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트DJ' 촉망받던 이낙연, 호남 민심 회복이 관건

정연주 기자 2021. 1. 17. 07:00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고향 호남서 지지율 반토막..호남 의원들 8일 이대표 면담
본선 경쟁력에 방점..4월 보궐선거 승부수·文 신년회견도 주목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후보였던 지난해 8월 12일 전남 곡성군 신리마을 침수 피해 현장을 찾아 소영민 제31보병사단 사단장과 인사를 나누며 격려하고 있다. 2020.8.12/뉴스1 © News1 황희규 기자

(서울=뉴스1) 정연주 기자 =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정치적 고향인 호남 민심이 흔들리고 있다. 이 대표에게 절대적인 지지를 보냈던 호남은 정부·여당에 대한 실망과 함께 이 대표를 다시 시험대에 올렸다.

한국갤럽이 지난 12~14일 전국 만 18세 이상 1000명에게 '차기 대통령으로 누가 좋다고 생각하는지'를 물은 결과, 이재명 경기지사를 택한 응답률은 23%, 윤석열 검찰총장은 13%, 이 대표는 10%였다.

호남(광주·전라) 지지율을 보면 이 대표는 21%를 기록해 이 지사(28%)에게 오차 범위 밖으로 밀렸다. 1년 새 최저 수준이다. 지난달에는 26%를 기록, 처음으로 이 지사(27%)에게 역전당했다. 이 대표는 총선 무렵이던 지난해 4월 호남에서 56%란 기록적인 지지를 얻었지만 10월 30%대 지지에 그친 데 이어 급기야 이달 20%대를 턱걸이했다.

다른 여론조사 기관인 리얼미터의 직전 발표치(지난해 12월)를 봐도 이 대표의 호남 지지율은 34.4%로 역시 1년 새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이 지사는 13.6%, 윤 총장은 14.5%였다. (이상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참고).

전남 영광 출신인 이 대표에게 호남은 정치적 기반을 닦은 심장과도 같은 곳이다. 호남 민심은 전남지사에 이어 최장수 국무총리로서 1년 가까이 대선주자 지지율 1위를 독주하는 이 대표를 두고 고(故) 김대중 전 대통령에 이어 다시 호남 대망론을 세울 적임자로 평가했다.

다만 '추미애-윤석열' 사태와 부동산 민심 악화로 문재인 대통령과 민주당 지지율이 하락하는 가운데, 이 대표가 예전과 달리 간혹 정무적 판단에서 삐끗하는 모습까지 노출하자 결집했던 민심이 술렁이기 시작했다.

특히 새해 벽두 꺼낸 두 전직 대통령의 사면론에 여권, 특히 호남 여론이 들끓었다. 광주가 지역구인 민형배 의원은 사면론을 비판하며 이재명 지사를 공개 지지해 파장을 일으켰다.

호남이 지역구인 일부 의원들은 지역 민심이 심상치 않자 지난 8일 이 대표를 찾았다. 이들은 "사면론 전제가 '적절한 시점에 법적 검토를 거쳐 한 번 해볼 수 있다'이지 않나. 당내 여론도 보고 결정할 문제인데 당장 사면할 것처럼 곡해됐으니 다시 분명하게 메시지를 내시라"는 취지의 의견을 전달했다. 이에 이 대표는 공감을 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대표와 가까운 한 의원은 뉴스1과 통화에서 "사면론에 대한 오해로 호남 지역의 반발이 거셌다. 단, 지난주에 최악의 국면은 지난듯하고 실제 여론도 좀 가라앉은 측면이 있다"며 "이 대표가 호남 지지율 때문에 굉장히 마음 아파하신다. 다른 지역도 아니고 호남이 흔들리는 것은 충격파가 크다. 어떻게든 다시 호남에 다가서는 노력을 하겠다고 생각하신다"라고 전했다.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2021.1.15/뉴스1 © News1 박세연 기자

이 대표는 4월 보궐선거와 코로나19 국면 회복으로 반전의 기회를 잡아야 한다. 가장 가까운 반전 포인트는 이달 중순에 예정된 문재인 대통령의 신년 기자회견이다. 문 대통령이 사면론과 이익공유제 등 이 대표의 행보에 힘을 싣는 여지를 남긴다면 외연 확장까지는 어렵더라도 최소한 이 대표에 등을 돌린 일부 지지층의 마음을 되돌릴 수 있다.

반등의 여지로 볼 때 일찌감치 지지율 하락을 겪고 있는 점을 긍정적으로 보는 시선도 있다. 한 측근은 "이 지사의 마음도 그리 편치만은 않을 것"이라며 "이 대표는 전통 지지층인 호남 민심도 다잡으면서 도약할 일만 남았다"고 말했다.

호남 민심은 결국 본선 경쟁력에서 앞선 이 대표에게 쏠릴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호남 지역의 한 의원은 "사면론에 갑작스럽게 지지율이 떨어진 상황은 아니다. 지난해부터 쭉 이어진 것"이라며 "이 대표에 대한 기본적인 지지는 여전하다"고 말했다.

다른 의원도 "호남은 정서상 본선경쟁력을 중요시하기 때문에 6~7월경 경선 레이스가 본격화하는 시점에서 다시 판단에 나설 것"이라며 "지금 지지율에 일희일비할 필요가 없다"고 강조했다.

jyj@news1.kr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