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가짜 스펙으로 의사 자격 딴 조국 딸, '공정'이 짓밟혔다
조국 전 법무장관의 딸 조민씨가 의사 국가시험에 합격해 의사 자격을 얻었다고 한다. 조 전 장관 지지자들이 축하 메시지를 올리면서 알려졌다. 조씨는 위조한 경력 증명으로 의전원에 합격했음이 재판에서 사실로 드러난 인물이다. 응시 자격조차 없는 조씨가 의사 면허를 따는 마지막 관문까지 통과한 것이다.
조 전 장관 아내 정경심씨의 1심 재판부는 조민씨가 입시 때 제출한 경력 증명서 4건이 위조·허위라는 검찰 기소를 모두 인정했다. 법원은 “경력 위조가 확인됐다면 의전원 입학에서 탈락했을 것”이라는 판단까지 밝혔다. 이 정도면 당사자가 수치스러워서라도 의사 국시 응시를 포기하는 것이 정상이다. 그러나 조 전 장관은 1심 판결에 대해 “즉각 항소해 다투겠다”며 불복 의사를 나타냈다.
당사자가 버티더라도 교육부와 대학 측이 진작에 이 문제를 정리했어야 맞는다. 그러나 부산대는 몇 년이 걸릴지도 모를 대법원 확정판결이 나와야 그때 가서 조치하겠다는 입장이다. 2016년 최순실씨 딸 정유라씨의 이화여대 부정 입학 사실이 드러났을 때는 최씨가 기소되기도 전에 대학 측이 입학을 취소했다. 한 사립대 교수가 딸 이름의 논문을 대학원생들에게 대필시킨 뒤 서울대 치의학 전문대학원에 합격시킨 사건에서도 서울대는 교수가 재판에 넘어가자 바로 딸의 입학을 취소했다.
조 전 장관 부부는 남에겐 “개천에서 붕어 개구리 가재로 살라”고 하면서 자기 딸은 보통 사람은 상상도 할 수 없는 수법을 동원해 의전원에 합격시켰다. 조민 씨는 의전원 졸업반 진급 시험에서 두 번이나 낙제했는데도 구제됐고 지도 교수에게 장학금 1200만원까지 받았다. 이 가족이 벌인 일은 한국의 대학 입시와 대학 학사 운영이 공정한지에 관한 근본적 의문을 제기했다. 버티는 당사자들도 문제지만, 금세 바로잡을 수 있는 일을 방치하는 대학과 교육 당국이 공정을 원하는 이 땅의 청년들을 더 절망시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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