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M·독일車 3사 "칩 공급 해달라" 대만정부에 SOS

노현,김인오 2021. 1. 17.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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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M, 1년치 반도체 비축 지시
현대차·기아도 재고확보 사활
파운드리 단가 최대 20% 인상

◆ 반도체 공급 부족 ◆

반도체 공급난으로 인한 셧다운(일시 가동 중단) 공포는 글로벌 자동차 업계에서 가장 심각하다. 차 산업에 이어 정보기술(IT) 분야까지 칩 부족 현상이 확산되면서 반도체 파운드리(수탁생산) 기업들은 단가를 10~20%씩 올리는 형국이다. 17일 블룸버그·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GM은 대만 정부에 호소해 TSMC가 생산하는 반도체 칩을 확보해 가까스로 공장 폐쇄 사태를 피했다. GM은 지난달 회사 차원에서 '1년치 반도체를 확보하라'는 내부 지침을 긴급히 하달할 정도로 칩 확보에 사활을 걸었다.

유럽연합(EU)도 반도체 칩을 확보하기 위해 대만 정부에 SOS를 쳤다. 독일 메르세데스-벤츠·아우디·BMW 3사와 프랑스 르노자동차 등 역내 완성차 업체들이 반도체 칩 조달에 애먹고 있기 때문이다. 리스토 푸하카 VLSI리서치 최고경영자(CEO)는 "TSMC 같은 파운드리는 물론이고 자동차·통신용 반도체 칩 제조사인 네덜란드 NXP도 예비 가동 여력 없이 풀가동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미 완성차 업계에서는 반도체 부족 때문에 공장 셧다운이 잇따르는 형국이다. 미국 포드자동차는 브라질 현지 공장 3곳을 폐쇄하기로 한 데 이어 최근 미국 켄터키주 루이빌 공장 가동도 중단했다.

현대자동차·기아는 아직 반도체 부족 사태 충격을 직접 받고 있지 않다. 하지만 최근 1차 협력사를 통해 반도체 재고를 최대치로 확보하는 작업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차그룹은 NXP와 독일 인피니언, 스위스 ST마이크로일렉트로닉스에서 차량용 반도체를 공급받는다. 현대차그룹은 "아직까지 가동 등 생산에는 큰 문제가 없지만 상황을 예의 주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자동차 산업이 반도체 공급 대란을 가장 먼저 맞닥뜨린 건 산업 특성 때문이다. 차량 한 대를 만드는 데는 최소 40개에서 많게는 150개까지 반도체가 필요하다. 하지만 차량용 칩은 IT용과 달리 맞춤형으로 제작해야 하고 까다로운 인증을 거친다. 이에 파운드리 기업은 만들기 어려운 차량용 반도체보다 IT용 반도체를 선호한다.

이런 가운데 삼성전자 엑시노스 2100·1080 등 스마트폰 핵심 반도체인 모바일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도 공급난이 발생하면서 자동차에 이어 IT 산업 전방위로 '반도체 부족 공포'가 확산하고 있다. IT 업계에서는 PC용 중앙처리장치(CPU)·그래픽처리장치(GPU), TV 디스플레이 구동칩, 통신용 반도체도 품귀 현상이 벌어지며 가전·스마트폰·노트북 등의 가격 상승을 유발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D램과 낸드플래시 같은 메모리 반도체 가격 상승이 우려되는 와중에 '설상가상'인 셈이다.

주요 파운드리 기업은 이미 단가를 올렸거나 올릴 예정이다. TV 디스플레이 구동칩을 만드는 DB하이텍은 올해부터 반도체 공급 단가를 최대 20% 올리기로 했다. 대만 UMC와 뱅가드국제반도체그룹(VIS)은 이미 반도체 단가를 올린 것으로 알려졌다. 반도체 시장조사기관 트렌드포스는 PC·노트북에 쓰이는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 저장장치용 컨트롤러 칩 가격이 20% 오를 수 있다고 내다봤다.

[노현 기자 / 김인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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