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자들 "삼중수소 정상적으로 희석해 배출기준 충족" VS "한수원 발표만 의존"
"제대로 된 조사가 먼저" 지적도
원전의 안전성 문제가 정치적 논쟁으로 치닫는 상황에서 원전 전문가들은 과학적으로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까.
원전에서는 원자로의 핵연료가 분열될 때 튀어나오는 중성자가 냉각수의 수소와 반응해 방사성원소인 삼중수소가 나온다. 원전 배기구에서 공기 중으로 배출돼 빗물에 섞여 지하수가 되기도 하고 부지 내 토양에 스며들 수도 있다. 일반 수소보다 원자핵이 3배 무거운데, 고에너지 입자인 우주선(宇宙線)과 대기 물질의 상호작용으로 매년 지구 대기에 삼중수소가 약 200g 이상 생긴다. 원자력안전위원회 규정에는 원전 부지 내 삼중수소 농도 관리 기준이 없다. 대신 외부 배출 시 1ℓ당 4만 ㏃이라는 기준치가 있다. ㏃은 방사성물질의 방출을 측정하기 위한 것으로 방사성 시료가 1초당 한 번 붕괴하는 양이다.
원전 부지 외부로 배출된 양이 기준치를 초과했느냐가 규정에 따른 핵심 사안인데 현재로서는 위반 사항이 발견되지 않고 있다. 한수원은 이번에 논란이 된 맨홀에 고인 물을 삼중수소 검출 이후 회수해 ℓ당 13㏃로 희석해 배출했다고 해명했다. 원안위 측도 원전 내부에서는 삼중수소 변동 값이 커 관리 기준을 두는 게 큰 의미가 없다는 입장이다. 정 교수는 “이 정도의 생물학적 영향은 1년에 바나나 6개를 먹었을 경우 그 속에 있는 방사성 칼륨 등의 방사성물질이 우리 몸을 다 빠져나갈 때까지 미치는 생물학적 영향과 같다”며 “무시할 수준의 미미한 방사선 피폭”이라고 주장했다.
삼중수소는 빗물을 통해 땅으로 떨어지는데 지난해 한수원 조사 결과 월성 원전 주변 울산·경주·나산에서는 검출되지 않았고 봉길에서만 4.8㏃이 검출됐다. 이는 세계보건기구(WHO)의 식수 기준인 ℓ당 1만㏃에 한참 못 미치는 양이다. 이정윤 대표는 “삼중수소는 암을 유발할 수 있는 유해한 물질인데 그 양이 아무리 미미해도 유해하다”며 “월성지역 주민들에게서 갑상선암이 다른 지역보다 2.5배 많이 나오는데도 제대로 된 조사가 이뤄지지 않아 안타깝다”고 말했다. 반면 최성민 KAIST 원자력양자공학과 교수는 “월성 주변 지하수에서 검출되는 삼중수소 방사능은 위험성을 논할 수 없을 정도로 매우 낮다”며 “서울의 토양에서 검출되는 자연 방사성 물질 칼륨-40 방사능(약 950 Bq/kg) 피폭보다 3만 배 이상 낮은 수준”이라고 반박했다. 삼중수소는 에너지가 낮은 베타선을 배출하는 방사성 원소로 고에너지의 감마선 또는 베타선을 방출하는 칼륨-40보다 위험성이 수백 배 작다는 얘기도 했다.
Copyright © 서울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조국 딸 의사국시 합격 소식에…'정정당당 실력 입증' vs '死神이 온다'
- [Q&A] ‘우리 스키장 이용 가능 인원은 00명’…출입문에 써 붙이세요
- '親트럼프 무장 시위' 불붙을라…워싱턴DC 주요 도로 차단
- '딥페이크' 이어 '딥보이스'까지…끊이지 않는 디지털 합성 범죄
- 출생신고도 안하고 키우다 8세 딸 살해…비정한 40대 母, 구속영장 심사 출석
- 더 강한 눈 온다…'내일 출근길 대중교통 이용하세요'
- 갤S21 어디서 살까…통신3사 지원금 경쟁 '후끈'
- 이재용 '국정농단' 실형이냐 집유냐…법원 판단 포인트는
- [국정농담] 北핵무장에도 한미훈련이 골칫덩이인 '우주의 기운'
- 새해부터 거세지는 '빚투'...2주간 마통 2만개 뚫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