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놀면' 예능선수 '영끌' 유재석, 대체 뭘 하려는 걸까
[엔터미디어=정덕현] 도대체 MBC 예능 <놀면 뭐하니?>의 유재석은 무얼 하려는 걸까. 신년 들어 <놀면 뭐하니?>는 갑자기 독특한 의상을 하고 등장한 유재석이, 자신을 미국에서 온 '엔터계의 거물' 카놀라 유라고 소개하는 것으로 문을 열었다. 카놀라 유라는 독특한 이름의 부캐 활동을 시작하겠다는 것.
그는 '스몰데이터' 전문가 영길(김종민), 동석(데프콘)과 함께, 애초 김태호 PD와의 회의를 통해 이야기했던 '신구 예능인들을 모아서 하는 버라이어티쇼'를 위해 인물들을 섭외하는 과정을 보여줬다. 그래서 카놀라 유는 지난주 조병규와 김소연 같은 지금껏 예능에서는 좀체 볼 수 없었던 인물들을 찾아갔고, 이번 주에는 영화감독 장항준, 래퍼 이영지, 개그맨 이진호 그리고 그렉을 찾았다. 이들은 이른바 올해를 빛낼 '예능 유망주'로 불렸다.
하지만 동시에 카놀라 유는 연예대상의 주인공들인 김숙과 탁재훈을 찾아가 섭외하는 모습을 통해 그가 하려고 하는 버라이어티쇼가 예능 유망주와 '예능 초우량주'라는 신구 예능인들의 장이 될 거라는 걸 암시했다. 예능 초우량주로 김숙과 탁재훈이 섭외된 건 유재석 개인이 그간 마음 속에 갖고 있던 이들에 대한 고마움과 안타까움 같은 것들이 작용한 결과라 보인다.
이번에 KBS에서 연예대상을 탄 김숙은 과거 유재석과 함께 '남편은 베짱이' 코너를 짜며 동고동락했던 인물이었다. 일찍 성공했어야 했지만 여성 코미디언들이 모두 겪고 있던 차별적 분위기 속에서 심지어 설 무대조차 없어져 개그계를 떠나려 했던 김숙이었고, 그 때마다 무려 일곱 번이나 그를 잡아준 게 유재석이었단다. '남편은 베짱이' 코너 시절에 김숙은 유재석을 띄우기 위해 게시판에 댓글까지 달았다며 "유재석은 숙라인"이라고 특유의 너스레를 떨었다.
탁재훈 역시 KBS 연예대상을 거머쥐었던 '예능 초우량주'였지만 그 후로 '연예대상의 저주(?)'를 톡톡히 겪으며 부침이 잦았던 인물이다. 역시 유재석과 함께 다양한 버라이어티쇼를 함께 했던 그이고, 지금도 '악마의 재능'을 갖고 있다는 입담꾼이지만 과거보다는 소소해진 위치에 놓여 있는 탁재훈이다.
물론 예능에서의 앞으로가 기대되는 '유망주'들이나, 이미 재능은 모두가 인정하고 있지만 상대적으로 저평가되어 있는 '초우량주'들을 찾아가 나누는 토크만으로도 카놀라 유의 행보는 충분한 재미를 준다. 하지만 이건 일종의 전초전이고 이들을 하나하나 모아 꾸미려는 '쇼'가 무엇일까 하는 궁금증은 갈수록 커지고 있다.
이것은 지금껏 <놀면 뭐하니?>가 해왔던 방식의 스토리텔링과는 다른 접근이다. 애초 <놀면 뭐하니?>는 부캐 활동을 시작할 때 그 첫 등장만으로도 무엇을 할 것인지가 분명히 드러난 바 있다. 즉 박현우 작곡가를 찾아가 트로트곡을 다짜고짜 부르고 만드는 모습은 유재석이 유산슬이라는 트로트 신인 도전을 할 거라는 걸 시청자들이 예감할 수 있게 해줬고, 하프 도전의 유르페우스, 드럼 도전의 유고스타, 닭터유 등등 부캐 이름만으로도 어떤 프로젝트가 진행될 거라는 기대감을 만들었다.
하지만 이번 카놀라 유는 그 이름도 행보도 도대체 무슨 프로젝트를 하려는 것이지 정확히 알기가 어렵다. 다만 신구 예능인들을 모아 '버라이어티쇼'를 하겠다고 밝히고 있지만, 그게 무엇인지는 잘 알려주지 않고 있는 것. 이것은 지금껏 <놀면 뭐하니?>가 해왔던 방식의 스토리텔링과는 사뭇 다른 느낌을 준다. 과거의 그것이 '기대감'에 맞춰진 스토리텔링이라면, 이번 카놀라 유의 프로젝트는 '궁금증'에 더 맞춰져 있어서다. 도대체 카놀라 유가 하려는 버라이어티쇼는 무엇일까. 신구 예능인들을 만나면 만날수록 그 이색적인 조합이 만들어내는 궁금증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정덕현 칼럼니스트 thekian1@entermedia.co.kr
<영상 : 유재석과 함께 부캐의 세계를 개척하며 예술가의 경지에 올라선 김태호PD에 대해 엔터미디어 '싸우나피플'에서 알아봅니다.>
[사진=M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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