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기차' 질주 아무도 못 막아.. 테슬라 EV왕좌 누가 뺏을까

이영준 입력 2021. 1. 18. 05: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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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대 키워드로 읽는 車시장 현주소·전기차 지각변동

[서울신문]2020년 자동차 내수 시장은 코로나19 속에서 때아닌 호황을 누렸다. 비대면 분위기 확산으로 대중교통 이용률이 줄면서 전년 대비 5.9% 성장했다. 국산차는 4.8%, 수입차는 12.3%씩 판매량이 늘었다. 그렇다면 지난해 고객에게 가장 많이 선택받은 모델은 무엇일까. 유명 자동차 브랜드들이 국내 신차 시장에서 차지한 ‘파이’는 얼마나 될까. 국산차 시장과 수입차 시장의 덩치는 얼마나 차이가 날까. 지난해 자동차 판매량 통계를 분석해 국내 자동차 내수 시장의 현주소를 짚어 본다.

현대차 ‘그랜저’

1. 17일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현재 국내 자동차 시장은 현대차·기아가 장악하고 있다고 봐도 무방하다. 현대차는 지난해 국내에서 78만 7854대를 팔아치워 시장 점유율 41.9%를 기록했다. 기아는 55만 2400대, 점유율 29.4%로 뒤를 이었다. 두 회사의 판매량을 합하면 점유율은 71.3%에 달한다. 거리를 다니는 신차 10대 가운데 7대는 ‘현기차’라는 얘기다. 국산차 시장만 따지면 점유율은 83.4%로 치솟는다. 다른 모든 브랜드의 판매량을 더해 봤자 계란으로 바위 치기다. 경쟁 자체가 무의미한 셈이다. 현대차·기아가 “우리는 글로벌 기업이고 경쟁 무대는 전 세계, 경쟁 상대는 도요타, 제너럴모터스(GM) 등 글로벌 기업”이라고 강조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테슬라 ‘모델 Y’

지난해 국산차와 수입차의 시장 점유율은 각각 85.4%, 14.6%로 서로 6배 정도 차이가 났다. 수입 전기차의 공습이 예고된 가운데 쌍용차·한국지엠·르노삼성차 3사의 판매 실적이 하락세를 나타낸다면 수입차 점유율은 머잖아 20%까지 상승할 것으로 보인다.

메르세데스벤츠 ‘E 클래스’

수입차 시장에서는 메르세데스벤츠가 ‘배출가스 조작’이라는 악재 속에서도 5년 연속 1위를 차지했다. 판매량은 전년 대비 1.6% 줄어든 7만 6879대를 기록해 기대를 모았던 8만대 돌파에는 실패했다. BMW는 전년 대비 32.1%, 아우디는 113.9%, 폭스바겐은 107.0%, 볼보는 21.1%씩 성장하며 영토를 확장했다.

2. 국내에서 가장 많이 팔리는 차는 단연 현대차 그랜저다. 지난해 14만 5463대가 팔리며 4년 연속 독주했다. 4분에 1대꼴로 팔린 셈이다. 그랜저 한 대의 판매량은 르노삼성차, 쌍용차, 한국지엠 각 사의 1년치 판매량의 2배에 가깝다. 벤츠와 BMW의 연 판매량을 더해도 그랜저 실적에는 1만대가 부족하다.

제네시스 ‘G80’

국내에선 국산 모델이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 측면에서 경쟁력이 월등하다. 수입차 최강자 벤츠 E 클래스도 통합 판매 순위에서는 18위(3만 3642대)에 불과했다. 특히 지난해에는 수입차 전유물이었던 고급차 시장에서도 국산차가 두각을 나타냈다. 제네시스 G80과 GV80은 지난해 각각 5만 6150대, 3만 4217대가 팔리며 처음으로 벤츠 E 클래스를 제치고 고급차 시장 1, 2위를 휩쓸었다.

국산차 판매 상위 20위에 이름을 올린 비(非)현대차·기아 모델은 르노삼성차 QM6(11위), XM3(17위), 쌍용차 렉스턴 스포츠(18위), 한국지엠 쉐보레 스파크(20위) 등 4대뿐이었다.

3. 한국자동차산업협회와 한국수입자동차협회가 집계한 지난해 친환경차 판매량은 총 21만 3264대로 2019년 13만 8957대에서 53.5% 급증했다. 친환경차 판매량이 20만대를 돌파한 건 처음이다. 친환경차는 순수전기차(EV), 수소전기차(FCEV), 하이브리드 전기차(EV),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전기차(PHEV) 등 전기모터가 장착된 차량을 포괄한다. 협회에 가입돼 있지 않은 테슬라의 판매량 1만 1826대를 더하면 지난해 판매된 친환경차는 총 22만 5090대에 달한다.

현대차 아이오닉 5 콘셉트카 ‘45’

그러나 ‘전기차 시대’를 언급할 때 전기차는 통상 가솔린 엔진이 장착되지 않은 순수전기차와 수소전기차로 범위가 좁혀진다. 현재 국내 전기차 시장은 테슬라가 이끌고 있다. 최저 실구매가 4000만~5000만원대의 보급형 전기차 ‘모델 3’는 지난해 1만 1003대가 팔리며 왕좌에 올랐다. 현대차 ‘코나 일렉트릭’(8066대)과 ‘넥쏘’(5786대)가 선전했지만 모델 3를 따라잡는 건 역부족이었다. 하지만 올해는 상황이 다르다. 현대차가 올해 기존 내연기관차를 변형한 전기차가 아니라 전용 플랫폼(E-GMP) 기반의 ‘진짜 전기차’를 출시하기 때문이다. 현대차가 다음달 공개하는 ‘아이오닉 5’가 테슬라가 지배하는 전기차 시장에 지각변동을 일으킬 수 있을지 주목된다. 테슬라 역시 올해 보급형 스포츠유틸리티차(SUV) ‘모델 Y’를 국내에 출시하며 1위 지키기에 나선다. 아울러 친환경차 판매 확대로 가솔린·디젤차의 판매량이 얼마나 감소할지도 올해 자동차 시장의 주요 관전 포인트다.

이영준 기자 the@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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