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증권 출범 4돌②] 지주 효자 '톡톡'..성큼 다가선 윤종규 '韓 메릴린치'

김종성 2021. 1. 17.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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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증권, IB·WM 부문 순항..은행·보험·카드보다 월등한 성장세
KB증권 서울 여의도 사옥 [사진=KB증권]

[아이뉴스24 김종성 기자]KB증권이 KB금융 계열사 가운데 가장 돋보이는 실적 성장세를 보여주며 지주사의 효자 노릇을 톡톡히 하고 있다. 기업금융(IB)와 자산관리(WM) 부문의 괄목할 만한 성장 속에 현대증권 인수 이후 은행과 증권이 결합한 '한국판 뱅크오브아메리카(BoA)메릴린치'를 만들겠다는 윤종규 KB금융그룹 회장의 꿈에도 성큼 다가섰단 평가다.

1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KB증권은 지난해 약 2조6천억 원의 인수금융을 주선했다. 이는 KB증권 내 인수합병(M&A) 전담 본부가 만들어진 이래 최대 실적이다. 업계 '빅2'인 미래에셋대우(약 3조 원)와 NH투자증권(2조9천억 원)과도 어깨를 나란히 하는 수준이다.

KB증권은 지난해 인수가격 5천억 원에 달하는 국내 폐기물 1위 업체인 코엔텍·새한환경의 인수금융을 단독 주선했다. 이 외에도 대성산업가스, 할리스F&B 등 굵직한 인수금융을 주선하는 등 M&A 시장에서 존재감을 과시했다.

여기에 올해 증시 입성을 앞둔 카카오뱅크, 카카오페이지, 원스토어, 호반건설, SK매직 등의 기업공개(IPO) 대표 주관 또한 맡고 있어 IB부문의 실적 성장세는 계속될 전망이다. 특히 KB증권이 유일하게 국내 대표 주관사로 이름을 올린 카카오뱅크는 공모금액만 수조 원에 달하는 IPO 초대어로 꼽힌다.

◆KB증권, 그룹 내 가장 높은 성장세…IB·WM 부문 순항 중

KB증권은 그룹 내에서도 단연 돋보이는 성과를 보이고 있다. KB금융그룹의 지난해 3분기까지 실적을 살펴보면 주요 계열사 중 KB증권이 가장 우수한 실적 성장세를 보였다. KB증권의 작년 3분기 연결기준 누적 당기순이익은 3천385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0.6% 급증했다. 이는 2019년 연간 당기순이익(2천580억 원)을 이미 넘어선 것이다.

같은 기간 KB금융그룹 계열사의 누적 당기순이익을 살펴보면, 그룹의 핵심인 KB국민은행은 전년 동기 대비 6.2% 감소한 1조8천824억 원에 그쳤다. KB손해보험(1천866억 원)은 20.2% 줄었고, KB국민카드(2천552억 원)는 1.7% 증가하는 데 그쳐 KB증권의 성장세는 그룹 내에서 더욱 두드러진다.

사업 부문별로는 IB와 WM 부문 모두 순항 중이다. KB증권은 국내 채권발행주관 부문에서 10년 연속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 지난해 3분기까지 KB증권은 채권발행 총 755건, 30조5천327억 원을 주관하며 시장점유율 16.12%로 1위다. 회사채발행 분야에서도 236건, 14조2천630억 원으로 시장점유율 23.99%, 선두를 유지하고 있다.

WM부문에서도 자산과 고객수가 가파른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KB증권의 리테일 고객자산은 작년 3분기 말 기준 94조 원으로, 연초 74조 원에서 20조 원가량 늘었다. 온라인고객 자산은 14조5천억 원이며 업계 최초로 선보인 구독경제 자산관리서비스 '프라임클럽'의 가입자도 2만3천 명을 넘어섰다.

◆KB금융그룹, '유니버설 뱅크'로 환골탈태…"비은행 수익비중 확대"

이처럼 그룹 내 효자 노릇을 톡톡히 하며 윤종규 KB금융그룹 회장이 꿈꾸는 '한국형 BoA메릴린치'에도 성큼 다가섰다. 윤 회장은 2016년 현대증권 인수 당시 KB증권을 은행과 증권을 결합한 '유니버설 뱅크'로 만들겠다고 선언한 바 있다. 전통적으로 소매 금융에 강점이 있는 국민은행과 IB에 강한 현대증권의 결합으로 시너지를 내겠다는 복안이었다.

미국의 상업은행인 BoA는 2008년 미국 최대 증권사인 메릴린치를 인수한 후 WM과 IB 수익비중을 두 배 넘게 끌어 올렸다. 윤 회장의 선언 후 KB금융그룹은 한 곳에서 은행과 증권 업무를 원스톱으로 처리할 수 있는 'WM 복합점포'를 도입해 그 규모를 꾸준히 늘리고 있다. 예대마진 중심의 은행업 수익성이 바닥을 치는 상황에서 은행 의존도를 낮추고 비은행 부문의 비중을 강화하기 위해서다.

금융권에 따르면 윤 회장은 최근 각 계열사 대표와 임원들이 참석한 경영전략회의에서 그룹의 중장기 경영전략 목표로 당기순이익에서 비은행 부문 비중을 40%까지 늘리겠다는 방침을 내비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방침은 이미 실적으로도 나타나고 있다. 작년 3분기 말 기준 KB금융그룹의 비은행 부문 실적 비중은 40.3%를 차지해 2019년 말 30.8% 보다 9.5%포인트 높아졌다. 비이자 이익 비중도 높아지며 3분기까지 KB금융의 전 계열사가 벌어들인 비이자이익(2조1천32억 원)은 순이자이익(7조1천434억 원)의 29.44%를 차지했다. 2019년 말 24.3%에서 1년 도 안 돼 5%포인트 넘게 성장한 셈이다.

비이자이익에는 증권업수입수수료 비중이 가장 크다. 여기에 최근 주식시장의 열기가 뜨거운 상황이어서 연말 실적까지 반영하면 비이자이익이 순이자 대비 30%를 넘어설 것으로 추정된다.

KB증권은 최근 WM·IB 부문의 성장세에 박차를 가한다는 방침이다. 박정림·김성현 KB증권 대표이사는 올해 신년사에서 "WM부문은 초저금리 환경의 지속, 비대면 채널 확대, 고객의 금융요구 다양화에 대해 고객 중심의 자산관리 역량 확대로 지난해 이룬 WM고객자산을 지속적으로 확대해 나가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IB부문은 포스트 코로나 이후 기업들의 사업구조 재편, 재무구조 개선 등에 대한 기업의 수요에 적극 대응해 채권발행시장(DCM), 주식자본시장(ECM), M&A 등 기업금융에서 있어 '트리플 크라운'을 달성이 필요하다"며 "변화된 부동산규제 정책, K-뉴딜 등 선제적 대응을 통해 업계 선도 IB로의 지위를 공고히 하고, 수익성 확대도 지속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종성기자 stare@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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