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갤러리] 비눗방울 움직인 휴대폰?..오연진 '라멜라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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꺾여 있는데 흐른다.
'라멜라 1'(Lamella 1·2020)은 그렇게 작업한 6점의 사진연작 중 한 점.
우크라이나 출신 영화감독 마야 데렌이 1958년 발표한 동명의 흑백 단편 댄스필름에서 전시명을 따왔다고 했다.
120×84㎝. 작가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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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건이 변화하는' 무빙 이미지 만들어
사진·회화·판화 갖는 매체 관계성 주목
영상서 캔버스 복제, 다시 암실서 사진
[이데일리 오현주 문화전문기자] 꺾여 있는데 흐른다. 멈춰 세웠는데 움직인다. 가뒀는데 넘치고, 붙들었는데 빠져나간다. 그림인지 사진인지 분간이 어려운 이미지의 변주다. 사실 헷갈린다면 성공한 거다. 작가 오연진이 최근 작업을 통해 꾸준히 드러낸 키워드가 ‘무빙’이고, 그렇게 만든 것이 ‘무빙 이미지’라니.
실제 이미지가 움직인다기보다 ‘조건이 변화하는 이미지’를 그리 정의한단다. 한마디로 ‘이미지는 고정된 게 아니라 계속 바뀔 수 있다’는 전제를 부여한 건데. 그에 걸맞게 작가는 사진과 회화, 판화 등이 갖는 매체의 관계성에 주목하며 장르를 넘나들고 있다. 가령 영상에서 캔버스로 복제했다가 다시 암실에서 사진으로 새겨 내놓는다면, 그것이 무빙이란 거다.
‘라멜라 1’(Lamella 1·2020)은 그렇게 작업한 6점의 사진연작 중 한 점. 검은 바탕에 비눗방울 형상을 담았다. 가운데 박은 둥근 사각 프레임 덕에 마치 휴대폰 광고에서 연출한 듯한 장면이 나왔다.
2월 3일까지 서울 강남구 영동대로 송은아트큐브서 여는 개인전 ‘밤의 눈’(The Very Eye of Night)에서 볼 수 있다. 우크라이나 출신 영화감독 마야 데렌이 1958년 발표한 동명의 흑백 단편 댄스필름에서 전시명을 따왔다고 했다. 잉크젯프린트. 120×84㎝. 작가 소장. 송은문화재단 제공.
오현주 (euanoh@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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