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트 메르켈' 윤곽..라셰트, 여당 대표 선출
9월 총선..차기 총리 유력시
[경향신문]
‘포스트 메르켈’ 체제의 윤곽이 드러났다. 아르민 라셰트 독일 노르트라인베스트팔렌주 총리(사진)가 16일(현지시간) 여당인 기독민주당(CDU) 대표로 선출됐다. 앙겔라 메르켈 총리의 지원을 받는 그가 차기 총리에 가장 유력한 자리를 맡게 되면서, 오는 9월 메르켈은 떠나지만 메르켈식 국정철학은 계속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독일 언론 도이체벨레는 이날 화상으로 진행된 기독민주당 당 대표 선거에서 라셰트 후보가 프리드리히 메르츠 후보를 521 대 466으로 이겨 선출됐다고 보도했다. 1차 투표에서는 메르츠 후보가 라셰트 후보를 이겼지만 과반을 얻지 못해 2차 투표가 진행됐고, 라셰트 후보가 역전했다.
언론들은 이번 선거를 메르켈의 승리라고 분석했다. 도이체벨레는 “메르켈의 충신이 여당 대표가 됐다”고 보도했다. 영국 언론 가디언은 “메르켈과 연속성을 가진 후보가 메르켈의 가장 오래된 라이벌을 이겼다”고 보도했다. 강경 보수주의자인 메르츠 후보는 2000년 메르켈 총리와 당 대표 경선에서 맞붙었으나 패했다.
라셰트는 중도성향의 실용주의자로 분류된다. 변호사 출신으로 독일 연방의회 의원과 유럽의회 의원으로 활동했다. 2012년부터 연방부의장 중 한 명으로 재직하며 메르켈 총리의 가장 든든한 파트너로 일했다. 메르켈 총리가 2015년 수십만명의 난민을 받아들이기로 했을 때 여당 내부에서도 반대에 부딪혔지만, 라셰트는 끝까지 메르켈을 지지했다. 도이체벨레는 “라셰트 총리가 메르켈 총리와 공개적으로 논쟁을 벌인 적이 없으며 늘 그의 편에 섰다”고 전했다. 라셰트는 당 대표 선거 연설에서도 메르켈 정부에 대한 신뢰를 강조했다. 그는 2017년 독일에서 인구가 가장 많은 노르트라인베스트팔렌주 총리로 당선됐다.
독일은 오는 9월 총선을 치른다. 2005년부터 재직한 메르켈 총리가 선거 불출마를 선언해 16년 만에 새 총리가 탄생할 예정이다. 독일 총리의 임기는 4년이며 연임 제한이 없다. 최근 여론조사에서 기민당은 지지율 35~37%를 얻어 다른 당을 앞섰다. 기민당은 전통적으로 기독사회연합과 연정을 꾸렸고 다수파인 기민당에서 총리 후보를 냈다. 기독사회연합 대표는 이날 라셰트의 당선을 축하하는 메시지를 발표했다.
장은교 기자 indi@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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