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에는 꼭! 라이브 공연 갈증 풀자

박성준 2021. 1. 18. 0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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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축년 공연 일정 살펴보니
서울시향, 21∼22일 첫 연주회
하반기 클래식 내한공연 '러시'
최고 흥행 예상 뮤지컬 '위키드'
2월 중순부터 석달간 관객 만나
공연 희망작 1위 꼽힌 '조씨고아'
2021년에는 4월부터 장기 일정 계획
연말 공연예정인 국립오페라단의 ‘라 트라비아타’
새해를 맞아 공연계가 기지개를 켜고 있다. 지난해 ‘베토벤 탄생 250주년’이라는 이벤트를 펼칠 기회를 놓친 클래식 무대, 객석 거리두기로 직격탄을 맞은 연극·뮤지컬계,대면 공연을 거의 못했던 오페라·발레단 등 모두 역병의 깊은 계곡을 힘겹게 건너온 상황이다. 아직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드리운 어둠은 짙지만 그 어느 때보다 간절한 마음으로 기획한 신년 공연 계획이 속속 공개되고 있다. 무대 정상화를 기원하며 2021년 달력에 빼곡히 채워진 주요 공연을 살펴본다.

① 다시 국내 클래식 무대를 찾는 해외 연주자들

‘입국자 2주 격리’라는 장벽에 해외 연주자 내한이 어려웠던 지난해는 우리나라 클래식 무대가 국내 아티스트를 재발견하는 시간이었다. 코로나19 기세가 여전한 올해 초반도 상황은 비슷하다. 선봉에 나선 건 중견 피아니스트 김선욱. 지난 11일 독주회를 연데 이어 12일 지휘자로 데뷔했으며 19일에는 바이올리니스트 정경화와 듀오 콘서트를 롯데콘서트홀에서 진행한다. 올해 데뷔 65주년인 피아니스트 백건우는 3월 14일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열리는 코리안심포니오케스트라 협연 무대에서 버르토크의 피아노협주곡 3번 등을 연주한다. 피아니스트 조성진은 4월 18일 독일 출신 성악가인 바리톤 마티아스 괴르네와 롯데콘서트홀 무대에 오른다. 조성진은 10월 19일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는 세묜 비치코프가 지휘하는 체코 필하모닉과 협연한다. 연말에는 소프라노 조수미가 이탈리아 실내악단 ‘이 무지치’와 12월 25~26일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바로크 시대 음악 앨범 발매를 기념하는 공연을 한다.
김선욱
악단 중에선 서울시향이 올해 교향악 11회(롯데콘서트홀)와 실내악 2회(세종체임버홀) 등 정기공연을 13회 진행한다. 상임지휘자 오스모 벤스케는 4월 정기연주회에선 모국을 대표하는 음악가 시벨리우스의 교향곡 1번을 연주할 예정이다. 
올해 창단 65주년을 맞는 KBS교향악단은 ‘낭만, 정열, 그리고 도전’을 주제로 총 12회의 정기연주회 프로그램을 구성했다. 코리안심포니오케스트라는 ‘온택트; 다채로운 즐거움’을 주제로 마티외 에르조그·제임스 터글·가이 브라운슈타인·데니스 러셀·피네건 다우니 디어·미하일 아그레스트 등 해외 유명 지휘자를 초청한다. 경기필하모닉은 올해 말러 음악 세계를 심층 조명한다. 마시모 자네티 상임지휘자가 7월에는 말러 교향곡 3번, 9월에는 2번 ‘부활’을 지휘한다. 송년 프로그램으로는 모차르트의 ‘레퀴엠’을 준비 중이다.
다니엘 바렌보임
다니엘 바렌보임부터 힐러리 한, 빈 필하모닉 등 코로나19 종식의 기대를 담은 해외 아티스트 내한 공연도 신중하게 추진 중이다. 클래식 팬 기대가 큰 무대는 역시 세계 최고로 손꼽히는 빈 필하모닉과 버금가는 라이프치히 게반트하우스 오케스트라 내한이다. 빈 필하모닉은 11월 세종문화회관 공연이 예정된 것으로 알려진다. 라이프치히 게반트하우스는 홈페이지에 서울에서 3월 4, 5일 안드리스 넬손스 지휘로 브루크너 교향곡 8,9번을 연주한다고 공지한 상태. 그러나 실제 공연이 성사될지는 코로나19 상황에 따라 불투명해 보인다.

