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초라도 더 빠른 배송길..초보 배달맨도 AI 덕분에 '베테랑'

김태성,박대의 2021. 1. 17.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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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와 빅데이터가 바꾼 유통
맞춤검색·짝퉁감시·재고관리에
동선 최적화로 반나절 배송도
인공지능·빅데이터 등 첨단기술
이커머스 기업들 앞다퉈 도입
유통-IT기업 경계 점점 사라져

◆ 2021 신년기획 Rebuild 유통 ④ ◆

온라인몰에서 주문한 지 이르면 반나절 만에 제품을 받을 수 있는 쿠팡의 '로켓배송'. 국내 전자상거래(이커머스) 시장 전반에 비슷한 움직임을 이끈 '배송혁신'의 주역인 이 서비스가 가능한 것은 두 가지 요소 덕택이다. 첫 번째는 1만명이 넘는 쿠팡 자체 배송직원인 '쿠친(쿠팡친구)', 다른 하나는 인공지능(AI)이다. 물류센터에 입고되는 상품을 어디에 진열할지, 이것을 직원들이 어떤 동선을 활용해 꺼내올지까지 모두 AI가 정해줘 최대한 빠르게 제품을 가져올 수 있게 한다. 심지어 배송차량의 몇 번째 칸에 어떤 상품을 실어야 하는지까지 알려준다. 눈에 보이지 않지만 AI야말로 로켓배송의 모든 과정을 총괄하는 주인공인 셈이다.

최근 AI와 빅데이터 등 첨단기술이 전자상거래를 중심으로 이뤄지는 한국 유통의 변화를 이끌고 있다. 쿠팡, 마켓컬리, 이베이코리아 등 주요 기업들은 고객들의 상품 검색, 제품을 배송하는 물류시스템, 허위상품이나 이상거래를 잡아내는 감시시스템에 이 같은 기술을 활용해 쇼핑의 질을 한층 더 끌어올리고 있다. 전자상거래 서비스에 기술이 떼려야 뗄 수 없는 존재가 되면서 이제는 유통기업인지 정보기술(IT)기업인지를 구분하는 것이 무의미할 정도다.

전자상거래 기업들이 AI와 빅데이터 기술을 가장 활발하게 활용하는 분야는 바로 검색과 상품추천이다. 고객이 특정 제품을 검색하거나 이에 앞서 모바일앱 첫 페이지를 봤을 때 계절, 날씨, 시간대와 같은 외부 환경부터 고객의 과거 검색이력과 취향까지 파악 가능한 모든 정보를 활용해 고객 취향을 저격하는 맞춤형 상품을 큐레이션(추천) 형태로 선보이는 것이다.

쿠팡이 자체 기술로 만든 머신러닝을 활용한 상품추천 기능은 고객이 미처 깨닫기도 전에 고객이 필요로 하는 상품을 추천한다. 고객들의 사용 유형 데이터를 AI가 학습해 매일 3억건 이상의 검색 결과를 고객에게 맞춤형으로 제공한다. 특히 넘쳐나는 검색 결과 탓에 '선택 장애'에 빠진 고객들을 위해 같은 상품 중 가격, 품질, 배송 등을 비교해 이 중 가장 좋은 상품을 노출하는 SDP(Single Detail Page) 서비스는 고객의 쇼핑 피로도를 줄이고 검색 결과가 실제 제품 구매로 연결되는 데 기여하고 있다.

마켓컬리에는 데이터를 수집하고 분석하는 '데이터 농장'팀이 있다. 데이터 분석 결과는 다음날 들어올 주문량을 미리 예측하는 데 활용된다.

네이버는 이용자 개인 행동 데이터를 기반으로 관심사나 취향을 분석해 상품을 추천하는 AI 시스템 '에이아이템스(AiTEMS)'를 운영하고 있다. 사용자의 검색 이력과 구매 패턴, 상품 정보를 종합적으로 분석해 가장 적합한 상품을 AI가 추천해주는 방식이다.

SSG닷컴은 AI 머신러닝 기술을 새벽배송 물류센터 '네오'의 재고관리에 활용하고 있다. 고객의 주문 데이터를 분석해 앞으로 일주일 후까지의 상품 수요를 예측해 여기에 맞춰 센터에 입고되는 상품 중 90%를 자동으로 발주해 채워 넣는 것이다.

카카오커머스의 패션 추천 서비스 카카오스타일도 카카오 고유의 AI기술을 활용한 개인화 추천 서비스를 선보이고 있다.

고객이 주문한 전자상거래 상품을 최대한 빠르게 배송하는 물류시스템 혁신도 첨단기술이 주도하고 있다. 로켓배송 제품을 싣고 달리는 쿠팡카의 이동 동선은 모두 AI가 알려준다. 배송하는 상품 전체의 주소지를 바탕으로 어떤 순서대로 방문하면 최단 시간에 배달할 수 있는지 지정해주는 것이다. 이 덕분에 배송직원의 숙련도와 상관없이 고객 모두가 최소 반나절 안에 제품을 받아볼 수 있다. 이베이코리아는 오픈마켓에 입점한 판매자들에게 상품 입고부터 보관, 배송까지 이어지는 서비스 일체를 원스톱으로 제공하는 풀필먼트 서비스 '스마일배송' 자동화에도 AI를 활용하고 있다.

상품 수와 판매자가 많아지면서 생기는 온라인몰의 고질적인 문제인 허위 상품 등을 골라나는 데도 AI가 맹활약하고 있다. 티몬은 상품 설명에 과대·허위광고가 없는지 점검하는 심의업무에 AI를 도입해 운영하고 있다. '비전 API'는 이미지를 수천 개의 카테고리로 빠르게 분류해 이미지 내 개별 개체와 얼굴을 감지하며 이미지에 포함된 단어를 찾아 읽어준다.

당근마켓은 주류, 담배, 가품 등 거래 금지 품목이 게시글로 노출되지 않도록 실시간 필터링한다.

[김태성 기자 / 박대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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