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2021년 빛낼 차민석‧문지영 "우린 전체 1순위! 기대해주세요"

민준구 2021. 1. 16. 15: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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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프볼=민준구 기자] 2020년 신인드래프트를 빛낸 예비스타 두 명이 2021년 새해를 앞두고 한 자리에 모였다. KBL·WKBL 신인드래프트 전체 1순위에 빛나는 서울 삼성 차민석과 부산 BNK 문지영이 그 주인공이다. 2000년대에 나란히 태어난 두 신인은 어느덧 성인이 되어 프로농구 코트에서 사회생활의 첫걸음을 걷게 됐다. 팀의 미래와 한국농구의 앞날을 책임질 스타로 낙점된 두 주인공. 과연 그들은 어떤 이야기를 담은 채 찾아왔을까.

※ 본 인터뷰는 농구전문매거진 점프볼 1월호에 게재된 글이며, 12월 9일에 진행되었음을 알립니다.

점프볼이 주선한 KBL·WKBL 전체 1순위의 첫만남
보통 남녀 학생선수들이 얼굴을 같이 볼 날은 많지 않다. 같은 장소에서 대회가 열리더라도 남녀 일정이 다르기 때문이다. 점프볼의 2019년 3월호를 장식한 서명진과 이소희 역시 스페인 사라고사에서 열린 FIBA U17 대회에서 첫 만남을 가졌을 정도로 이들이 인연을 쌓을 기회는 매우 적다. 차민석과 문지영도 마찬가지였다. 두 선수는 심지어 청소년 대회에서 만날 기회조차 없어 인터뷰 당일 처음 얼굴을 보게 됐다.

Q. 두 선수가 처음 만나는 자리라고 들었습니다. KBL, WKBL 전체 1순위 주인공이 같이 만나기도 쉽지 않은데 첫인상은 어땠나요.
차민석(이상 민석) 제가 많이 떨었나 봐요(웃음). 옷을 챙겨와야 했는데 까먹어 버렸어요. 다행히 (이규섭)코치님과 (김)동욱이 형의 옷을 입고 촬영을 할 수 있었는데 참 아쉬워요. 문지영 선수를 보게 돼서 그런가(웃음). 많이 떨었나 봐요. 그래도 평소 입는 옷과 비슷한 후드 티를 입으니까 마음이 조금 편해지네요.

문지영(이상 지영) KBL 전체 1순위 선수랑 같이 사진을 찍고 인터뷰를 하니까 신기한 것 같아요. 재미도 있었고 평생 잊지 못할 일이 됐어요.

Q. 두 선수 모두 삼성 트레이닝 센터와 인연이 있다면서요(삼성 트레이닝센터→인터뷰 장소).
민석 예전에 김현준 농구장학금을 받게 된 적이 있는데 아쉽게도 코로나19 때문에 직접 전달받지는 못했어요. 또 삼성 트레이닝 센터에서 미리 삼성 선배들과 만날 수 있었어요. 그런 경험을 미리 하지 못한 게 참 아쉬웠던 걸로 기억돼요.

지영 고등학교 때 삼성 트레이닝 센터에서 캠프가 있었어요. 2년 정도 참가했던 것 같은데 삼성생명 언니들과 같이 운동했던 기억이 있어요. 그때는 정말 신기하고 좋았는데 지금은 다른 팀이라고 생각하니까 느낌이 조금 이상해요.

Q. 프로 선수가 되면서 학생선수 때보다 더 많은 관심을 받고 있을 거예요. 언론은 물론 팬들의 관심이 많아진 걸 느끼고 있나요.
민석 사실 중고등학교 때도 인터뷰는 적지 않게 해서 괜찮을 줄 알았어요. 근데 신인 드래프트가 끝나고 나서 프로필 촬영, 그리고 공식 인터뷰를 하는데 정신이 하나도 없더라고요. 지금은 시간이 어느 정도 지나서 괜찮아졌는데 처음에는 어떤 말을 해야 될지도 모르겠고 또 떨리고. 지금도 적응 중이에요.

