은 1월에만 ▲초대형 컨테이너선 6척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 1척 ▲LPG선 1척 ▲석유화학제품 운반선(PC) 1척 ▲초대형 유조선(VLCC) 2척 등 모두 11척을 수주했다. 금액으론 약 1조3000억원에 달한다. 삼성중공업 역시 최근 글로벌 해운사인 ‘팬오션’으로부터 1993억원 규모의 17만4000㎥급 LNG 운반선 1척을 수주했다.

전망은 더 좋다. 코로나19로 인한 글로벌 경제위기가 최악의 상황을 지났고 백신 보급이 빨라지면서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어서다. 클락슨은 올해 글로벌 발주가 지난해보다 23.7% 증가한 2380만CGT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주요 프로젝트 수주도 예상된다. 카타르 국영 석유회사인 ‘카타르 페트롤리엄’(QP)은 지난해 6월 한국 조선 3사와 2027년까지 LNG선 건조슬롯 확보 계약을 맺었다. 슬롯 확보 계약이란 정식 선박 발주 계약을 체결하기 전에 건조 공간을 예약하는 예비단계를 말한다. 계약 규모는 총 23조6000억원으로 100여척에 달한다. 이에 따라 올해 최소 20~30척의 카타르발 LNG선 발주가 나올 것으로 업계는 예상하고 있다.

한국조선해양이 지난해 체결한 4억5000달러 규모의 미얀마 쉐(Shwe) 해양플랜트 건조의향서(LOI) 물량도 올해 수주로 이어질 전망이다. 대우조선해양도 독일 ‘하팍로이드’와 체결한 컨테이너선 6척과 LNG 이중 연료 추진 VLCC 10척 등의 LOI 물량이 있다.

국내 조선사는 올해도 수주에 박차를 가한다는 각오다. 한국조선해양 관계자는 “연초부터 다양한 선종에 걸쳐 수주가 이어지고 있어 침체됐던 글로벌 발주시장의 회복이 기대된다”며 “앞선 기술력과 건조 노하우를 바탕으로 수주에 박차를 가할 것”이라고 밝혔다.

삼성중공업 관계자도 “친환경·고효율스마트십 기술 우위를 바탕으로 올해 수주 확대에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전했고 대우조선해양 관계자 역시 “조만간 올해 수주 목표를 확정하고 이를 달성하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양종서 한국수출입은행 해외경제연구소 선임연구원은 “세계 신조선 수주가 환경규제, 특히 온실가스배출 규제에 대응하기 위한 수요라는 점에서 효율성과 성능에 대한 중요성이 높아질 전망”이라며 “기술적 신뢰도를 필요로 하는 LNG연료 추진선 비중이 확대됨에 따라 한국 조선업의 수주 점유율도 점차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예측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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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한듬 기자 mumford@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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