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L '도전'과 '보장' 사이..20일, 양현종은 무엇을 선택할 것인가

김은진 기자 mulderous@kyunghyang.com 2021. 1. 17. 16: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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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경향]


양현종(33)이 결정을 내릴 시간이 다가왔다. 현실의 한계 속에서도 꿈을 향해 계속 도전할 것인지, 발길을 돌려 안정을 택할 것인지 선택해야 한다.

KIA 구단은 지난 14일 양현종 측 에이전트를 통해 계약 조건을 제시했다. 지난해 11월말 자유계약선수(FA)시장이 문을 연 이후 첫 공식 협상이었다. 4년 기준의 구체적인 액수가 처음으로 양현종 측에 전달됐다.

KIA는 FA가 돼 해외 진출 도전에 나선 양현종을 기다려왔다. 당초 ‘12월 이후’라던 협상 개시 시점을 ‘1월20일’로 한 차례 더 미뤘다. 양현종이 해외 진출 상황을 충분히 파악하도록 시간을 주기 위해서였다. 이 1월20일은 양현종이 정한 시한이다. 일단 KIA가 며칠 먼저 움직였지만, 양현종은 이날까지는 해외 진출을 계속 추진하기 위해 국내 협상을 포기할 것인지 해외의 꿈을 접고 국내에 남을 것인지를 결정해 KIA에 알리기로 했다. 기다리던 KIA가 한 발 먼저 움직였고 결정은 양현종이 하게 된다.

양현종은 현재 냉정하게 흘러가는 메이저리그의 시간과 싸우고 있다. FA 시장이 대단히 느리게 움직이는 중이다. 협상시한이 정해진 포스팅 선수부터 출발해 이제야 FA 주요 선수들에게로 시선이 옮겨지고 있다. 트레버 바우어, 다나카 마사히로, 제이크 오도리지 등 기존 특급 FA 투수들도 미계약 상태다. 양현종은 그 다음 순위로 밀려나있는 모습이다. 스플릿 계약은 차단하고 메이저리그 보장 계약을 원한 양현종에게 4~5선발감으로서 ‘관심’을 보인 많은 구단들도 정식 제안은 하지 못한 상황이다.

앞서 한국인 선수들의 진출 사례를 볼 때 메이저리그 FA 계약은 시간 싸움이다. 양현종 역시 2~3월까지도 기다리면 어떻게든 계약은 할 수 있을지 모른다. 그러나 당장 올시즌도 포기할 수는 없다는 것이 당초 생각이었다. 메이저리그 불발시에는 미련을 접고 국내 구단과 계약해야 한다. 스프링캠프는 2월1일 일제히 시작된다. 양현종이 미국 구단에 ‘1월 중순까지만 협상하겠다’고 하고 KIA에는 1월20일까지 국내 잔류 여부를 결론 짓겠다고 한 이유다.

양현종은 꿈을 위해 마지막 도전에 나섰지만 현실적인 한계 앞에 걸려있다. 이 한계를 짊어지고서라도 계속 추진할 것인지, 인정하고 마지막 도전을 포기할 것인지 선택해야 한다.

양현종은 앞서 두 차례 해외 진출을 시도했으나 나가지 못했다. 2014년 시즌 뒤에는 포스팅 결과 KIA 구단의 최종 허가를 받지 못해 물러났고, 2016년 시즌 뒤 첫 FA가 돼서는 미국보다 일본 진출에 무게가 실린 끝에 어린 자녀와 가족 문제를 고려해 포기했다. 만 33세로 두번째 FA가 된 지금은 해외 진출을 시도해볼 수 있는 마지막 기회다. 보직을 떠나 마이너리그 거부권만은 포기하지 않으려 했던 가장 큰 이유이기도 하다.

남은 이틀 사이에도 메이저리그가 보장되는 최종 제안이 없다면 양현종은 메이저리그 진출과 메이저리그 보장 중 하나를 포기해야 한다.

양현종이 ‘메이저리그 진출’ 꿈을 접기 어렵다면 올시즌 KBO리그와는 작별을 택하게 된다. 현재까지 상황에서 가장 확실한 것은 메이저리그에서 뛰어보고 싶다는 양현종의 의지다. 평생의 꿈이기에, 실패하더라도 끝까지 충분히 도전해 미련을 남기지 않겠다는 결론을 낼 수도 있다. 메이저리그 보장 계약까지 가기 어려운 현재 상황을 인정하되 후회하지 않기 위해 그 이하급 제안을 받아들여 ‘경쟁’에 나서보는 어려운 길을 택할 수도 있다.

다만 이제 와서 마이너리그 강등의 위험 부담을 안고 계약해 굳이 어려운 길을 가야 할 이유는 없다. 의지와 별개로 현실적으로는 국내에 남는 것이 현명한 선택일 수도 있다. 양현종이 이 정도에서 해외 진출과 인연을 정리하기로 결정한다면 국내 구단들과 본격적인 협상이 시작된다.

보상금이 워낙 커 이적이 쉽지 않다는 평가가 지배적이지만 리그 에이스인 양현종이 국내 잔류한다면 FA 시장은 다시 달아오를 가능성이 높다. KIA 구단 역시 “FA는 여러 구단과 협상할 권리”라고 강조하면서도 양현종을 기다리기로 한 20일 전에 협상의 운을 뗐다. 그동안 양현종은 팀에 대한 충성도가 매우 높았던 선수다. KIA가 출발선에서 제시한 계약 조건의 수준도 양현종이 결정을 내리는 데에 상당한 영향을 미치는 요소가 될 것으로 보인다.

김은진 기자 mulderou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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