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바이든의 새 북한통 외교팀, 유연하게 대북 첫 단추 끼우길
[경향신문]
오는 20일(현지시간) 취임하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자가 15일 국무부 부장관에 웬디 셔먼 전 국무부 정무차관을 지명했다. 그는 1999~2001년 클린턴 행정부에서 국무부 대북정책조정관을 맡고 오랫동안 북핵 문제를 다뤄왔다. 지난해 11월23일 지명된 토니 블링컨 국무부 장관 지명자는 오바마 행정부 때 국무부 부장관으로 북한에 대한 ‘전략적 인내 정책’에 관여했다. 국무부 1·2인자를 ‘북한통’으로 임명한 바이든 당선자가 새 정부 출범 후 북한 문제를 우선순위로 다룰 것을 기대한다.
셔먼 지명자는 2000년 10월 조명록 당시 북한 국방위원회 제1부위원장이 북한 관리 중 처음으로 백악관에서 클린턴 대통령과 만났을 때 배석했으며, 매들린 올브라이트 국무장관의 평양 방문 때 동행해 김정일 국방위원장을 면담했다. 블링컨 지명자는 대북 제재 필요성을 강조하고 종전선언에 반대했지만 그간 군사적 해결책은 실현 가능성이 없다는 입장을 밝혀왔다. 백악관 내 신설된 국가안보회의(NSC) 인도·태평양 조정관은 ‘아시아 차르’로 불린다. 그 자리에 내정된 커트 캠벨 전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차관보는 지난달 한 세미나 기조연설에서 바이든 행정부가 대북 정책을 조기 결정하고 대북 메시지를 발신해야 한다고 했다. 세 사람 모두 바이든 당선자가 복귀 의사를 밝힌 이란 핵 합의에 관여했으며, 중국 문제도 잘 안다. 대북정책이 이란·중국 문제와 함께 비중 있게 다뤄질 것임을 보여준 인선으로 해석된다.
마침,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지난 12일 폐막한 제8차 노동당대회에서 ‘강 대 강, 선 대 선’ 원칙을 언급했다. 전술핵 등 군사력 강화를 부각시켰지만 노골적 도발 위협을 하지는 않았다. 14일 노동당대회 기념 심야 열병식에서도 신형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을 선보였지만, 미국 본토 타격이 가능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은 공개하지 않았다. 도발을 시사하되, 대화와 타협 여지를 열어놓은 것이다.
바이든 당선자는 서둘러 북한을 향한 메시지를 내놓고 막후 접촉을 시도해 첫 단추부터 잘 끼우길 바란다. 오바마 행정부의 전략적 인내 정책이 북한 핵능력 고도화를 초래했던 전례도 상기해야 한다. 오는 3월에 잡힌 한·미 연합훈련부터 첫 고비가 될 수 있다. 한·미 양국은 코로나19 대유행 속에서 전략적 판단과 협의를 시작해 유연한 대북정책을 펴야 한다. 북한은 오래 기다리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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