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봇반려견 vs 반려견 통역장치, 당신의 선택은?

오동희 산업1부 선임기자 2021. 1. 17. 13: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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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임기자가 판다/CES 2021 결산]사상 첫 언택트 온라인 CES..생존과 홈이 화두
(서울=뉴스1) = 성윤모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13일 오전 서울 마곡동 LG디스플레이 R&D센터를 방문, CES 2021 전시제품을 체험하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 제공) 2021.1.13/뉴스1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첨단기술의 진화는 어디로 향할까.

매년 1월초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려 전세계 첨단기술진화의 방향을 보여주는 행사인 국제가전·IT전시회(CES)가 지난 14일(현지시간) 막을 내렸다.

올해는 전대미문의 코로나19 팬데믹(대유행)의 영향으로 CTA(소비자기술협회) 본사가 있는 뉴욕 시간에 맞춰 모든 행사가 온라인으로 진행됐다.

1967년 CES 시작 이후 54년만에 처음으로 온라인으로만 3박 4일간 행사가 열렸고, 이는 CES 행사 자체 뿐만 아니라 우리의 일상생활에도 많은 변화가 올 것임을 시사했다.

인류는 '바이러스의 대공습'으로 인해 가족 이외의 사람들과는 격리된 상태의 생활에 익숙해졌고 그럴수록 IT 기술은 우리의 생존에 더 없이 중요하게 됐다. 이번 CES는 이런 '바이러스로부터의 생존'을 핵심 주제로 삼았다고 볼 수 있다.

(라스베이거스 AFP=뉴스1) 우동명 기자 = 지난해 3월 19일 (현지시간) 코로나19 확산으로 모든 공공장소가 문을 닫은 가운데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 매캐런국제공항의 슬로머신에도 인적이 끊긴 모습이 보인다. ⓒ AFP=뉴스1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온라인 CES가 잃은 것=54년만에 처음으로 온라인으로만 진행된 CES는 규모나 관심도 측면에서는 지난해 코로나19가 막 시작된 CES2020보다 절반 수준으로 떨어졌다. 참가기업도 4000개를 넘어섰던 지난해에 비해 올해는 1900개 수준으로 절반으로 줄었다.

한국 기업의 참가는 지난해 390개에서 올해 340개로 13% 가량 줄어드는데 그쳤으나, 중국 기업은 미중 분쟁 등의 영향으로 인해 같은 기간 약 1300개에서 약 200개로 85% 가량 급감해 줄어든 관심도를 반영했다.

특히 온라인으로 진행된 행사로 인해 오감(시각, 촉각, 후각, 미각, 청각)의 향연으로 불리는 오프라인 전시회의 매력이 사라졌고, 기술간의 격차를 알아볼 수 있는 기회가 봉쇄된 아쉬움이 컸다는 게 CES 참석자들의 얘기다.

일례로 실물 위주로 대규모 참여했던 자동차 업계는 현대자동차를 비롯해 다수가 이번 CES에는 불참했다. 온라인의 한계 때문이라는 이유가 가장 컸다.

디스플레이의 대형화와 고화질화 등의 기술경쟁이 주류였던 전시회가 온라인으로 치러지면서 규모가 크게 축소됐다. 이는 온라인으로 보는 통로인 6인치의 스마트폰이나 14인치의 노트북의 한계로 액자 안에 갇힌 기술에 그쳤다. 아무리 뛰어난 기술이라고 설명해도 관람객 개인이 이를 보는 디바이스의 성능에 영향을 받기 때문이다.

촉각이나 시각 등 감각을 통한 경험이 사라진 탓이다. 앞으로 기업들이 온라인 시대 마케팅을 어떻게 해야하는지 과제를 던져준 전시회였다.

전자 대기업 A사 관계자는 "CES는 경쟁사들의 기술 수준이 어느 정도인지를 직접 가서 제품을 만져보고, 시연하는 현장을 눈으로 확인해서 취득하는 정보가 많은데 이번에는 동영상으로 사전에 제작된 것들을 보는 것이어서 실효성은 떨어졌다"고 말했다.

