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공화, 트럼프 탈당 후 제3당 후보로 차기 대선 출마 우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퇴임 이후 행보에 미국 정가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그가 하원에 이어 상원의 탄핵 심판을 앞두고 있지만, 정치적 재기를 노린 행보를 계속할 것이라는 게 워싱턴 정가의 전망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정치적 운명은 상원에서 탄핵소추안이 어떻게 처리되느냐에 따라 크게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조지아주 상원의원 선거 결선 투표에서 2명의 민주당 후보가 모두 승리함에 따라 상원의 의석은 민주 50석, 공화 50석이 된다. 상원에서 트럼프 대통령 탄핵소추안이 통과되려면 재적 의원 3분의 2의 찬성이 있어야 하고, 이를 위해서는 공화당 상원의원 17명이 이탈해 찬성표를 던져야 한다. 워싱턴 포스트(WP)는 16일(현지시간) 현재 트럼프 대통령 탄핵을 적극적으로 고려하는 공화당 상원의원이 12명가량이라고 보도했다. 상원에서 트럼프 대통령 탄핵안이 통과되는 게 쉽지 않은 게 현실이다. 또 그의 2024년 대선 출마를 막으려면 상원이 별도의 표결을 통해 그의 공직 출마를 제한해야 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퇴임하면 플로리다주에 있는 개인 휴양 시설인 마러라고 리조트에서 체류한다. 트럼프가 플로리다에서 조용히 골프나 하면서 시간을 보내지는 않을 게 확실하다. 워싱턴 포스트는 트럼프가 퇴임 후에도 성사 여부와 관계없이 2024년 대선 재출마를 위한 활발한 움직임을 보일 것이라고 전했다. 그가 재출마 입장을 견지해야 공화당과 정치권에 영향력을 계속해서 행사할 수 있기 때문이다. 여론조사 기관인 퓨리서치가 15일 공개한 조사 결과에 따르면 그의 지지자들에 의한 국회의사당 난입 사건과 하원의 탄핵안 가결의 여파로 일반 국민의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지지율이 그의 재임 기간 최저치인 29%로 떨어졌다. 그러나 공화당 지지자 중에서 그에 대한 지지율은 60%를 기록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공화당이 자신의 대선 재출마를 지원하지 않으면 공화당을 탈당하고, 제3당이나 무소속 후보로 차기 대선에 나갈 것이라고 협박할 수 있다고 WP가 분석했다. 그는 지난 2016년 대선 당시에도 그와 유사한 협박 발언을 했었다. 공화당 입장에서는 차기 대선에서 트럼프가 제3당 후보로 나서는 게 최악의 시나리오라고 WP가 지적했다. 공화당은 트럼프 대통령 퇴임을 앞두고, ‘친 트럼프’와 ‘반 트럼프’ 진영으로 양분돼 심각한 내분을 겪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오는 20일 조 바이든 대통령 당선인의 취임식에 참석하지 않고, 그날 오전에 공군 기지에서 화려한 퇴임식을 하는 ‘맞불 작전’을 불사한다.
워싱턴=국기연 특파원 ku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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