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수, 23경기 연속 '더블더블' 신기록
한국 여자 농구 대들보로 꼽히는 청주 KB 스타즈 센터 박지수(23)가 17일 23경기 연속 더블 더블(두 부문 두 자릿수 기록)이란 신기록을 썼다. 역대 최연소 300블록슛도 함께 달성했다.
박지수는 이날 용인 삼성생명과 치른 여자 프로농구 홈경기에서 26점 18리바운드 2블록슛으로 팀의 72대67 승리를 이끌었다. 단독 선두 KB는 삼성생명을 상대로 10연승을 이어갔다.
23경기 연속 더블 더블은 WKBL(한국여자농구연맹) 역대 최다 기록이다. 종전 기록은 2005년 신한은행 외국인 선수 트라베사 겐트가 세웠다. 국내 선수 2위는 2011-2012시즌 신정자(은퇴)의 10경기다. 박지수는 올 시즌 개막 후 치른 20경기에서 모두 더블 더블을 작성했다. 이 역시 WKBL 단일 시즌 최다 연속 타이 기록이다.
또 박지수는 이날 역대 아홉 번째이자 최연소로 통산 300블록슛을 달성했다. 신한은행 김단비가 27세에 세운 종전 최연소 기록을 4년이나 앞당겼다. 박지수는 “더블 더블 기록을 의식했다. ‘한번 넘어보자’고 생각하고 있었다”며 “이번 시즌이 끝날 때까지 연속 기록을 유지하고, 다음 시즌에도 계속 이어가는 게 목표”라고 했다.
◇박지수를 막아라
2020-2021시즌 여자 프로농구는 코로나 사태 영향으로 외국인 선수 없이 치러지고 있다. 골밑을 도맡던 외국인 선수가 사라지자 모두가 예상했던 대로 키가 2m에 가까운(196㎝) 박지수의 독주가 이어졌다. 박지수의 이번 시즌 경기당 평균 득점은 23.5점으로 1위다. 여자 농구에선 유일하게 평균 득점이 20점을 웃돈다. 남자 농구에서도 현재 평균 20점을 넘긴 선수는 서울 SK 외국인 자밀 워니(20.6점)뿐이다.
득점뿐 아니라 리바운드(14.8개), 블록슛(2.7개) 등도 선두를 달린다. 어시스트, 출전 시간도 전체 10위권 안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박지수는 최근 WKBL과 WNBA(미 여자 프로농구)를 오가며 뛰었으나 이번 시즌을 앞두고는 코로나 사태로 미국에 가지 않고 국내에서 시즌을 준비했다.
이 때문에 이번 시즌 KB를 상대하는 팀의 전략은 ‘박지수를 막아라’로 요약된다. 각 팀은 외곽을 노리는 동시에 박지수를 강한 압박 수비로 봉쇄하려 드는데, 특히 골밑에서 박지수가 공을 잡으면 두세 명이 에워싼다. 박지수는 시즌 초 경기 중 상대 선수 팔에 맞아 코피를 흘리며 벤치로 물러나기도 했다.
◇4쿼터에만 12점 9리바운드
삼성생명은 17일 배혜윤(183㎝)이 박지수를 전담 마크하고 김단비 등도 가담했다. 그러자 박지수는 골밑 대신 미들슛과 자유투로 점수를 쌓았다. 경기를 중계한 김은혜 KBS N 해설위원은 “삼성생명 선수들이 박지수에 대한 부담감을 떨치지 못하고 있다”고 했다. 배혜윤과 함께 박지수를 막던 김한별이 부상으로 빠진 것도 뼈아팠다.
KB는 이날 경기 전반을 38-23, 15점 차로 앞선 채 마치며 무난하게 승리하는 듯했다. 그러나 기동력과 외곽포를 앞세운 삼성생명에 추격을 허용했다. 3쿼터엔 김단비에게 10점을 허용하며 52-51, 1점 차까지 따라잡혔고 4쿼터 시작 직후 역전당했다.
그러나 박지수의 존재감이 위기에서 빛을 발했다. 3쿼터에 주춤했던 박지수는 4쿼터에 상대 수비가 헐거워진 틈을 타 골밑을 집중 공략했다. 그는 4쿼터에만 12점 9리바운드를 올렸다. KB 강아정(11점)은 4쿼터 결정적인 3점슛 2개로 분위기를 가져왔다.
안덕수 KB 감독은 “박지수가 어린 나이에 많은 견제를 받으면서도 고군분투하고 있다”며 “더블 더블 연속 기록은 계속 진행될 것”이라고 했다. 그는 “대단한 선수라고 느낀다”면서도 “3쿼터엔 수비 실수가 있었다”고 질책도 잊지 않았다.
삼성생명은 윤예빈이 16점 7리바운드 4어시스트, 배혜윤이 15점 5리바운드 5어시스트로 분전했으나 뒷심 부족으로 KB전 연패를 끊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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