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편지급" vs "선별지급".. 與·野·학계·정부 입장 제각각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장혜진 입력 2021. 1. 17. 2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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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권 반응·전문가 등 지적 보니
이낙연 "방역 먼저.. 상황보며 유연 대처"
김종민·김두관, 李 지사겨냥 공세 나서
이재명 "국민 의식수준 무시하는 것" 반박
기재부도 '재정건전성' 들어 난색.. 與, 곤혹
국민의힘 "상공인·자영업자에 줘야 효과"
학계, 코로나 양극화 들어 '선별지급' 무게
李 지사 지지율 상승 관심.. 일각 "영향 없어"
지난 14일 오후 서울 용산구 이태원 거리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타격으로 사실상 폐업절차를 밟고 있는 한 가게에 '장사하고 싶다' 글귀가 붙어 있다. 뉴스1
17일 정치권의 재난지원금 논의는 전 국민에게 모두 지급할 것이냐, 피해가 집중된 계층에 선별 지급할 것이냐를 놓고 엇갈리는 상황이다.

이재명 경기도지사는 그간 정부와 국회에 전 국민 대상의 4차 재난지원금 보편 지급안을 건의해 왔다. “구조적 저성장과 코로나19 위기 극복, 양극화 완화, 경제 활성화를 위해 과감한 확장재정정책이 필요하다”는 이유에서다. 더불어민주당 내에서도 이 같은 전국민 재난지원금에 대한 공감대는 이뤄져 있다. 그러나 ‘선 방역 집중, 후 재난지원금 지급’에 무게를 싣고 타이밍을 보고 있는 상황이다. 아울러 기획재정부가 재정건전성을 이유로 난색을 보이고 있는 점도 고려할 수밖에 없는 입장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이 지사가 ‘경기도 전도민 재난지원금 지급’을 실행에 옮기면서 곤혹스러울 수밖에 없는 모양새가 됐다.

◆민주당과 이 지사, 재난지원금 둘러싸고 신경전

민주당 이낙연 대표는 지난 14일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보편 재난지원금에 대해 “지금은 방역에 집중하면서 그 논의는 앞으로 상황과 실태를 보면서 신속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게 한다는 기조”라고 언급했다. 대표적 친문 성향으로 꼽히는 김종민 최고위원은 최근 이 지사를 겨냥하며 ‘경기도 재난지원금 지급은 정부 방역과 보조를 맞춰야 한다’는 취지의 공개 주문을 했다. 김두관 의원도 “지방정부는 중앙정부와 협력해야 하고 방역이라는 준 전시상태를 흐트러뜨려서는 안 된다”고 거들었다. 그러나 이 지사는 지난 14일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보편적 재난지원을 하면 국민들이 돈을 쓰러 철부지처럼 몰려다닐 거라는 생각 자체가 국민들 의식 수준을 무시하는 것 아닌가 싶다”며 이를 정면으로 반박했다.

국민의힘은 “보편 지원은 4월 재보궐 선거를 의식한 포퓰리즘”이라며 선별지급을 주장하고 있다. 국민의힘 김종인 비대위원장은 앞서 지난 11일 “정부와 여당이 1년에 걸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중소상공인과 자영업자에게 4차 재난지원금을 집중적으로 지원하는 게 효과가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학계는 ‘선별지급’에 힘 싣는 분위기

학계에서는 ‘선별지급’을 주장하는 목소리가 앞서는 분위기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는 “코로나19 극복을 위해서라면 피해가 집중된 부분들, 취약한 계층, 소득이 낮은 계층에 집중해 이분들에게 두텁게 지원하는 게 타당하다”며 “1인당 10만원도 모이면 큰돈인 만큼 피해당한 분들에게 실질적으로 도움이 될 수 있게 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소영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는 ‘코로나 양극화’ 현상을 선별지급 필요성의 가장 큰 이유로 들었다. 김 교수는 “자영업자나 대면 서비스업 종사자들이 특히 어려워졌다. 반면 제조업이나 IT는 코로나 이전과 비교해 별 차이가 없을 정도로 회복이 됐다”면서 “재원이 풍부해 전 국민에게 지급하면 더할 나위 없이 좋겠지만, 그러지 않기 때문에 코로나19로 특히 어려워진 이들에게 제공하는 게 적절하다”고 강조했다.

재난지원금 지급 주체와 관련한 지적도 나온다. 특정 지자체가 지방세로 재난지원금을 자체 지급하더라도 이는 결국 국가 재정 전반에 대한 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성 교수는 이와 관련해 “(각 지자체가 아닌) 중앙정부에서 조정하는 게 맞다고 생각한다”는 의견을 밝혔다.
썰렁한 명동 거리 정부가 현행 사회적 거리두기와 5인 이상 사적모임 금지 조치를 이달 말까지 연장하기로 한 17일 인적이 끊겨 썰렁한 서울 중구 명동 거리의 한 상점에 재난지원금 사용 안내 문구가 붙어 있다. 서상배 선임기자
◆“명분 있는 문제는 친문 눈치 보지 않겠다는 것”

정치권에서는 이 지사의 선제적인 전 도민 재난지원금 지급 결정이 이 지사의 대권 지지율 상승효과로 이어질 수 있을 지를 놓고 관심이 모이고 있다. 다만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 교수는 “(재난지원금 지급으로 인한) 지지율 상승효과는 오래가지 못할 것”이라며 “이 지사 역시 지지율에 큰 영향을 주는 사안은 아니라는 것을 알고 있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신 교수는 이 지사가 이번 행보를 통해 ‘명분이 있는 사안은 이제 친문(친문재인) 세력의 눈치를 보지 않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고 해석했다.

이는 여권의 또 다른 대권주자인 민주당 이낙연 대표가 연초 ‘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 사면 건의론’을 꺼내 들었다가 친문 등의 반발로 입장을 바꾼 것과 대비된다. 이 지사가 이 대표와 비교해 상대적으로 친문의 지지를 받지 못하고 있는 상황으로 인해 이 같은 자유로운 결단과 행보를 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장혜진·김희원·이동수 기자 janghj@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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