CES가 온라인으로 열리면서 오프라인 전시의 특수를 기대했던 라스베이거스시는 시내 곳곳의 스크린에는 "우리는 CES 당신이 그립다. 2022년에 돌아오기를 고대한다"는 메시지가 게시됐고, CES 주관사인 CTA 측은 공식 트위터를 통해 "라스베이거스, 당신이 그립다. 우린 돌아갈 것이다"고 화답하기도 했다.

지난 11일 세계적인 AI 석학 승현준 삼성리서치 소장(사장)이 `모두를 위한 더 나은 일상`(Better Normal for All)을 주제로 ‘홈(Home)’ 삼성의 혁신 제품과 AI·IoT 기반 서비스를 소개하고 있다./ 사진제공=삼성전자


◇언택트 전시회로부터 얻은 것…18만 vs 3000만뷰=반면 오프라인으로 진행할 때 할 수 없었던 기회도 늘었던 것만은 사실이다.

매년 1월 CES가 열리면 라스베이거스 컨벤션 센터(LVCC)를 비롯한 이 지역의 거의 전 호텔에서 열리는 다양한 행사를 혼자서 감당하기는 불가능한 게 현실이다. 수백미터에서 수킬로 미터까지 떨어진 여러 호텔에서 나뉘어 진행되는 행사를 일일이 찾아가기는 물리적 한계가 있었다.

하지만 이번 온라인 행사는 이런 시간과 공간적 제약을 무너트린 장점은 있었다. 매년 18만명 정도가 참관했던 CES 행사였고, 특히 주요기업의 키노트 현장은 장소의 제약으로 인해 1000명 이내의 인원만이 제한적으로 참석할 수 있었다.

온라인은 달랐다. 세계적인 AI 석학인 승현준 삼성리서치 소장이 진행한 삼성전자의 프리젠테이션 동영상 `모두를 위한 더 나은 일상`(Better Normal for All)은 지난 11일 공개된 이후 17일 현재까지 3360만뷰 이상을 기록했다.

승 소장은 ‘홈(Home)’을 중심으로 더 나은 삶을 위한 개인맞춤형 서비스를 삼성전자가 어떻게 제공할지를 AI·IoT 기반 서비스를 통해 설명했다. 겨우 1000명 정도만이 볼 수 있었던 이 프레스컨퍼런스를 3000만명 이상이 봤다는 얘기다.

LG가 만든 가상 인간 '김래아(미래에서 온 아이라는 뜻)'가 CES 2021 LG전자 프레스 콘퍼런스에스 발표하는 모습 / 사진제공=LG전자

김진홍 LG전자 글로멀마케팅센터장과 가상 인간 '김래아(미래에서 온 아이라는 뜻)' 등이 연설자로 참석한 LG전자의 프레스 콘퍼런스 동영상도 230만 조회를 넘어서 수많은 사람들과의 소통에 성공하는 성과를 보인 것이 이번 온라인 CES의 차이점이다.

또 100여명의 연사나 강연자들을 일일이 찾아다니지 않더라도 볼 수 있었던 것이 강점이었다.

다만 온라인으로 진행되는 특성상 더 많은 현실감을 주기 위한 3차원 VR(가상현실) 등의 기술 접목이 필요했으나 안정성 문제 등으로 2차원적 전시회에 그쳤다는 지적도 있다.

또 네트워크 인프라 문제 등으로 동시접속자가 몰릴 경우 동영상 로딩 지연 등의 문제도 노출돼 해결해야 할 과제로 꼽혔다.

◇미래기술의 화두는 '생존'…그 장소는 '집'=과거 CES에서는 향후 개발될 첨단 기술이 우리 생활을 어떻게 바꿀지가 관심 포인트였다. 미래의 변화된 삶에 대한 기대가 반영됐었다.

하지만 코로나19를 경험한 이후 이번 CES는 첨단 기술을 통해 우리가 어떻게 살아남을 것인가가 화두가 됐다. 미래의 변화 기대가 아닌 당장의 현실의 필요성을 반영한 것이 특징이다.

