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변이바이러스로 재감염 우려 커져..백신 업데이트 필요할 수도

김민수 기자 입력 2021. 1. 17. 1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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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언스' 보도
정부가 영국에서 유행 중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의 국내 전파를 차단하기 위해 영국과의 항공편 운항을 일시 중단하기로 했다. 연합뉴스 제공

지난해 12월 브라질 마나우스에서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COVID-19·코로나19) 확진자가 다시 늘어나기 시작했다. 누노 파리아 영국 임페리얼칼리지런던 바이러스학 교수는 브라질 마나우스 지역에서 환자가 다시 늘어나고 있다는 사실에 충격을 받았다. 그는 마나우스 지역에서 이미 4분의 3의 주민들이 코로나19에 감염됐으며 이는 집단면역이 달성될 수 있을 만한 수준이라는 내용의 논문을 국제학술지 ‘사이언스’에 공동저자로 발표한 바 있기 때문이다. 

지난 1월 12일 파리아 교수와 동료들은 12월 중순 브라질 마나우스 지역에서 수집된 31개의 코로나19 바이러스 샘플 중 13개는 ‘P.1’으로 불리는 새로운 변이일 가능성을 바이러스 관련 웹사이트(virological.org)에 게시했다. 더 많은 연구가 필요하지만 브라질 마나우스 지역 주민에게 형성된 집단면역이 이 변이바이러스에는 통하지 않을 가능성이 있음을 시사했다.  

국제 학술지 사이언스는 15일(현지시간) 세계 곳곳에서 전파되고 있는 변이바이러스가 더많은 재감염을 유발할 수 있어 백신에 대한 업데이트가 필요하다는 과학계의 목소리를 보도했다. 이와 관련 세계보건기구(WHO)는 14일(현지시간) 변이 코로나바이러스 관련 긴급위원회를 소집하고 변이바이러스 추적을 원활히 하기 위해 변이 유전체 정보 공유 등을 촉구했다. 각국에게는 변이에 대해 알려지지 않은 중요한 사항을 알아내기 위한 연구 지원을 요청했다. 

변이 코로나바이러스는 영국과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잇따라 발견된 뒤 브라질을 비롯해 미국과 일본에서도 보고되고 있다. 과학자들은 변이바이러스가 코로나19에 감염됐던 사람들에게 형성된 면역반응을 무력화하고 재감염을 유발할 수 있을지 여부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변이바이러스 확산으로 재감염이 심각해진다면 현재 접종중인 백신에 대한 업데이트도 필요하기 때문이다. 

영국에서 발견된 변이바이러스 ‘B117’의 경우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3월이 되면 미국에서 B117이 우세종이 될 수 있다는 모델링 연구 결과를 공개하기도 했다.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발견된 변이는 코로나19 바이러스의 외피 단백질과 스파이크단백질의 일부 변이로 실험실 수준에서 기존 코로나19 바이러스로 생성된 항체 수준을 줄이는 것으로 분석됐다는 연구결과가 나오기도 했다. 이 연구는 아직 동료들의 검증을 거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브라질 마나우스에서 발견된 P.1의 경우 집단면역이 이뤄진 것으로 보이는 지역에서 나왔기 때문에 우려를 더하고 있다. 영국의 B117과 마찬가지로 브라질의 변이바이러스도 전파되고 있다. 일본에서 발표한 변이바이러스 감염 환자는 브라질에서 출발해 일본에 입국한 것으로 알려졌고 P.1 변이바이러스에 감염된 것으로 판명됐다. 

변이바이러스가 팬데믹 상황에서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는 아직 명확하지 않다. 브라질 마나우스 재유행의 주범이 P.1 변이바이러스가 아닐 수도 있다. 올리버 파이버스 영국 옥스퍼드대 교수는 “코로나19에 감염됐던 사람들의 면역력이 오래 지속되지 못해 재감염 사례가 늘어날 가능성이 있거나 변이바이러스가 전파력이 더 크기 때문일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브라질 상파울루 대학의 분자생물학자인 에스터 사비노 교수는 마나우스 지역에서 재감염 사례를 수집하고 바이러스 샘플의 유전체 분석을 통해 변이바이러스의 특성을 조사중이다.

코로나19 백신 관련 WHO의 워킹그룹을 이끌고 있는 백신학자 필립 크라우즈는 “현재까지는 적어도 변이바이러스가 코로나19 백신에 내성이 있는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면서도 “다만 변이바이러스가 또다시 진화할 경우 백신에 내성을 가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백신 내성 변이바이러스를 신속하게 발견하기 위한 감시체계가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만일 백신 내성 변이바이러스가 나타나면 백신을 업데이트해야 한다. 화이자 등 제약 업체들은 유전체만 확보된다면 백신 업데이트는 어렵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지만 규제 당국은 업데이트된 백신의 안전성과 효능 데이터 없이 이뤄지는 승인을 꺼릴 가능성도 있다. 백신에 내성 있는 변이바이러스 여러종이 출현한다면 여러 계통의 독감을 한번의 접종으로 예방하는 독감 백신처럼 ‘다가’ 백신 개발이 필요해질 수도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김민수 기자 rebor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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