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회복 기대감' 타고 국제 원자재값 상승세

이윤주 기자 2021. 1. 17. 20: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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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은 "코로나 이전 수준 웃돌고 금융위기 때보다 회복 속도 빨라"
중국 비철금속·곡물 수요 영향..달러 가치와 반대로 가격 형성

[경향신문]

원유와 곡물, 금속 등 국제 원자재 가격이 금융위기 때와 비교해 빠른 속도로 회복된 뒤, 계속해서 오르고 있다. 원자재 시장에서 중국의 영향력이 커지고, 달러 가치와 원자재 가격이 반대로 움직이는 현상이 뚜렷해진 것으로 분석됐다. 한국은행은 전 세계 경기 회복과 위험자산 선호 현상 등의 영향으로 원자재 가격 상승세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한은이 17일 발표한 ‘최근 국제 원자재 가격 상승 배경 및 전망’ 보고서를 보면 국제원자재 가격지수는 코로나19 확산 초기였던 지난해 3∼4월 중 급락한 이후 빠르게 반등하며 최근에는 대부분 품목이 위기 이전 수준을 웃돌고 있다. 품목별로 원유는 지난해 11월부터 오름세로 돌아서 올해 1월 중순 현재 배럴당 50달러대(브렌트유)까지 올랐고, 비철금속도 지난해 5월 이후 반등해 계속 오르는 추세다. 특히 구리 가격은 최근 1t당 8000달러 안팎으로 2013년 2월 이후 최고 수준까지 뛰었다. 중국 제조업 경기가 회복되고, 페루 등 주요 구리 광산에 생산 차질이 빚어졌기 때문이다. 곡물 가격도 대두를 중심으로 지난해 8월 이후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이상기후 현상이 잦아지면서 전망의 불확실성이 높아지고, 코로나19의 영향으로 수확철 인력난·물류비 인상 등이 겹쳐 가격을 끌어올렸다. 금은 지난해 8월 사상 최고(온스당 2064달러) 기록을 세운 뒤 소폭 하락해 1900달러 수준에서 거래되고 있다. 한은은 “금융위기 때는 원자재 가격이 위기 발생 후 6개월 만에 반등하고, 회복속도도 매우 완만했으나 이번에는 반등시점 및 회복속도 모두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고 밝혔다.

금융위기 이후 원자재 시장에서 중국의 영향력은 점점 커지고 있다. 전체 세계 수요에서 중국 수요가 차지하는 비중을 보면, 구리·알루미늄 등 비철금속은 2019년 기준 53.2%로 전 세계 전체 수요의 절반을 넘는다. 곡물도 24.1%에 달해 전 세계 수요의 4분의 1이 중국 몫이다. 한은은 “중국의 영향력이 큰 비철금속 및 곡물을 중심으로 원자재 가격이 빠르게 회복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코로나19를 계기로 국제 원자재 가격과 달러화 가치가 반대로 움직이는 상관관계가 강화된 점도 특징이다. 한은은 “원자재 가격이 달러화로 매겨지는 데 따른 영향에다, 투자처로서 위험자산 선호가 강해지면서 반대로 움직이는 ‘음의 상관관계’가 강화됐다”고 밝혔다.

한은은 국제 원자재 가격이 당분간 계속 오를 것으로 내다봤다. 중국의 성장세가 이어지고, 코로나19 백신이 본격적으로 보급되면서 전 세계적으로 경제활동이 점차 정상화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한은은 “특히 국제 유가는 OPEC+(석유수출국기구와 10개 주요 산유국 협의체) 감산, 미국 셰일 생산 둔화 속에서 향후 원자재 가격 상승을 주도할 것”이라고 밝혔다. 비철금속과 곡물 가격은 단기간 급등한 점을 고려할 때 가파른 가격 오름세는 진정될 것으로 예상됐다.

이윤주 기자 runyj@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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