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시선]현대차 수소연료전지 나눠 쓰면 어떨까

박태준 2021. 1. 17. 1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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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에서 수소전기차에 차량 구매 보조금을 주는 국가는 많지 않다.

현대차는 수소연료전지 핵심 기술인 MEA와 분리판을 내재화하면서 수소전기차 분야의 우위를 압도하고 있다.

현대차는 이 같은 강점을 살려 수소전기차뿐만 아니라 선박·항공·철도 분야의 수소연료전지 부품 사업을 벌이고 있다.

단순히 부품 사업 차원에서 수소연료전지를 판매하는 게 아니라 수소전기차 등 완제품을 만들 수 있도록 끝까지 책임지고 현대차가 지원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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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에서 수소전기차에 차량 구매 보조금을 주는 국가는 많지 않다. 판매하고 있는 수소전기차가 흔치 않기 때문이다. 우리 정부는 수소전기차(승용)에 국고보조금과 지방자치단체 추가 지원금을 합쳐 차량당 4000만원 안팎을 지원한다. 차량당 지원금은 세계 최고 수준이다.

지금까지 수소전기차 보급 사업에 투입된 국가 예산은 1조원이 넘는다. 지난 2019년 2264억원에서 2020년에 3176억원을 지원했으며, 올해 4400억원을 지원한다. 매년 지원 규모가 늘고 있다. 이는 어디까지나 국고 예산일 뿐 지자체 추가 예산까지 합치면 올해만 5000억원이 훌쩍 넘는다.

여주휴게소에서 수소충전 중인 넥쏘(NEXO). 이 수소충전소는 2018년 평창 동계 올림픽 기간 중에 임시 운영됐고 현재는 철수한 상태다.

반면에 보조금을 지원받는 차량은 현대차 '넥쏘' 1개 차종이다. 올해 수소전기버스와 수소전기트럭이 출시될 예정이어서 이들 차량에도 보조금이 지원된다. 이마저도 현대차 제품이다. 여기에 수소전기차 보급 활성화를 위해 정부가 수소충전소 구축이나 수소 충전 요금까지 일부를 지원하고 있다.

이 같은 모든 혜택을 현대차만 받고 있는 형국이다. 전 세계를 통틀어 수소전기차가 흔치 않은 데다 국내 판매 차종이 현대차뿐이기 때문이다.

국내에는 아직 현대차를 제외하고 수소전기차를 만드는 완성차 기업이 없고, 해외 기업조차도 드물다. 수소전기차를 자국만이 아니라 해외에도 판매하는 기업은 현대차와 토요타 두 곳뿐이다.

2018년부터 국내에서 판매된 수소전기차는 현재까지 1만대 이상이다.

우리 정부는 수소경제, 수소 산업 생태계를 키우기 위해 다른 나라에서는 찾아보기 어려운 막대한 예산을 투입하고 있다. 미래 산업을 키우기 위한 일종의 산업 진흥 정책이다. 그러나 현대차 혼자만 이 혜택을 누리고 있는 건 아쉬운 대목이다.

물론 현대차는 실패할 수도 있는 수소전기차 분야에 도전, 적지 않은 시간 동안 막대한 예산과 인력을 쏟아붓는 등 많은 노력을 해 왔다.

수소연료전지전기차의 핵심 부품인 MEA, 분리판, GDL 등 연료전지 3대 기술 가운데 난도가 가장 높은 막전극접합체(MEA)와 금속분리판까지 독자 개발했다. 연료전지 출력 등 발전 역할을 하는 핵심 부품 MEA 제조 기술이 있는 기업은 미국 고어, 영국 존슨매티, 일본 토요타 등 몇 안 된다. 현대차는 수소연료전지 핵심 기술인 MEA와 분리판을 내재화하면서 수소전기차 분야의 우위를 압도하고 있다.

현대차는 이 같은 강점을 살려 수소전기차뿐만 아니라 선박·항공·철도 분야의 수소연료전지 부품 사업을 벌이고 있다.

그렇다면 이런 수소전기차 기술을 다른 회사와 공유하면 어떨까. 단순히 부품 사업 차원에서 수소연료전지를 판매하는 게 아니라 수소전기차 등 완제품을 만들 수 있도록 끝까지 책임지고 현대차가 지원하는 것이다. 수소전기차는 도심에 충전소를 짓기가 어려워서 특히 장거리를 운행하는 버스, 트럭 등 상용차 분야에 유리하다.

이런 이유에서 국내 업계에는 수소버스나 수소트럭뿐만 아니라 수소연료전지에 관심이 많은 업체가 많다. 현대차가 수소연료전지 기술을 국내 다른 업체와 공유한다면 시장 규모는 더욱 커질 수 있고, 수소에 대한 소비자 인식도 크게 개선될 수 있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은 올해도 새해 메시지를 통해 “언제나 고객과 인류를 최우선으로 하자”고 강조했다. 이 메시지의 의미는 현대차그룹 내부에만 해당하는 것이 아닐 것이다.

박태준기자 gaius@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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