CES 분야별 혁신상. 26개 분야 중 헬스& 웰니스가 가장 많은 상을 차지했다. 숫자는 수상한 상의 수./사진제공=CTA

이번 CES를 가장 잘 대변하는 지표로 CES 혁신기술상을 보면 알 수 있다. 삼성전자가 44개, LG전자가 24개, 국내 중견기업이 30개 가량의 혁신상을 수상했다. 이 가운데 CES가 발표한 분야별 혁신기술상 386개 중 헬스& 웰니스 부문 혁신기술상이 총 42개로 전체의 10.9%를 차지했다. 총 26개 분야에서 수상 비중이 10%를 넘는 것은 헬스&웰니스가 유일했다.

헬스& 웰니스와 따로 구분해 시상한 피트니스 & 스포츠 분야(4개)까지 합치면 건강 관련 부문 수상규모는 46개(12%)에 달한다. 그만큼 코로나19 이후 세상에서 최대 관심사는 '건강'이 됐다.

국내 기업으로 삼성전자와 LG전자도 헬스와 관련된 청소기와 AI 로봇 등을 통해 가정 내 환경과 건강을 지키는 데 초점을 맞췄다.

‘LG 클로이 살균봇’/사진제공=LG전자

헬스의 뒤를 이어 이 전시회의 정체성이기도 한 컴퓨터 하드웨어와 부품 부문이 34개(8.8%) 혁신상을 받았고, 코로나19로 외출이 줄어들면서 가정생활의 편리함을 추구하는 스마트홈 분야가 30개(7.8%)의 혁신상을 쓸었다.

코로나19는 우리 삶 전체를 바꿔놨고, '바이러스와의 전쟁'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오프라인에서의 만남을 줄이는 대신 온라인을 통한 전지구적 협력이 절실한 상황이라는 것을 CES2021은 잘 보여줬다.

헬스와 관련해 삼성전자는 가정생활이 늘어난 사람들과 함께 하는 반려견을 케어하는 로봇서비스를 선보였고, LG전자는 자외선 램프와 AI 공간인지 기능을 탑재한 LG클로이 살균봇을 알렸다.

유비테크(Ubtech)는 UVC(극자외선) 조명을 이용하는 소독 로봇(Adibot)을 통해 소규모 기업과 학교를 위한 방역 소독 기술을, 미국 GHSP는 자외선으로 자동차 내의 세균을 죽일 수 있다며, 새로운 그렌라이트(Grenlite) 자외선 치료 시스템을 공개하기도 했다. 인간의 생존을 위한 기술이 각자의 생활 속으로 침투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중국 업체 TCL이 공개한 롤러블 폰, 휴대폰을 세로로 세웠을 때는 위로, 가로로 세웠을 때는 옆으로 늘어나는 롤러블 폰이다. 실제 제품은 공개하지 않고 동영상 이미지만 공개됐다./사진제공=TCL 동영상 캡쳐.


◇디스플레이는 롤러블이 화제…멜라토닌 수치개선 조명도 눈길=이번 CEO의 핵심 주제는 최근 수년간의 관심사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았다. 가장 많은 혁신상을 받았던 디지털헬스 외에도 로봇, 자율주행, 5G, 스마트시티 등이었고, 이를 더 진화시키는데 초점이 맞춰졌다.

이를 구현하는 디지털 부품 중 디스플레이 분야에서 가장 눈길을 끈 것은 롤러블폰과 스크롤링 페이퍼 등 말 수 있는 디스플레이였다.

LG전자가 프레스 콘퍼런스 영상에서 보여준 '롤러블 폰'은 올해 말쯤 출시할 것으로 기대되는 가운데, 제품의 사양에 대해선 구체적으로 공개되지 않았음에도 최고혁신기술상을 수상해 눈길을 끌었다.

LG전자가 가로로 되 있는 상태에서 화면이 위로 늘어나고, 세로 상태에서는 옆으로 늘어나는 제품을 소개했다면, 중국의 TCL은 자사 제품 소개를 통해 세로로 세워진 휴대폰이 위로 늘어나고, 가로로 세워졌을 때는 옆으로 펼쳐지는 모습을 보였다. 6.7인치 스마트폰이 7.8인치로 확장되는 모습을 구현했다. 또 17인치 인쇄 OLED 스크롤 디스플레이를 발표하기도 했다.