지영 신인 드래프트 이후부터 지금까지 이 정도로 인터뷰를 많이 해본 게 처음이에요. 정신도 없고 실감도 안 났는데 그래도 돌이켜보면 좋은 추억으로 남을 것 같아요. 만약 그때로 돌아갈 수 있다면 하고 싶은 말을 더 하고 싶어요.

Q. 이 자리를 통해 그 당시 하지 못했던 말을 남겨보는 것도 좋을 것 같은데요.
민석 고모들 이야기를 빼먹었어요. 또 류상준 선생님 이야기를 해야하는데 단상에 올라가니 아무런 생각도 나지 않더라고요. 끝나고 꾸중도 들었어요. 하하.

지영 전 중학교 때 농구를 알려주신 우정한 코치님께 감사하다고 말씀드리고 싶어요. 코치님도 섭섭하다고 하시더라고요. 죄송해요 코치님.

민석 저도 우정한 코치님 잘 알아요. 안남중에서 농구를 시작했을 때 지도해주셨던 분이에요. 잘해도 혼을 많이 내셔서 기억해요(웃음).

Q. 그렇다면 프로 진출 전과 후의 차이를 가장 크게 느꼈던 건 어떤 거였어요?
민석 학생선수 때는 하루 일과가 항상 같았어요. 오전에 자고 오후에 운동한 다음에 저녁 먹고 야간 운동이 전부였죠. 숙소 생활을 안 하다보니 3년 내내 특별할 것 없이 운동만 했던 것 같아요. 사실 관심도 없었어요. 만약 개인 생활을 더 하고 싶었다면 프로가 아닌 대학에 갔을 거예요. 형들이 대학보다 프로에 가면 예쁜 누나들이 줄을 선다고 하더라고요(웃음). 솔직히 안 믿었죠. 근데 신인 드래프트 이후부터 인스타그램이나 페이스북을 통해서 모르는 사람한테 연락이 오더라고요. DM(Direct Message)을 통해 관심이 있다고 하는 분들도 있어요. 굉장히 조심하고 있습니다.

지영 성인이 되고 또 프로 선수가 되면 생활이 자유로워지잖아요. 고등학교 때까지 숙소 생활을 해서 못해본 게 너무 많아요. 성인이 되고 나서는 자유롭게 돌아다닐 수 있고 또 하고 싶은 걸 마음껏 할 수 있으니까 조금 행복해요. 한 번 늦게까지 밖에서 놀아보고도 싶어요.

민석 전 늦게까지 못 놀겠더라고요. 몸이 익숙해진 건지 새벽 1시만 되면 졸려요.

Q. 차민석 선수는 또래 선수들이 대부분 대학에 많이 갔을 거예요. 주로 어떤 이야기를 해주나요.
민석 (양)준석이, (이)원석이, (박)무빈이 등 각자 대학 생활도 하고 농구도 하면서 잘 지내고 있어 기분 좋았어요. 근데 제가 유급을 해서 같은 학년 선수들의 경우에는 (김)동현이랑만 연락하는 편이에요. 특별한 대화는 없어요. 그냥 농구, 그리고 대학 생활에 대한 이야기 정도? 코로나19 때문에 특별할 수가 없기도 하죠.

Q. 문지영 선수는 그래도 친구들이 대부분 프로 진출에 성공했잖아요. 숙명여고 선수들은 모두 지명되기도 했고. 주로 어떤 대화를 나눠요?
지영 서로 각자 팀의 운동이 힘들다고 이야기해요(웃음). 또 언니들이 얼마나 잘해주는지도 중요하죠. 서로 자기가 더 힘들다고 싸우기도 해요. (Q. 우리은행 간 친구들은 어떤 이야기를 해요?) 엄청 힘들다던데요. 하하.

