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객의 마음을 움직이는 '대조 효과'[Monday DBR]
대조 효과는 기업이 제품이나 서비스를 판매할 때도 차이를 만들어낸다. 비교를 통해 제품에 대한 주관적인 인식의 차이를 만들어 고객의 생각에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제품이 더욱 저렴해 보이거나 질 높아 보이게 만들 수도 있다. 심지어 고객이 대조 효과를 알아채더라도 결과는 달라지지 않는다. 누군가에게 앞서 얘기한 물통 실험의 의미를 알려준 다음에 손을 담가보게 해도, 똑같이 왼손은 따뜻하게 오른손은 뜨겁게 느낄 것이다.
실제 기업 세일즈 현장에서 대조 효과를 적용할 수 있는 두 가지 방법을 소개한다. 하나는 제품에 대한 기대치를, 다른 하나는 경쟁 제품을 활용하는 방법이다. 두 방법 모두 고객의 구매 욕구를 올리는 데 효과적일 것이다.
첫째, 제품의 원래 가격에 기대치를 더하는 방법이다. 원래 15만 원인 옷을 12만 원에 할인해 파는 경우라고 해보자. 단순히 12만 원에 판매한다고 표시하기보다, 원래 가격인 15만 원을 함께 표시해 할인된 가격에 판매한다는 사실을 드러내는 게 훨씬 효과적이다. 대조 효과에 따라 고객이 실제 지불한 비용은 12만 원으로 동일해도, 원래 가격과 비교해 더 큰 이득을 얻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제품의 가치를 강조해 소비자의 기대치를 높일 수도 있다. “정가 500만 원인 프리미엄 카메라를 50% 할인된 가격에 제공합니다”라는 문구보다 “사진의 품질을 새로운 차원으로 끌어올린 최신 제품입니다. 누가 찍어도 전문가가 찍은 것 같은 사진이 나옵니다. 정가 500만 원인 제품을 50% 할인해 250만 원에 제공합니다”라는 문구가 고객의 흥미를 끌 가능성이 높다. 제품에 대한 기대치가 커지면, 대조 효과도 더 커진다.
둘째, 의도적으로 비싼 경쟁 제품을 보여주는 방법이다. “○○브랜드에서 30만 원대에 판매하고 있는 패딩 점퍼보다 보온 기능이 향상된 제품을 20% 할인된 가격, 24만 원에 특별 판매합니다”와 같은 식의 문구를 활용하는 것이다.
이때 어떤 경쟁 제품을 비교 대상으로 삼느냐는 세일즈 담당자가 정하기 나름이다. 동일한 제품군으로 비교 대상 범위를 제한할 필요는 없다. 비록 제품군은 다르지만 고객이 느끼는 편익이 비슷한 제품이 있다면, 그 제품을 비교 대상으로 삼는 것도 좋은 전략이다.
다만, 반드시 비교 제품의 가격이 팔고자 하는 제품 가격보다 높아야 한다. 요즘 집에서 많이 먹는 캡슐 커피를 판매한다고 하자. 캡슐 한 개 가격은 500∼900원 정도인데, 슈퍼마켓에서 파는 저렴한 인스턴트커피와 비교하면 어떨까? 커피 맛은 캡슐 커피가 월등하다고 해도 여전히 상대적으로 비싸게 느껴질 것이다.
이번엔 인스턴트커피가 아니라 유명 프랜차이즈 카페에서 ‘테이크아웃’ 하는 커피와 비교해보자. “이제 집에서도 편안하게 고급 원두의 깊은 맛을 즐길 수 있습니다. 테이크아웃 커피 한 잔 값이면 고급 원두를 쓴 캡슐 커피를 1주일간 드실 수 있습니다”라는 문구를 읽은 고객은 캡슐 커피가 테이크아웃 커피보다 가성비가 좋은 제품이라고 인식하게 될 가능성이 높다.
고객에게 제공하는 편익이 유사하다면 어떤 제품이라도 비교 대상으로 두고 대조 효과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것이 효율적인 세일즈를 위한 길이다. 물론 당장은 그 결과가 기대만큼은 크지 않을 수 있다. 남들과는 다른 작은 차이를 조금씩, 그러나 꾸준히 만들다 보면 조금씩 성과를 높일 수 있을 것이다.
이 글은 DBR(동아비즈니스리뷰) 313호에 실린 ‘비싼 제품을 먼저 보여줘라!’의 내용을 요약한 것입니다.
이수민 SM&J PARTNERS 대표 sumin@smnjpartner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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