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시론] 경기도 제2차 재난기본소득 지급 결정..여권 '원팀 대응' 아쉽다

연합뉴스 2021. 1. 17. 12: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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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전국 최대 지방자치단체인 경기도가 모든 도민에게 제2차 재난기본소득을 지급하기로 했다. 코로나19 장기화로 힘들어하는 도민들의 고통을 덜어주고 소비 진작도 꾀하자는 경기도의회 제안을 이재명 지사가 수용하는 형식을 통해서다. 설 명절 전인 2월 초에 관내 도민 1인당 10만 원씩의 지역화폐 지급이 유력시된다. 특히 이번에는 인권단체와 국민권익위원회의 권고를 받아들여 관내 거주 외국인 58만 명에게도 혜택이 돌아가게 추경예산을 편성할 방침이라고 한다. 최근 경기도 포천에서 캄보디아 이주노동자가 비닐하우스에서 잠을 자다 숨진 사건이 있었던 만큼 열악한 환경에 있는 외국인 거주자에게도 온기가 전달된다면 좋은 일이 될 것이다. 소요 재원 약 1조4천억 원은 중앙정부에 손을 벌리지 않고 경기도가 자체 운용하는 기금으로만 충당할 계획이다. 방역상황을 저울질하며 제4차 재난지원금 문제를 더불어민주당 등 여권이 논의하는 와중에 경기도가 먼저 치고 나간 셈이다.

이번 재난지원금 지급 계획은 보편 복지의 '전도사' 격인 이재명 지사가 소신대로 밀어붙인 결과로 해석된다. 이 지사는 새해 초 여야 국회의원과 기획재정부 장관에게 서한을 보내 전 국민 재난지원금 지급을 호소했으나, 벽에 부딪히자 자신의 재량권 범위 내에서 독자노선을 걷는 모양새다. 실제 이 지사는 성남시장 재직 시절부터 납세자들에게 재정의 일부를 돌려주는 '현금 복지'를 자신의 트레이드마크로 부각해 왔다. 이번 결정도 그래서 그 연장선으로 받아들여진다. 지난해 4월 1차 재난지원금 지급 때도 전국민 보편지급을 주장하며 경기도 전 도민에 대한 재난기본소득 지급방침을 선제적으로 결정, 결국 중앙정부와 다른 지자체의 동참을 견인해 낸 학습효과도 있었을 것이다.

이번에도 비슷한 경로를 답습할 가능성이 열려 있으나, 여권 내 공기는 1년 전과는 많이 다른 것 같다. 이 지사의 정치적 위상이 그때와는 천양지차여서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이 지사는 여야 통틀어 1위에 오르는 등 고공행진 중이다. 여권 내에서 견제심리가 작동하는 것은 당연하다. 정세균 총리는 이례적으로 재난지원금 지급 문제와 관련해 '단세포적 논쟁'에서 벗어나자며 이 지사의 전국민 보편지급론에 일침을 가했다. 여당내 친문인 김종민 의원은 지자체별 재난지원 정책이 방역의 효율 저하와 지원금 양극화를 불러올 수 있다며 우려를 나타내기도 했다. 이 지사는 울산광역시와 전남 순천 등의 보편 지원 정책을 상기하며 경기도만 콕 짚어 문제 삼는 것은 이상하다는 취지의 반박을 했다. 하지만, 경기도와 이 지사가 갖는 상징성과 파급력을 생각한다면 직접 비교 자체가 성립되지 않는다는 점은 이 지사가 더 잘 알 것이다.

이 지사의 언행과 정책 방향을 놓고는 평가가 크게 엇갈린다. 감각적인 의제설정, 과감한 결정, '사이다' 추진력 등의 찬사가 있지만, 인기영합적 행보, 독선적 태도, 치고빠지기 전략구사 등의 비판도 적지 않다. 이번 제2차 재난기본소득 보편지급을 바라보는 시선도 긍정과 부정의 양극단으로 나뉜다. 부정 여론 중에는 경기도민들만 유독 고통받고 있는 것이냐라는 볼멘소리가 있다. 특히 재난지원을 대선후보 굳히기를 위해 도구화한다는 지적도 있는 게 사실이다. 그의 오래된 보편복지 신조를 고려하면 꼭 그렇게만 볼 일은 아니지만, 지금은 이 지사를 대선이라는 프리즘을 통해 볼 수밖에 없으니 나오는 비판일 것이다. 그렇다면 이 지사가 코로나19 방역과 관련해 여권내 '원팀 대응'이라는 대승적 명분을 염두에 둘 필요가 있어 보인다. 방역조건이 숙성될 때까지 이번 결정에 뜸을 들이는 융통성을 발휘해 보라는 말이다. 여야는 물론 중앙정부도 이 문제를 고민하고 있으니 이 지사의 경기도는 방역노력과 소비진작이 서로 충돌하지 않는 시점까지 일단 보조를 맞춰보고 그래도 영 아니다 싶으면 그때 가서 지급 여부를 결정해도 늦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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