Q. 첫 월급은 받았어요? 다들 어떻게 관리할 생각인지도 궁금하네요.
민석 저는 아직 안 받았어요. 내년부터 계약이 적용돼서 올해는 기본급만 받는다고 하더라고요. 일단 부모님이 알아서 관리하실 것 같은데…. 근데 주변 친구들도 제 연봉에 자기 지분이 있다고 해서 쓰다 남으면 2~3만원 정도 될 것 같아요.

지영 부모님께 조금 드리고 제가 직접 관리해보고 싶어요. 다 드리면 제가 쓸 수 있는 돈이 없으니까요. 절반만 제가 따로 관리해보려고요. 처음 월급을 받았을 때는 옷을 정말 많이 산 것 같아요. 부모님께 선물을 못 해드렸는데 이번에 꼭 준비할 거예요.

차민석과 문지영이 바라본 삼성·BNK
차민석과 문지영은 각각 삼성과 BNK의 간판 신인선수다. 물론 아직 데뷔전 기회를 받지 못하고 있지만 현재보다 미래가 더 기대되는 유망주다. 신인선수들에게 가장 중요한 건 기량보다는 팀과의 궁합이다. 프로선수로서 몸담게 된 첫 팀, 과연 차민석과 문지영은 삼성과 BNK에 대해 어떤 첫인상을 가졌을까.

Q. 각자 삼성과 BNK에 몸담게 됐어요. 소개? 자랑? 간판 신인으로서 한 번 자신의 팀을 어필하는 시간을 가져볼까요.
민석 정말 만족하고 있어요. 삼성은 KBL에서 최고의 명문 팀이잖아요. 신인드래프트 전에 조금 걱정했던 게 바로 훈련 분위기가 강압적이지 않은 팀에 가고 싶다는 거였어요. 근데 삼성은 자유롭잖아요. 개인 훈련 시간도 많고 또 야간 훈련도 자율이에요. 자신이 알아서 할 수 있는 기회를 주는 거라고 생각합니다. 또 형들이 굉장히 재밌어요. (김)한솔이 형, (배)수용이 형이 대표적이죠. 수용이 형은 인터뷰할 때 꼭 자기 이름을 말해달라고 하더라고요. 삼성은 밥도 맛있어요. 개인적으로 최고의 팀에 들어온 것 같아요.

지영 BNK는 코치님들이 포지션별로 다 계셔서 많은 도움을 받을 수 있어요. 운동할 때 필요한 부분을 세세히 알려주셔서 감사해요. 또 분위기도 좋고요.

Q. 아쉬운 부분은 없을까요.
민석 있기는 하지만 말해도 될지…. 유니폼에 이름이 없어서 조금 아쉬워요. 제 이름 세글자가 들어간 유니폼을 입고 뛰면 더 좋을 것 같아요.

지영 유니폼이 조금 짧은 것 정도? 그래도 뛸 때는 편해요.

Q. 혹시 신인 드래프트 전에 가고 싶었던 팀이 따로 있었나요.
민석 가고 싶었던 팀보다 무서웠던 팀은 있었어요. 팀 이름을 직접 말하기는 조금 그렇고 훈련 분위기가 많이 무거운 팀이라고 해야 하나. 또 굉장히 강도가 센 팀들이 있잖아요. 사실 삼성이 가장 좋은 팀이었죠. 제가 운동을 하면서 한 번도 빨간색 유니폼을 입어본 적이 없어요. 또 파란색을 좋아하기도 하고요. 어렸을 때부터 삼성이란 팀을 좋아했어요. 2016-2017시즌 챔피언결정전 때 삼성을 응원하기도 했으니까. 그래서 전체 1순위 후보로 제 이름이 언급됐을 때 내심 기분이 좋기도 했어요.

지영 주변에서 BNK에 갈 것 같다고 말을 많이 해서 어느 정도 생각은 하고 있었어요. 운동이 힘들다고 소문이 나서 걱정이 조금 되기는 했죠. 근데 주변에서는 잘 어울린다고 해주더라고요. 신인 드래프트 때 BNK에 지명되면서 운명이라고 생각했어요. 그거 아세요? 두 번째 공도 BNK가 나왔어요. 전 어떻게든 BNK에 갈 운명이었나 봐요(웃음).

