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업지원금 '그림의 떡'.."절차 복잡해 중도 포기"

김명환,이윤식,이진한,문광민,김금이 2021. 1. 17. 17:48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개선 시급한 창업프로그램
예산 1.5조 불구 비효율 운용
창업투자 해설만 1천페이지
실무에 필요한건 1페이지뿐

◆ 2021 신년기획 Rebuild 청년창업 ◆

박용후 대표
중소벤처기업부의 '2020 부처별 창업 지원사업 목록'을 보면 사업화, 연구개발(R&D), 창업교육, 시설·공간·보육, 멘토링·컨설팅, 행사·네트워크 등 스타트업 지원 분야만 90개 항목에 달한다. 24개 정부부처 가운데 16개 부처가 '스타트업 지원'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며 산하 공공기관까지 포함하면 총 54곳에 이른다. 이들 기관에 배정된 예산만 전년 대비 29.8% 증가한 1조4517억원 규모로 역대 최대치다. 핀테크 스타트업 올라플랜의 한종완 대표(29)는 "서비스 앱 출시 전까지 정부와 대학교가 주관한 창업 지원사업 4개에 참여해 1억원이 넘는 지원을 받았다"며 "기업 성숙도에 맞춰 지원사업이 세부적으로 나눠져 있고 금액 면에서 부족함을 느낀 적은 없었다"고 밝혔다. 한 대표는 "다만 지원 예산을 사용할 수 있는 기업을 해외법인은 안 되고 국내법인으로 한정한다거나 정부가 정한 기관을 통해서만 도움을 받을 수 있는 등 선택지가 적고 행정 절차가 복잡해 비효율적인 면이 있다"고 지적했다.

패션 크라우드펀딩 플랫폼 '모예'의 송하윤 대표(23)도 "투자해설서를 예로 들면 정부가 제공하는 정보는 1000페이지가 넘는데 실무에서 필요한 건 한 페이지 정도"라며 "창업 지원 방식이 교과서 스타일인 나열식이 아니라 실무를 위한 핵심 가이드라인 형식으로 개선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실제 대학생들이 창업을 주저하거나 창업 시 느낀 문제점으로 '절차가 복잡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서울대가 학부·석사과정 학생 1298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에서 '창업을 그동안 시도하지 않은 이유'를 물어본 결과 '자신감(651명)·아이디어(591명)·돈(500명)이 없어서'라는 응답 다음으로 '어떻게 하는지 몰라서'가 449명에 달했다.

우아한 형제들 총괄이사를 맡고 있는 박용후 피와이에이치(PYH) 대표는 "초기 자본을 국가에서 지원하는 것도 필요하나 돈만 제공하고 만다면 오히려 성공 확률이 떨어질 것"이라며 "컨트롤타워 형식으로 창업지원 기관을 하나로 묶어 자금을 키우고 분야별로 실행기관을 전문화해 눈먼 돈을 막아야 한다"고 말했다.

[기획취재팀 = 김명환 팀장 / 이윤식 기자 / 이진한 기자 / 문광민 기자 / 김금이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Copyright © 매일경제 & mk.co.kr.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