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주민몫 일반분양 '쥐꼬리'에 성난 세종시민

이선희 2021. 1. 17. 17: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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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 분양 세종리첸시아파밀리에
이전기관 특공 40%나 되고
신혼부부·생애최초 특공하니
일반공급 물량은 5%도 안돼
"공무원 특공, 신혼부부 특공…. 모든 특별공급을 다 빼면 정작 세종시 거주자들은 분양받을 물량이 없습니다. 누구를 위한 청약인가요."

17일 세종시 청약을 준비 중인 직장인 박 모씨는 "정부의 특별공급 확대 정책에 일반분양 물량은 너무 적다"며 "묵묵히 가점을 쌓으면서 기다린 사람들은 평생 무주택자로 살라는 얘기냐"고 하소연했다. 다음달 세종시에서 분양하는 주상복합 세종 리첸시아 파밀리에에 대해 "일반 물량이 1%도 안 될 것"이란 소식이 들려와 갑갑증이 커졌다.

지난해 집값 상승률과 청약 경쟁률에서 전국 1위를 기록한 세종시에서 올해 첫 번째 아파트 분양을 두고 갈등이 심화되고 있다.

세종시에 따르면 세종 생활권 6-3의 H2·H3 두 블록에서 세종 리첸시아 파밀리에 1350가구가 분양된다. 그런데 이 중 40%는 일명 '공무원 특공'이라 불리는 이전기관 특공으로 빠진다. 그 외 다자녀 특공 10%, 노부모 특공 3%가 배정되며 전용면적 85㎡ 이하 평형에서는 신혼부부 특공 20%, 생애최초 특공 15%, 기관추천 특공 10% 등이 있다. 이렇게 모든 특공을 제외하면 일반공급 물량은 많아야 5%가 될 전망이다. 전체 1350가구 중 겨우 65가구가량이다. 게다가 세종시 일반공급은 전국에서 청약할 수 있다. 2년 이상 세종시에 거주한 사람에게 50%를 우선 공급하고 나머지 50%는 전국 지원자 중에서 뽑아 세종시 거주자에게 '우선 공급'되는 일반공급은 산술적으로 약 2%(30가구 남짓)에 불과하다.

이 단지는 오는 22일 모집 공고문이 나오고 다음달 1일 특별공급, 2일 일반공급 청약을 받을 예정이었다. 건설사 관계자는 "(공급 물량 배정에 대해) 주민 항의가 너무 심해 모집 공고문 발표가 미뤄지고 있다"고 말했다. 세종시 측도 "아직 물량 배정이 확정되지 않았다"며 "건설사와 논의 중"이라고 밝혔다.

그렇더라도 뾰족한 수가 생기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전체 공급 물량이 정해져 있어 파이 크기만 조정해야 하기 때문이다. 일반공급을 늘리려면 이전기관 특공이나 다른 특공 물량을 줄일 수밖에 없다.

세종시 청약을 준비하는 대기자들은 이전기관 특공 수요자, 신혼부부 특공 수요자, 일반분양 수요자 등 각 공급 유형에 따라 갈등을 겪고 있다. 일부는 "이전기관 공무원은 그동안 혜택을 많이 받았으니 40% 비중부터 줄여라" "신혼부부 특공 혜택이 지나치다. 줄여달라"고 민원을 넣는다. 또 특공 대기자들은 "일반공급을 늘리자고 다른 사람에게 희생을 강요하지 말라"고 하소연한다. 세종시 관계자는 "올해부터 이전기관 특공을 50%에서 40%로 줄였음에도 불구하고 민간분양 생애최초 특공이 확대 도입돼 일반공급 물량이 더욱 감소했다"면서 "특별공급이 정한 비율은 '최대' 비율일 뿐이며 확정된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이선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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