다만 동영상으로 보여준 이 제품들이 실제 구현된 것인지, 그래픽으로 미래 기술을 보여준 것인지는 확인할 길이 없었다는 점이 아쉬운 대목이다.

멜라토닌 수치 조절 조명 LM283N+/사진제공=삼성전자

삼성전자의 혁신상 수상제품 중 LM283N+도 눈길을 끌었다. LM283N+는 자연광과 유사한 조명을 구현해 사용자의 멜라토닌 수치를 개선하는데 도움되는 혁신적인 실내 조명용 LED 솔루션이다.

삼성전자는 현대인의 다양한 라이프스타일을 고려한 건강한 빛, ‘인간 중심 조명’을 기치로 LM283N+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우리 일상생활에서 책상이나 침대 옆 등에 사용될 것으로 예상된다.

소니가 현재 2899.99달러에 판매하고 있는 반려견 로봇 아이보(Aibo)/사진제공=소니 아이보 홈페이지 캡쳐.


◇반려견 아이보 vs 반려견 음성분석 펫펄스 기술 승자는=3년 전 오프라인으로 진행된 CES 2018에서 참관자들의 사랑을 많이 받고, 손길을 많이 탄 것이 반려 강아지 아이보(Aibo)다. 일본 소니가 내놓은 로봇반려견인 아이보는 AI(인공지능)의 학습을 통해 인간의 친구가 될 수 있는지를 시험하는 상징이었다.

로봇 제어와 센서, 딥러닝의 총아로 불리는 아이보는 현재 2899달러(한화 약 300만원) 정도의 가격에 일반에 판매되고 있다. 하지만 기대와 달리 아이보가 기술력에 비해 선풍적 인기를 끄는 것은 아니다.

반려견의 대소변 등을 치우기 힘든 고령의 노인들의 건강체크나 긴급상황에서 신고 전달 매개체 등의 역할은 기대되지만, 인간과의 감성 공유 등에 대해서는 아직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이런 시점에 이번 CES에서는 이와는 대조적으로 살아있는 반려견의 음성을 분석해 감정을 해석하는 인공지능 기반 장치가 눈길을 끌었다.

반려견의 짖는 소리를 5가지 유형으로 분류해 감정을 알아내는 기기인 펫펄스. CES2021에서 최고혁신기술상을 받았다./사진제공=너울정보통신

최고기술혁신상을 받은 국내 벤처기업 '너울정보'의 펫펄스 기술은 반려견의 목에 착용하는 목걸이 형태의 기기다. 반려견의 짖음(음성)을 실시간으로 분석해 행복·슬픔·불안·분노·안정 등 5가지 감정을 해석해 반려견의 주인에게 이를 알려준다. 반려견과의 더 많은 공감을 이끌어낼 수 있는 기술로 아이보와는 또 다른 시도다.

너울정보는 서울대 연구소와 인공지능 딥러닝을 통해 견종별, 크기별로 3년 동안 1만여건의 음성을 수집해 데이터화한 결과를 음성인식 알고리즘을 개발했다. 이 기술을 통해 현재 80% 이상의 정확도를 확보했다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첨단기술의 미래를 보여주던 CES는 코로나19라는 완전한 시대의 변화를 보여줬다. 인간 상호간의 접촉이 줄어든 포스트 코로나 시대로 접어들면서 인공지능 운영체제(OS)인 사만다와 사랑에 빠지는 영화 'HER'(2014년 아카데미 각본상 수상)가 상상이 아닌 현실이 될 수도 있음을 보여준 시기다.

살아 있는 반려견을 대신하는 로봇 강아지 '아이보'가 우리 곁에 남을지, 유한한 생명을 가진 강아지와 살아 있는 동안 더 깊은 교류를 할 수 있도록 하는 펫펄스가 남을지, 인류의 기술진화는 그 갈림길 위에 서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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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동희 산업1부 선임기자 hunter@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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