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ITC 최종 판정 D-24.. LG화학-SK이노 투자 포인트는?
SK이노, 패소해도 미 공장 가동 차질 없으면 호재
져도 밑질 것 없는 LG화학.. 심지어 "저평가 구간"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전기차 관련주의 약진이 예사롭지 않다. 올 들어 K-배터리 3사의 주가 상승률은 코스피 상승률의 2~5배에 이른다. 코스피가 올해 10거래일 동안 7.4% 오르는 동안 삼성SDI는 17.4%, 장중 100만원을 돌파하면서 ‘100만 화학’의 새역사를 쓴 LG화학은 18.8% 올랐다. 특히 K-배터리의 막내 격인 SK이노베이션은 무려 38.2%나 상승했다.
하지만 이 같은 무한질주에 제동을 걸릴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다음달 10일(현지시간)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가 3차례 연기 끝에 LG가 제기한 SK의 영업비밀 침해 소송에 대한 최종 판정을 발표할 예정이기 때문이다. 판정 결과에 따라 K-배터리 주가 상승의 최전선에 선 두 회사의 주가가 요동칠 수도 있다. 25일 ITC 최종 판정을 앞두고 양사에 베팅한 동학개미들이 짚어봐야 할 요소를 살펴봤다.
①극적 합의 가능성은?
17일 업계에 따르면 양사는 아직까지 접점을 찾지 못하고 있다. 양사의 협상 과정에 대해 잘 아는 복수의 재계 관계자 말을 종합하면, 양사 실무진 간 협상은 계속되고 있지만 합의금 규모와 지급 방식(일시 지급 또는 분할 지급) 등에 대한 격차가 크다.
실제 양사는 최근 미국 특허심판원(PTAB)이 SK이노베이션이 제기한 특허 무효심판 8건에 대해 모두 각하 결정을 내린 것을 두고 서로 “사실을 왜곡하고 있다”며 지난주 또 한 차례 날선 장외 공방을 이어갔다. 양사는 ITC와 미 연방법원 영업비밀과 특허 침해로 각각 소송을 진행 중이며 국내 형사 고소까지 총 3개 부문에서 분쟁을 벌이고 있는데, 각 분쟁에서 사법당국의 판단이 나올 때마다 팽팽한 신경전을 벌여 왔다. SK의 경우엔 ITC 판정 결과에 따라 대응 수위를 결정하겠다는 입장이다.
ITC 판결이 연기될 때마다 ‘합의의 골든타임이 찾아왔다’는 시각도 제기됐지만 장외 공방만 이어가면서 오히려 양 사의 협상은 갈수록 꼬여 가는 양상이다. 그 만큼 합의 가능성도 멀어지고 있는 모양새다. 양 사의 합의가 실패한다면 어느 한 쪽의 주가 하락은 피할 수 없을 전망이다.
②분위기는 SK… ‘설마 미국 공장 접을까’
주가 상승률이 말해주고 있듯이 현재 분위기는 SK가 더 고조돼 있다. SK이노베이션이 삼성SDI와 함께 현대차그룹의 전기차 전용 플랫폼인 E-GMP 3차 배터리 공급사 최종 후보에 선정됐다는 소식이 전해진 4일 SK이노베이션 주가는 갭상승과 양대장봉이 맞물리면서 21.58%나 급등했다.
또 SK이노베이션이 미국 조지아주 배터리 제2공장 건설 자금을 조달하기 위해 1조900억원 규모의 ‘그린론’을 조달하기로 결정했다는 사실이 알려진 6일에도 장중 한 때 15.37%까지 치솟았다. ITC 소송에서 패할 경우 미국 내 배터리 공장 가동이 불투명한데도 SK가 과감하게 투자를 늘려가면서, 미국이 자국 전기차 산업 발전을 위해 SK 미국 배터리 공장의 가동까지 멈추게 하겠냐는 예상이 힘을 받은 것으로 풀이된다. 만약 ITC 판정 결과 SK의 미국 내 배터리 생산에 차질이 생기지 않는다면 더 큰 호재로 작용할 수도 있다는 해석도 나온다.
③밑질 것 없는 LG… “오히려 저평가”
하지만 LG가 유리한 고지를 점하고 있고, 만에 하나 LG가 소송에서 패하더라도 생산이나 수주에 차질을 빚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리스크가 훨씬 적다는 점은 투자 포인트가 될 수 있다. SK로부터 합의금을 받지 않더라도 LG에너지솔루션의 분사로 기업공개(IPO) 등을 통한 투자금 확보 방안은 마련된 상태다.
증권가 역시 SK보다는 LG의 손을 들어주고 있다. 강동진ㆍ박현욱 현대차증권 애널리스트는 △테슬라의 전기차 시장 점유율 확대 △GM과의 합작법인 준공이 앞당겨진 점 △배터리 매출이 중국 업체로 세계 배터리 업계 1위인 CATL을 압도하고 있는 점 △LG에너지솔루션 상장으로 인한 할인 효과는 이미 과도하게 반영된 점 등을 근거로 LG화학의 주가가 저평가 돼 있다고 분석했다. 반면 SK이노베이션의 경우 “LG와의 소송이 안정적으로 마무리 될 전망이며, 2021년 정유 시황이 크게 개선된다는 가정까지도 주가에 반영된 것으로 추정된다”라며 “ITC 소송 결과는 예단하기 힘들기 때문에 굳이 리스크를 안고 갈 필요는 없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김경준 기자 ultrakj75@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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