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유 '온라인' 기자회견..文대통령, 사면·부동산 입장 '주목'(종합)
오프라인 20명 온라인 100명 참석
무작위 질문..李朴사면, 부동산 답할듯
기자회견, '답보 상태' 지지율 변수 될까
[이데일리 김정현 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언택트’ 신년 기자회견을 열고 이명박·박근혜 전직 대통령에 대한 특별사면과 부동산 혼란, 코로나19 백신 논란 등 주요 현안에 대한 입장을 밝힌다. 이를 계기로 답보 상태에 놓인 문 대통령의 지지율 반등 계기를 마련할지 주목된다.
문 대통령은 18일 오전 10시부터 100분간 청와대 춘추관에서 ‘2021년 신년 기자회견’을 개최한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한 사회적 거리두기를 감안해 현장에는 기자 20명만 참석하며 화상연결 방식으로 기자 100명이 동시 접속해 참석한다. 현장에도 온라인으로도 참석하지 못한 160여명의 기자들은 실시간 채팅 방식으로 질문을 던질 계획이다. 처음 시도하는 방식인 만큼, 청와대는 리허설만 네 차례 진행하는 등 실수 방지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
문 대통령은 취임 이후 신년 기자회견에서 ‘각본 없는’ 질문·답변 방식을 택하고 있다. 사전 조율 없이 문 대통령이 무작위적으로 기자를 지목하면 지목된 기자가 자유롭게 질문하고, 문 대통령이 즉석에서 답변하는 방식이다. 집권 5년차를 맞은 2021년 신년 기자회견에서도 마찬가지다.
질문 분야는 방역·사회, 정치·경제, 외교·안보 등 세 개로 나뉠 예정이다. 지난해까지는 없던 방역 분야가 신설된 것이 특징이다. 문 대통령은 포용성장 등 집권 5년차 국정기조를 강조하는 짧은 모두발언 이후 기자회견 대부분 시간을 질문과 답변에 쏟을 계획이다. 질문 개수는 크게 제한하지 않고 문 대통령이 분야 별로 적절히 3분의 1씩 시간을 분배한다는 계획이다.
주요 현안에 대한 질문이 쏟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먼저 주목되는 것은 두 전직 대통령에 대한 특별사면이다. 지난 1일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적절한 시기가 오면 두 전직 대통령 사면을 문 대통령께 건의하겠다”고 밝힌 뒤 사면은 정치권 ‘뜨거운 감자’가 됐다. 특히 지난 14일 박 전 대통령이 대법원 재상고심에서 징역 22년 확정판결을 받으면서 사면의 요건을 갖춘 상태다.
특별사면은 대통령에게 권한이 있는 만큼 문 대통령의 의중이 절대적으로 중요하다. 문 대통령이 아직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는데, 기자회견에서 질문을 받으면 어떤 식으로든 답변할 것으로 관측된다.
부동산 현안도 관심을 끄는 주제다. 문 대통령은 지난 11일 2021년도 신년사에서 “주거 문제의 어려움으로 낙심이 큰 국민들게 매우 송구한 마음”이라면서 부동산 혼란에 대해 처음으로 사과했다. 집값 안정에 대한 추가적인 정책과 주택가격 전망 등에 대한 질의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당장 시장에서는 양도세 완화에 대한 기대감까지 나오는 상황이다.
추미애 법무부 장관과 윤석열 검찰총장 간의 갈등에 대해서도 문 대통령이 입장을 밝힐지 주목된다. 윤 총장에 대한 징계 과정에서 문 대통령의 관여 정도, 윤 총장 거취에 대한 생각 등과 관련해 질문이 나올 수 있다.
코로나19 백신접종 스케줄과 안정성 관련 질의, 집권 5년차 남북관계 복원 계획에 관한 질문도 나올 수 있다. 미국 조 바이든 신(新)행정부 출범을 앞두고 북미관계 복원과 관련한 외교협력안도 예상 질의다. 특히 문 대통령은 ‘동북아 방역·보건 협력체’ 등 코로나19 방역협력 등을 제시했지만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비본질적인 문제”라고 거부한 상태다. 또 다른 복안이 있을지 관심이 모이는 이유다.
지지율 반등 끌어낼까…文, 회견준비 ‘열공’
문 대통령이 기자회견을 발판 삼아 답보 상태의 지지율 반등을 이끌어낼 수 있을지, 오히려 추가 하락을 유발할지 주목된다. 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얼미터와 한국갤럽의 이번 달 2주차 문 대통령 지지율을 설문한 결과 각각 38.6%, 38%를 기록했다. 문 대통령의 대선 득표율 41.1% 수준을 지난달 초부터 꾸준히 밑돌고 있다. 이를 의식한 듯, 문 대통령은 혹시 모를 실수를 최소화하기 위해 지난주 강창일 주일본 대사에 신임장을 수여하고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으로부터 코로나19 백신 접종계획을 보고받은 것 외에 특별한 일정 없이 기자회견 준비에 매진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정현 (thinker@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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