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제조업 고용보험 가입자 수 보니..반도체만 '일자리 한파' 피했다
[경향신문]
서비스업에 비해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제조업 일자리도 코로나19로 인한 업종별 ‘양극화 현상’이 뚜렷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전부터 지속된 제조업 경기침체에 코로나19까지 겹치면서 반도체를 제외한 모든 업종에서 고용보험 가입자 수가 줄어들었다. 코로나19 위기가 장기화하면 제조업 고용 충격도 본격화할 것으로 보인다.
17일 한국고용정보원이 펴낸 보고서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제조업 고용 동향 분석’을 보면 지난해 코로나19에도 불구하고 반도체업종은 고용보험 가입자 수가 증가했다. 고용보험 가입자가 늘었다는 것은 비교적 안정적인 일자리가 늘었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지난해 3~4월 코로나19 확산이 본격화하면서 증가율이 1%를 밑돌았지만 하반기 들어 반도체 업황이 호조를 보이면서 고용보험 가입자 수 증가율도 예년 수준을 회복했다. 지난해 11월과 12월에는 증가율이 각각 3.4%, 3.5%로 커졌다.
반면 반도체를 제외한 다른 제조업종은 코로나19 충격을 피하지 못했다. 선박 공급과잉으로 침체를 거듭했던 조선업종은 하반기부터 고용보험 가입자 수가 가파르게 감소해 지난해 11월에는 1년 전에 비해 6.6%나 줄어들었다. 이는 물동량 감소에 따른 발주량 감소와 계획된 대형 LNG 프로젝트 지연의 결과로 보인다.
자동차업종도 줄곧 하향세였다. 2018년부터 감소세였던 자동차업종 고용보험 가입자 수는 코로나19 확산으로 국내 자동차 생산이 줄어들면서 2%대 감소율을 보였다. 이미 2013년부터 고용보험 가입자 수가 줄어들었던 철강업종은 세계적으로 가동률이 급락하면서 지난해 10월 2.9% 줄었다. 제조업에서 고용보험 가입자 비중이 각각 20% 내외인 기계업종과 전자업종도 수요 부진으로 감소세를 이어갔다. 특히, 제조업 일자리 충격은 소규모 사업체에 주로 집중됐다. 지난해 12월 기준 300인 이상 사업체 고용보험 피보험자 감소폭은 0.1%인데 비해 300인 미만 사업체는 0.8%를 기록했다.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하면 서비스업에 비해 영향을 덜 받았던 제조업 일자리 감소폭도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김수현 고용정보원 인력수급전망팀장은 “기존 고용보험 안전망을 확대하고 고용보험 사각지대에 놓여 있는 취약계층을 보호하는 방안도 조속히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상영 기자 sypark@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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