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 맞춤형 식품 시대, 데이터 표준화와 규제 혁신부터 [친절한 식품 이야기]

황진택 | 한국식품연구원 식품기능연구본부장 입력 2021. 1. 17. 20: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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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코로나19로 우리는 새로운 환경변화에 직면하고 있다. 세계 각국은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대비하고 있으며 한국 정부 역시 비대면 산업, 빅데이터 및 인공지능(AI) 생태계 강화에 힘쓰고 있다.

식품산업도 변화에서 예외일 수 없다. 비대면 문화가 확산하고, 자신이 가치를 두는 제품에는 과감히 투자하는 ‘포미족’이 늘고 있다. 1인 가구의 증가와 ‘셀프 선물’처럼 나를 위한 경제활동에 선뜻 나서는 미코노미(ME+ECONOMY) 등의 트렌드는 식품 온라인 배송 및 간편식 소비의 확대로 이어졌으며 기능성 식품의 수요 상승 또한 관측되고 있다.

특히 건강에 대한 관심은 개인 중시 소비 트렌드와 맞물려 ‘개인맞춤형 식품’ 시장을 성장시키고 있다. 공공의료 중심에서 개인맞춤 헬스케어로의 패러다임 전환이 시작되고 있는 것이다. 개인맞춤형 식품이란 개인 건강기록(PHR), 유전자나 장내미생물 등의 개인 특성에 따라 질병을 예측하고 식품과의 상관성 분석을 통해 제안되는 정밀식품이다.

미국과 이스라엘 등에서는 스마트폰을 통해 맞춤형 식단을 추천하는 사업 모델이 대두되고 있으며, 네슬레나 존슨앤드존슨 등 글로벌 대기업들도 관련 분야에 투자하고 있다.

이러한 개인맞춤형 산업의 바탕에는 데이터 표준화와 빅데이터 활성화 정책이 큰 역할을 해왔다. 2018년 미국은 정부 주도 의료정보 데이터 표준화 사업에 착수했으며, 다양한 산업에 빅데이터를 활용할 수 있도록 정책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아울러 미국과 유럽연합(EU)에서는 비식별화된 개인정보의 산업적 활용이 비교적 자유롭게 허용되고 있다.

국내 환경은 어떨까. 몇몇 기업을 중심으로 개인의 건강 상태에 따른 맞춤형 식단과 영양소를 추천하는 사업이 진행 중이다. 그러나 개인정보 활용 제한과 표준화된 식품정보 플랫폼의 부재로 칼로리 조절, 운동 등을 추천하는 일차원적 서비스에 머무르고 있다.

그렇다면 개인맞춤형 식품산업이 성공하기 위한 조건은 무엇일까. 첫째, 국가 주도의 표준화된 식품정보 플랫폼이 필요하다. 규격화된 정보 기반이 구축되면 이를 바탕으로 다양한 헬스케어 산업이 파생될 수 있다. 둘째, 스타트업 및 중소벤처의 제품·서비스 개발 및 실증을 위한 기술적 지원 체계가 필요하다. 초기자본이 부족한 기업에 대한 지원으로 조기 상용화와 시장의 확대를 기대할 수 있다.

셋째, 지속적인 규제 혁신이 필요하다. 2020년 초 데이터3법이 국회를 통과했으나 여전히 개인정보의 상업적 활용에는 아직 넘어야 할 산이 많다. 또한 개인 유전자 검사 항목도 제한돼 있어 관련 산업의 확장이 늦어지고 있다. 다행히도 지난해 4월 개인맞춤형 건강기능식품 추천 및 판매가 규제 샌드박스 시범사업으로 선정됐다. 개인맞춤형 식품 산업의 첫걸음을 내디딘 것이다.

개별화된 건강관리가 필요한 시대가 열렸다. 개인맞춤형 식품산업이 활성화된다면 보편적인 국민보건 유지를 위해 투입해왔던 의료비 절감도 기대해볼 수 있다. 정부가 산학연과 손잡고 데이터 표준화 및 정책 지원에 적극적으로 나서주기를 기대한다.

황진택 | 한국식품연구원 식품기능연구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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