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에퍼렛 상어' 고수온에선 일찍 부화

이정호 기자 입력 2021. 1. 17. 20: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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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정 수온 27도와 비교 '체질 허약'
사냥 능력 저하 해양 생태계 '흔들'

[경향신문]

호주 대산호초 주변에서 주로 서식하는 ‘에퍼렛 상어’. 성체의 몸 길이는 약 1m이다. 위키피디아 제공

기후변화로 인한 해양 온난화가 바닷속 최고 포식자인 상어를 위협해 생태계 균형을 흔들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새끼 상어가 따뜻한 바닷물 때문에 조기에 알을 깨고 나오면서 몸이 허약해져 사냥 능력이 떨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지난주 호주 제임스 쿡 대학 연구진은 국제학술지 사이언티픽 리포트를 통해 서식 온도에 따른 ‘에퍼렛 상어’의 부화 기간을 분석해 발표했다.

에퍼렛 상어는 세계 최대 산호초 지역인 호주 연안의 ‘대산호초(Great Barrier Reef)’ 주변 바다에 주로 서식한다. 성체의 몸 길이는 약 1m이며, 수심 50m 이하의 얕은 바다에서 산다.

연구진은 각각 서로 다른 수온에서 에퍼렛 상어들을 키우면서 언제 새끼가 알을 깨고 나오는지 관찰했다. 그 결과 에퍼렛 상어가 가장 좋아하는 27도 수온에선 125일 만에 새끼 상어가 부화했지만, 이보다 4도 높은 31도 수온에선 25일이나 빠른 100일 만에 부화했다. 수온이 높아지자 사람의 임신 기간으로 따지면 두 달이나 조산한 셈이다.

연구진에 따르면 31도 수온에서 태어난 새끼 상어는 27도에서 태어난 새끼보다 허약했다. 체중이 적게 나가는 경향을 보였고, 대사 활동도 떨어졌다.

이번 연구에 참여한 제임스 쿡 대학의 조디 루머 박사는 영국 매체 가디언을 통해 “몸이 약한 상어들은 사냥꾼으로서의 능력도 떨어지기 마련”이라며 “그들이 사는 대산호초 주변의 생태계 균형이 깨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상어는 육지의 호랑이처럼 약자나 부상을 입은 개체를 제거해 야생 생태계를 강하게 유지한다. 이런 역할은 대산호초의 건전성을 유지하는 데 중요하다고 연구진은 밝혔다.

연구진은 이번에 에퍼렛 상어에게 치명적인 문제를 일으키는 것으로 확인된 ‘수온 31도’가 다음 세기가 오기 전까지 이 지역 바다에서 일반화될 가능성이 크다는 점을 우려했다. 지금은 ‘실험’이지만 앞으로는 에퍼렛 상어가 매일 직면할 ‘현실’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루머 박사는 “기후변화를 일으키는 화석연료에 대한 의존을 억제하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정호 기자 ru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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