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 M16에 새 EUV 노광기 설치 시작..차세대 D램 생산 본격화
이르면 올 상반기에 첫 생산 가능
국내 소부장 납품 성과도 잇달아
SK하이닉스가 이천공장의 신규 팹인 'M16'에 극자외선(EUV) 노광장비 설치를 시작했다. EUV 공정 핵심 장비를 들이는 작업을 시작한 만큼 10나노급 4세대(1a) D램 양산 준비가 더욱 탄력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노광장비 외에 첨단 초미세공정 기술이 집약된 EUV 라인에 국내 반도체 장비업체들의 공급도 늘어 주목된다. SK하이닉스와 국내 소재·부품·장비(소부장) 업체들의 공동 개발 및 국산화 노력이 주효한 것으로 분석됐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SK하이닉스는 경기 이천캠퍼스에 구축하고 있는 M16에 ASML에서 구매한 신규 EUV 노광장비 설치 작업을 지난 15일 시작했다. SK하이닉스 엔지니어들과 ASML 장비 담당자들이 협력, 장비 설치를 진행한다.
ASML의 EUV 노광장비는 EUV 빛으로 동그란 웨이퍼 위에 회로 모양을 반복해서 찍어 내는 장비다. 기존 불화아르곤 노광 공정보다 파장이 14분의 1 짧은 13.5나노미터(㎚) 파장의 EUV를 활용하기 때문에 더욱 균일하고 반듯한 회로를 찍어 낼 수 있다.
EUV 노광장비는 네덜란드 ASML이 세계 시장에 독점 공급하고 있다. 대당 가격이 1500억원을 훌쩍 넘는다. 갈수록 초미세화되는 차세대 반도체를 생산하려면 반드시 구축해야 할 시스템이다.
SK하이닉스은 올해 안에 차세대 D램인 1a 제품을 M16에서 만들겠다는 목표를 밝힌 바 있다. 그러나 1a D램 양산 라인 핵심인 ASML EUV 노광 장비를 언제, 어떤 방식으로 신규 팹에 들일지에 대해서는 업계 관측이 다양했다. 연구동 'R3'에서 쓰던 EUV 노광기 2대를 양산 라인으로 이전하는 방안, 올 2월께 새로 구매한 장비 세팅을 시작할 것이라는 전망 등이 나돌고 있다. 이를 바탕으로 하면 신규 장비 구매와 설치가 업계 예상보다 빠르게 이뤄진 것이다.
EUV 노광장비 설치는 통상 3~6개월 소요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공정 전반에 걸친 핵심 장비의 입고가 시작된 점을 고려하면 이르면 올 상반기 안에 첫 제품 생산이 가능할 것이라는 예상도 있다.
EUV 핵심 장비 설치가 본격화하면서 EUV 프로젝트를 수행하는 SK하이닉스 태스크포스(TF)의 역할 변화도 있다. 미래기술연구원 내에서 정태우 부사장이 총괄하는 EUV TF는 1a D램 연구개발(R&D)을 마무리하는 단계에 들어가고, 양산 라인에 기술을 이관하는 작업에 집중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미 R&D 단계에서는 상당한 수준의 수율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SK하이닉스는 EUV D램 생산을 준비하면서 획기적인 선폭 미세화와 집적도 증가를 노린다.
SK하이닉스 EUV 기술이 고도화함에 따라 국내 장비업체들도 EUV 생산 라인의 주요 장비 개발에서 성과를 보이고 있다.
다크필드 영역 검사 장비를 국산화해 미국 KLA 등 글로벌 검사 장비 업체에 도전장을 던진 넥스틴은 SK하이닉스 EUV 라인에 성능을 한층 향상시킨 '이지스-Ⅱ' 장비를 납품한 것으로 파악된다.
또 계측 분야에서는 오버레이 장비를 생산하는 오로스테크놀로지가 기대를 모으고 있다. M16 라인에 장비를 납품, 실적 개선이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어규진 DB금융투자 연구원은 “SK하이닉스 M16 라인 증설에 따른 오로스테크놀로지의 실적 성장이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지난 2017년 SK하이닉스가 기술혁신기업으로 선정한 식각 장비 업체 에이피티씨도 M16 공장에 최신 식각 장비를 공급할 것으로 보인다. 주성엔지니어링의 주력인 원자층증착법(ALD) 장비도 새로운 EUV 라인에 활용될 것으로 점쳐진다. 이 밖에 EUV 공정에서 활용되는 소재·부품에도 다양한 국내 기업이 참여할 것으로 예상된다.
SK하이닉스는 “M16의 EUV 장비 구축 과정과 향후 계획 등은 확인해 주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강해령기자 kang@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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