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은수 한화갤러리아 대표 "작지만 강한 백화점, VIP들이 먼저 찾죠" [CEO]
압구정 명품관은 매출 10%↑
4월 한화솔루션에 흡수합병
프리미엄 주거단지 개발 추진
외국 '상사맨'서 백화점 대표로
온라인에 'Only갤러리아' 제품
MZ세대 겨냥 유튜브 마케팅도
올해로 5년째 갤러리아 운영사인 한화갤러리아를 이끌고 있는 김은수 대표(59)는 최근 서울 여의도 63빌딩 소재 본사에서 매일경제신문과 가진 인터뷰에서 "작지만 강한(Small but Strong) 백화점을 목표로 독보적인 프리미엄 백화점으로서의 강점을 키워온 결과"라고 설명했다.
2020년은 코로나19로 백화점 업계가 어려움을 겪은 해지만, 김 대표에게는 취임 후 처음으로 새 백화점을 오픈하는 과감한 도전에 나섰고 그에 따른 성과도 거둔 뜻깊은 시간으로 기억된다. 지난해 3월, 무려 10년 만에 '갤러리아' 간판을 달고 문을 연 백화점인 갤러리아 광교는 코로나19 상황에도 오픈 후 10개월간 3700억원이 넘는 매출을 거두며 같은 해 전국 백화점 67곳 가운데 매출순으로 23위를 차지했다. 광교점 오픈에 맞춰 폐점한 인근 상권 갤러리아 수원점 순위가 50위권 밖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놀라운 성과다.
김 대표는 "광교는 경기 남부 대표 백화점으로 디올, 구찌, 펜디 등 강력한 명품 브랜드 라인업을 갖추고 지역 내 여러 유명식당과 식음 브랜드를 지역 최초로 선보여 오픈 1년도 안 돼 당당히 지역 랜드마크로 떠올랐다"며 "올해는 20위 안으로 진입해 명실상부한 갤러리아의 핵심 사업장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갤러리아 대표 매장인 서울 압구정의 갤러리아 명품관 역시 지난해 전년 대비 10% 가까이 매출이 올라 연 매출 1조원대 진입을 노려볼 만큼 성장했다. 여기에 지난해 서울 한남동 최고급 주거단지 '나인원 한남' 내 상가에 연 '고메이494 한남'은 파인다이닝 레스토랑, 유명 카페, 프리미엄 리빙 브랜드 매장과 VIP 시설 '메종 갤러리아'를 결합한 복합 라이프스타일 매장으로 지역 주민뿐 아니라 서울 전역에서 고객들이 몰릴 정도의 지역 명소로 자리 잡았다.
갤러리아 운영사인 한화갤러리아는 오는 4월 모회사인 한화솔루션에 흡수합병된다. 이에 따라 김 대표는 한화솔루션 내 갤러리아부문 각자대표를 맡게 된다.
김 대표는 "합병을 통해 신용등급 상향에 따른 대외신인도 제고와 자금조달 기능 강화로 향후 사업 성장을 위한 든든한 체력을 확보하게 됐다"며 "기존 백화점 사업을 키우는 것과 더불어 신규 수익원으로 추진할 프리미엄 개발 사업에도 탄력이 붙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 대표가 언급한 프리미엄 개발 사업은 최고급 주거단지에서 갤러리아의 노하우를 반영한 상업시설을 운영하는 것을 말한다. '고메이494 한남'과 유사한데, 단순히 위탁 운영을 하는 것에서 벗어나 아예 주거단지 개발 단계에서부터 지분 투자 등으로 참여해 운영수익과 함께 개발수익까지 함께 가져가는 모델을 검토하고 있다.
김 대표는 "한화솔루션 내 도시개발 사업부문이 있는 만큼 함께 손잡고 고급주거지 개발을 추진할 계획"이라며 "갤러리아가 보유한 막강한 VIP 고객 풀을 주거시설 분양과 상업시설 운영에 활용하는 전략"이라고 강조했다. 예를 들어 한화그룹이 보유한 용지에 초고층 주상복합 또는 고급빌라 단지를 선보이는 사업에 한화갤러리아도 일정 지분을 갖고 참여하고, 백화점 VIP에게 해당 주거시설을 판매하는 것이다. 분양 후 단지 내 상업시설 운영도 갤러리아가 맡아 제2의 고메이494 한남처럼 선보일 예정이다. 이를 위한 실탄도 확보했다. 김 대표는 "천안과 광교점의 세일앤드리스백(매각 후 재임대)으로 마련한 자금만 1조원이 넘는다"고 설명했다.
1989년 한국화약그룹(현 한화그룹)에 입사한 김 대표의 이력 중 상당 부분은 무역업 경력으로 채워져 있다. 특히 유럽법인장이었던 2000년대 대부분은 유럽 곳곳을 누비며 '상사맨'으로 활약했다. 김 대표가 갤러리아의 본보기로 삼는 영국 셀프리지 백화점을 만난 것이 바로 이때다. 그는 "갤러리아가 추구하는 '작지만 강한 백화점'이라는 콘셉트를 여기서 착안했다"며 "셀프리지는 매장이 4곳뿐이지만 점포 하나하나를 명품화하고 환경 캠페인처럼 소비자가 동참할 수 있는 이슈를 주도하며 고객에게 울림을 주는 전략으로 온라인쇼핑의 파고에서도 여전히 예전의 명성을 유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런 관점에서 김 대표가 생각하는 '이커머스 대응책'도 경쟁사와는 사뭇 다르다. 김 대표는 "단순히 어디에서나 살 수 있는 생필품을 온라인에서 판매하는 전략만으로는 이커머스 기업과의 경쟁에서 살아남기 힘들다"며 "남의 상품이 아니라 고유 콘텐츠인 '온리(only) 갤러리아' 제품을 유명 온라인 플랫폼에서 선보이는 것이 핵심"이라고 말했다. 최근 마켓컬리를 통해 '고메이494' 밀키트를 선보인 것이 대표적이다.
미래 고객인 MZ세대(밀레니얼+Z세대)를 잡기 위한 유튜브 마케팅에도 힘을 쏟고 있다. 갤러리아 직원들이 기획과 제작, 출연까지 담당하는 유튜브 채널 '스튜디오 갤러리아'는 명품시계 ASMR(자율감각 쾌락 반응), 국밥 먹방, 명품 소개 댄스 퍼포먼스 등 감각적인 영상으로 주목받고 있다. 김 대표는 "연예인이나 유명 인플루언서가 아니라 직원들의 내부 역량을 최대한 활용해 갤러리아만의 브랜드 스토리를 만드는 데 중점을 뒀다"며 "하반기에는 라이브방송을 시작하고 자체 라이브커머스 서비스를 시작하는 것도 검토 중"이라고 설명했다.
▶ He is…
△1962년 출생 △서울 한영고 △콜로라도대 경제학·동 대학원 국제경제학 △1989년 한국화약그룹 입사 △2009년 한화 무역부문 한화유럽법인장 △2014년 한화그룹 경영기획실 전무 △2017년~ 한화갤러리아 대표이사 부사장 △2018년~ 한화갤러리아타임월드 대표이사 부사장 겸임 △2021년~ 제30대 대한사격연맹 회장
[김태성 기자 / 사진 = 김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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