명지휘자 다니엘 바렌보임도 5월 내한 예정이다. 1942년 아르헨티나에서 태어난 유대인으로 비운의 첼리스트 재클린 뒤 프레의 연인이었으며, 푸르트뱅글러의 아낌을 받았고, 주빈 메타, 클라우디오 아바도와 함께 지휘를 배운 거장이다. 피아니스트와 지휘자의 길을 동시에 걷는 대표적 사례로 유명한데 피아니스트로서는 처음 우리나라를 찾는다. 자신의 특기인 베토벤 피아노 소나타들을 연주할 예정이다.

세계 최정상급 콰르텟인 에머슨 현악사중주단도 6월에 베토벤 현악사중주 전곡을 돌려줄 예정이다. 젊은 거장 클라우스 마켈라가 이끄는 오슬로필하모닉은 같은달 13일 내한 무대를 연다. 또 16일에는 이전 내한공연에서 팬층을 두텁게 한 젊은 피아니스트 베조드 압두라이모프의 서울 리사이틀이 열린다. 
하반기에는 보다 많은 내한 공연이 펼쳐지는데 8월에는 영국 클래식 전문지 '그라모폰'이 ‘2019년, 올해의 오케스트라’로 선정한 홍콩필하모닉이 상임지휘자 얍 판 츠베덴과 함께 내한한다. 9월에는 러시아 명지휘자 계보를 잇는 미하일 아그레스트가 내한해 코리안심포니에서 쇼스타코비치 교향곡 10번을 들려준다. 같은달에는 지난해 전국 투어에서 열정적 연주와 좋은 매너로 많은 팬을 만들어낸 베토벤 스페셜리스트 루돌프 부흐빈더가 루체른 페스티벌 스트링스와 함께 내한해 배토벤 피아노 협주곡 전곡을 연주한다.
10월은 체코 필하모닉과 런던 필하모닉, 그리고 발레리 게르기예프가 이끄는 마린스키 오케스트라가 국내 무대에 서며 뉴욕필 상임지휘자 얍 판 츠베덴이 KBS 교향악단를 지휘해 베토벤 교향곡 5번을 연주한다. 11월에는 요즘 가장 인기 있는 지휘자 파보 예르비가 취리히 톤할레 오케스트라를 국내 무대에서 지휘할 예정이다. 또 인기절정인 바이올리니스트 힐러리 한의 아트센터인천 공연도 예정돼있다. 12월에는  BBC심포니가 내한 공연한다.
‘나부코’
② ‘주얼스’ 선보이는 국립발레단, 명연출 스테파노 포다 재호출한 국립오페라단

국립오페라단은 지난해 4월 국내 초연할 예정이었다가 코로나19로 취소한 푸치니의 '서부의 아가씨'(7월)와 프랑스 작곡가 생상스의 '삼손과 데릴라'(10월) 등 다섯 개의 작품을 올해 무대에 올린다. 가장 먼저 선보일 작품은 서정오페라 ‘브람스...’. 브람스 작품을 바탕으로 작곡가 전예은과 연출가 한승원이 만드는 인생과 사랑 이야기다. 국내 초연인 ‘서부의 아가씨’는 니콜라 베를로파가 연출하고 이탈리아의 마에스트로 미켈란젤로 마차가 지휘한다. 광복절이 속한 8월에는 베르디 ‘나부코’를 공연하는데 ‘보리스 고두노프(2018)’ 등에서 특유의 비범하면서 파격적인 연출과 웅장한 군중신을 국립오페라단 무대에서도 선보였던 명연출 스테파노 포다 활약이 기대된다. 

국립발레단은 안무가 조지발란신의 '주얼스(보석)'(10월)를 올해 신작으로 무대에 올린다. 프랑스 작곡가 가브리엘 포레, 러시아 작곡가 이고르 스트라빈스키 및 표트르 차이콥스키의 음악을 바탕으로 에메랄드·루비·다이아몬드의 아름다움을 각각의 막에서 보여주는 3막 발레다. 특별한 줄거리없이 다양한 춤을 선보이는 작품으로 국내에선 그동안 볼 기회가 없던 작품이어서 기대된다. 고대 인도를 배경으로 아름다운 무희 '니키아'를 둘러싼 배신과 복수, 용서와 사랑을 그린 대작 ‘라 바야데르’도 5년만에 국립발레단 무대에 오른다. 
`돈키호테`
유니버설발레단은 고전 명작 `돈키호테`와 `지젤`을 각각 6월 4~6일, 10월 26일~11월 1일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서 공연한다. 6월 열리는 대한민국발레축제에선 신작 1편도 공개할 예정이다.

