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품으로 세금 내는 '물납제' 덕에 프랑스 파리 피카소 미술관 탄생했다
"해외 유출 막고 감상기회 넓혀"
"가격 정할 객관적 기준 있나"

‘문화재·미술품 물납제’는 상속세 및 재산세를 미술품으로 대신 낼 수 있도록 보장하는 것이다. 기부자는 소장품을 기부해 세제 혜택을 얻고, 국가는 귀한 작품을 확보해 문화적 향유 기회를 확장할 수 있다.
프랑스는 1968년 이 같은 물납 제도를 도입했다. 긍정적 결과로 자주 거론되는 예가 ‘피카소 미술관’이다. 1973년 화가 파블로 피카소 사후, 막대한 상속세를 내야 할 처지에 맞닥뜨린 유족이 프랑스 정부에 상속세대신 작품 200여점을 대납할 수 있도록 요청했고, 그 결과 피카소미술관이 탄생해 피카소의 작품을 가장 많이 소장한 미술관이 됐다는 것이다. 귀스타브 쿠르베 ‘세상의 기원’ 등 매년 약 200억원어치의 미술품이 국가 컬렉션에 포함될 수 있었다. 영국도 납세자가 미술품·문화재를 상속세 대신 납부해 공공 소유로 이전할 수 있는 길을 100년 전부터 열어 놨다.

일본의 경우 문화재에 한해 ‘선(先)공개 후(後)물납’ 제도를 택하고 있다. 소유자가 문화청에 미술품 등록을 신청해 받아들여지면 상속세 특례를 인정받을 수 있다. 등록 미술품은 자택에 둘 수 없고 미술관에서 국민에게 공개되며, 상속이 발생하면 상속세 대신 물납할 수 있다. 지금까지 모두 9200여 점의 미술품이 등록됐다. 일본으로 반출된 한국 문화재 ‘오구라 컬렉션’은 이 제도와 무관하게 소장자 사망 17년 뒤인 1981년 도쿄국립박물관에 기증됐다.
다만 미술품의 가치를 객관적으로 측정할 지표 및 전문가 구성의 선결 과제가 남아있다. 국립현대미술관 학예실장을 지낸 정준모 큐레이터는 “학식과 덕망을 갖춘 전문가를 선발해 심의위원회를 구성하는 등의 방안을 고심해야 한다”며 “절차와 법령의 미비로 기증 문화가 호도돼서는 안 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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