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주사고 무혐의, 피해자만 손해..경찰이 빠뜨린 건?
[앵커]
이런 얘기가 있죠. '술은 마셨지만, 음주운전은 아니다' 참 해괴한 말인데, 실제 이런 일이 벌어졌습니다. 음주운전으로 사고까지 낸 사람이 처벌받지 않은 겁니다. 단속 경찰이 절차를 지키지 않은 탓인데, 애꿎은 피해자만 손해를 보게 생겼습니다.
홍지용 기자입니다.
[기자]
도로를 가던 차량의 앞부분을 오른쪽에서 달려오는 차가 그대로 들이받습니다.
바닥에는 차량 잔해가 흩뿌려졌습니다.
가해 차량에서 앞범퍼가 통째로 떨어져 나가기도 했습니다.
지난해 10월 수원의 한 도로에서 벌어진 사고입니다.
가해 운전자는 34살 배 모씨.
당시 배씨의 혈중알코올농도는 0.09%로 면허취소 수준이었습니다.
배 씨는 1년 전에도 음주운전으로 벌금형을 선고받았습니다.
그러나 이번에는 음주운전 혐의로 처벌받지 않았습니다.
경찰 단속 지침에 따르면, 음주 측정 전 운전자가 입안을 헹굴 수 있게 반드시 물 200ml를 제공해야 합니다.
종이컵 한 잔 정도인데요.
그런데 이번 사건은 경찰이 물을 주지 않고 바로 호흡을 쟀습니다.
단속 지침을 어기다 보니, 음주 측정 결과가 증거로 인정받지 못한 겁니다.
경찰은 음주 운전자가 단속 중에 난동을 부리고 욕설을 해 서두르다 실수로 입을 헹구게 하지 못했다고 해명했습니다.
애꿎게 된 것은 피해자입니다.
음주가 무혐의가 되면서 원래 예상보다 피해자가 부담할 과실 비율이 더 커졌습니다.
돈으로 치면 200만원이 넘습니다.
[김재민/음주운전 사고 피해자 : 당연히 음주수치 나왔기 때문에, 이렇게 (무혐의 처분)될 거라고는 전혀 생각할 수 없었죠. 솔직히 마른 하늘에 날벼락 떨어진 것처럼. 제가 피해자일까 가해자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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