국립현대무용단에선 총 8개 작품을 올해 선보인다. 첫 순서로는 3월말 고단한 노동을 정화의 의식으로 승화시킨 남정호 예술감독 대표작 ‘빨래’를 공연한다. 경기도 무용단에선 ‘더 배틀-경합’을 10월 26일부터 11월 1일까지 공연한다. ‘정구호 연출이 현대적으로 풀어낸 권번 경합과정’이라는 예고가 흥미롭다. 

해외 무용작으로는 홍콩발레단의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가 9월 4,5일 공연 예정이다. 화려한 비주얼과 기발한 상상력이 결합한 무대로 기대된다.

당대 최고 프리마 발레리나인 스베틀라나 자하로바도 볼쇼이발레단 수석단원들과 함께 10월 우리나라에 온다. 볼쇼이에서 2019년 초연된 코코 샤넬 일대기 ‘모댄스’를 선보인다. 1부는 무용수들이 샤넬이 창조한 의상을 입고 춤을 추며 패션쇼를 방불케 하는 공연을 펼친다. 샤넬 크리에이티브 디렉터가 무대 의상 디자인에 참여했다. 2부에선 자하로바를 비롯한 무용수들이 관능적인 무대 의상을 입고 헨델 음악에 맞춰 춤을 춘다.
‘조씨고아’
③ 조씨고아, 위키드…. 뮤지컬·연극 무대 기대작은?♣

국립극단이 올해 선보일 작품 중 기대작은 ‘파우스트 엔딩(2월)’과 ‘조씨고아, 복수의 씨앗(5월)’, ‘만선(9월)’이다. 자신의 영혼을 악마에게 지식과 맞바꾼 노학자 파우스트 이야기인 ‘파우스트 엔딩’은 원래 조광화 각색·연출로 지난해 선보였을 작품인데 악재가 겹치면서 올해로 넘어왔다. 초흥행작인 ‘조씨고아’ 역시 지난해 코로나19 때문에 공연일정이 단축되면서 “표 구하기 어렵다”는 원성이 컸는데 장기 공연으로 팬들 갈증을 달래준다.

지난해부터 한태숙 예술감독을 초청해 시즌제를 정착시키고 있는 경기도극단은 ‘신의 막내딸 아네모네’, ‘파묻힌 아이’ 등을 준비중이다. 서울시극단은 까뮈 소설 원작으로 정의와 인간애를 고민하는 인물들 이야기인 ‘정의의 사람들(4월 23∼5월 9일)’을 선보인다. 영화로 만들어져 흥행 돌풍을 일으켰던 ‘완벽한 타인’도 국내 무대에서 연극으로 만들어져 5월 15∼8월 1일까지 공연된다. 
‘비틀쥬스’
올해 공연 예정인 주요 뮤지컬은 '명성황후'와 '위키드', '검은 사제들', '팬텀', '마리 앙투아네트', '엑스칼리버', '레베카' 등이다. 지난해 개막을 예정했다가 코로나19로 일정이 밀린 '맨 오브 라만차'도 개막을 기다리고 있다. 당대 최고 뮤지컬 배우인 류정한·조승우·홍광호가 주연을 맡는 기대작이다. 올해 상반기 최고 기대작으로 꼽히는 '위키드'는 초연 성공 콤비인 옥주현·정선아도 다시 무대에 서는 라인업으로 2월 중순부터 5월 초까지 공연을 예정하고 있다.

우리나라에 처음 선보이는 뮤지컬로는 팀 버튼 특유의 환상세계를 구현한 ‘비틀쥬스’가 6월 무대에 오른다. 브로드웨이에서 2019년 초연된 작품의 세계 최초 라이선스 공연이다. 화려한 출연진이 주목받는 ‘그레이트 코멧’도 상반기 중 개막하며 그리스 신화를 소재로 록과 재즈를 다채롭게 녹여낸 브로드웨이 신작 ‘하데스타운’은 8월에 국내 관객을 만난다.

박성준 기자 alex@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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