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PL Discourse] '레스터서 400G' 이제는 '제1의' 슈마이켈

이형주 기자 2021. 1. 17. 1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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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스터 시티서 400경기 출전을 달성한 캐스퍼 슈마이켈

[STN스포츠=이형주 기자]

Discourse, 담론이라는 뜻이다.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EPL)에서는 별처럼 많은 이야기가 쏟아진다. 또 그 이야기들을 통해 수많은 담론들이 펼쳐진다. STN스포츠가 EPL Discourse에서 수많은 담론들 중 놓쳐서는 안 될 것들을 정리해 연재물로 전한다. 

-[이형주의 EPL Discourse], 23번째 이야기: '레스터서 400G' 이제는 '제1의' 슈마이켈 

이제는 제1의 슈마이켈이라는 별명이 어울리는 캐스퍼 슈마이켈(34)이다. 

레스터 시티는 17일(한국시간) 영국 이스트미들랜즈지역 레스터셔주의 레스터에 위치한 킹 파워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0/21시즌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EPL) 19라운드 사우스햄튼 FC와의 경기에서 2-0으로 승리했다.

이날 결승골을 넣은 제임스 매디슨을 비롯 다른 선수들에게 스포트라이트가 좀 더 쏠렸긴 했지만, 슈마이켈 역시 환상적인 활약을 펼쳤다. 선방은 물론 수비 라인을 조율하며 무실점 경기를 펼쳤다. 레스터 소속으로 치른 400번째 경기서 슈마이켈이 또 한 번 환상적인 모습을 보인 것이다. 

사우스햄튼전 이틀전인 15일 레스터 브랜든 로저스 감독의 경기전 공식 기자회견이 열렸다. 로저스 감독은 당연하게 400경기를 앞둔 슈마이켈과 관련된 질문을 받았다. 언론인들의 질문은 "그의 공적과 동시에 그가 어떤 사람인지 들려달라"였다. 

로저스 감독의 답변이 인상적이었다. 시작은 평이했다. 같은 날 영국 언론 <레스터 머큐리>에 따르면 로저스 감독은 "그는 매우 열정적인 사람이다. 또 빼어난 모습을 계속 보여주자고 동기부여와 노력을 유지하는 사람이다. 내가 팀을 지휘하는 이 순간에도 환상적인 활약을 펼치는 선수다"라고 운을 뗐다. 

브랜든 로저스 레스터 시티 감독

로저스 감독은 이어 캐스퍼 슈마이켈의 아버지 피터 슈마이켈의 이름을 꺼냈다. 로저스 감독은 "그는 항상 그의 아버지와 비교돼 왔다. 어린 청년에게 분명 쉽지 않은 일이었을 것이다. 얼마나 힘들었겠는가. 하지만 그는 자신을 향한 찬사를 (아버지의 후광이 아닌 자신의 능력으로) 커리어를 일궈 당연하게 만들었다"라고 극찬을 덧붙였다.

널리 알려져 있듯 캐스퍼 슈마이켈의 아버지인 피터 슈마이켈도 축구 선수였고 골키퍼였다. 그냥 흘러가는 선수가 아니었다. EPL 역사상 최고의 골키퍼로 거론되는 이가 피터 슈마이켈이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1998/99시즌 트레블의 주역이었다. 덴마크 국가대표팀에서의 활약도 뛰어나서 유로 92를 자신의 힘으로 우승시키기도 했다. 역대 최고의 골키퍼를 거론할 때도 포함되는 인물이다. 

캐스퍼 슈마이켈의 아버지이자 전설적인 골키퍼였던 피터 슈마이켈

로저스 감독의 말처럼 캐스퍼 슈마이켈은 아버지 피터 슈마이켈의 그림자와 싸워야 했다. 아버지와 아들은 서로를 끔찍이 사랑하는 부자였고 현재도 그러하지만, 캐스퍼 슈마이켈의 커리어에 있어 이는 전혀 다른 측면의 이야기였다. 

커리어 초기 스포트라이트를 받을 수 있었던 긍정적인 효과도 잠깐, 캐스퍼 슈마이켈은 아버지와 끝없이 비교를 당해야 했다. 맨체스터 시티 유스 출신인 그가 조 하트와의 경쟁에서 밀려 팀을 떠나는 전후로 조롱은 극에 달했다. 이를 버텨낸 것만 하더라도 대단하게 느껴질 정도다. 

물론 아직도 아버지가 이뤄낸 업적이 더 많고 또 이에 따라 비교를 당하는 그지만, 리즈 유나이티드를 거쳐 2011년 레스터에 합류하면서 자신만의 커리어를 만들기 시작했다. 그리고 2015/16시즌 마침내 아버지의 그림자를 지워내기에 이른다. 

레스터의 동화같은 우승을 이끌어낸 캐스퍼 슈마이켈

당시 덕장 클라우디오 라니에리 감독과 레스터 선수단은 EPL 우승 동화를 썼다. 직전 시즌 강등권 근처에 가기도 했던 레스터였지만, 1년 만에 반전을 이뤄내 우승을 차지했다. 한 명이 아닌 모든 선수들이 잘해 만든 결과였다. 슈마이켈의 지분 역시 확실했다. 그의 눈부신 선방들이 아니었다면 레스터의 우승은 상상 속에서나 가능했을 일인지도 모른다.

이번 400경기 출전의 위업을 달성하면서 슈마이켈은 이제 레스터 레전드로의 지위를 더욱 공고히 했다. 여전히 아버지와 비교를 하며 그를 깎아내리는 사람이 있지만, 적어도 레스터에서만큼은 이제 그보다 그의 아버지의 이름을 먼저 댈수는 없다. 

제2의 슈마이켈이 아닌, 제1의 슈마이켈이 된 캐스퍼 슈마이켈은 이제 더 큰 꿈을 꾼다. 레스터를 이끌고 다시 한 번 EPL 정상을 밟는 것. 혼돈의 올 시즌 EPL에서 마냥 불가능한 일은 아니다. 꾸준함이 무기인 레스터는 17일 현재 이미 2위로 한 경기 더 했지만 1위 맨유와의 승점 차가 1점에 불과하다. 

팬들과 구단이 함께 선물한 캐스터 슈마이켈 레스터 400경기 출전 기념 배너

제1의 슈마이켈이 어느 정도의 위업을 이뤄낼까. 물론 많은 위업을 달성할 수도, 현재의 상태로 멈출 수도 있다. 다만 분명한 것은 그가 전자를 위해서 묵묵히 나아가고 있다는 것. 비교에 시달리면서도 레스터 우승 위업을 만들어낸 그 때 그 모습이다.

사진=뉴시스/AP, 레스터 시티 공식 SNS

STN스포츠=이형주 기자

total87910@stnsport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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