Q. 가장 잘해주는 사람은 누구예요?
민석 모든 형들과 고루고루 친해지고 있어요. 고참 형들에게는 아직 다가가기 어려운 부분이 있지만 한솔이 형이나 수용이 형, 그리고 (이)재우 형, (강)바일이 형, (김)진영이 형한테는 장난도 많이 치고 있어요. 시간이 지나면 더 가까워질 것 같아요. 너무 고맙죠.

지영 재활 중이라서 아직 언니들과 가깝게 지낼 시간은 없었어요. 근데 (김)선희 언니가 재활조에 있을 때 대화를 많이 하면서 친해졌어요. 같이 지낸 시간이 많아서 그런지 잘 챙겨줘요.

Q. 막내라서 좋은 점, 그리고 안 좋은 점도 있을 것 같아요.
민석 원래 남자농구는 대학 4년을 마치고 프로에 오잖아요. 근데 4년을 일찍 오니까 어린 아이처럼 보는 시선이 있는 것 같아요. 또 옆 체육관에 삼성생명 누나들이 잘해줘요. 형들도 너무 편하게 해주다 보니 코치님들한테 혼난 적도 있어요. 어린 선수가 아닌 프로 선수라는 말을해주셨죠. 전체적인 분위기를 따라가는 것 빼고는 괜찮아요.

지영 같이 들어온 (고)세림이랑 서로 의지하면서 지내고 있어요. 미성년자여서 그런지 언니들이 아기 같다고 해요(웃음). 그러면서도 잘 챙겨줘서 항상 감사하죠.

Q. 아직 데뷔전을 치르지 못해 아쉬움이 많을 것 같아요. 만약 기회가 주어진다면 어떤 경기를 하고 싶나요.
민석 드래프트 동기 형들이 대부분 데뷔전을 잘 치렀잖아요. 조금 부담이 돼요. 많은 분들이 제게 조급해하지 말라고 하시지만 그래도 내심 잘하고 싶은 마음이 큰 건 어쩔 수 없나 봐요. 만약 기회가 주어진다면 자신감을 보여주고 싶어요. 기록을 떠나 떨지 않는 모습을 보여주면 다음 기회가 빨리 오지 않을까요.

지영 전체 1순위인데 언제 뛰냐고 묻는 분들이 많아요. 그런 이야기를 들으면 부담이 되죠. 근데 몸이 안 되어 있으니까 기다려야 할 것 같아요. 진안 언니가 많이 힘들어하는데 조금이라도 편해질 수 있도록 도움이 되고 싶어요.

Q. 2020-2021시즌이 끝나면 각자 어떤 자리에 서 있을 것 같나요.
민석 신인선수다 보니 많은 기회를 받기는 어렵겠죠? 그래도 주변에서 송교창 형과 비교를 하셔서 그런지 그때 영상을 자주 봐요. 송교창 형이 데뷔 시즌 때 몇 경기에서 굉장히 눈에 띄는 활약을 했더라고요. 그것처럼 저 역시 경기에서 형들에게 해가 되지 않는 플레이를 하고 싶어요.

지영 저도 언니들에게 피해가 되지 않는 선에서 도움을 주고 싶어요.

Q. 마지막으로 서로를 위해 덕담 한 마디씩 전해볼까요? 언제 다시 볼지모르잖아요.
민석 센터면 상대가 가만 놔두지 않을 텐데…. 저 역시 고등학교 2학년 때까지 센터를 해봐서 잘 알아요. 골밑이 장난 아니라는 걸. 상대에게 잘 안 맞고 잘 피해서 다치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지영 농구를 정말 잘한다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어요. 그러니까 전체 1순위가 됐겠죠? 꼭 잘했으면 좋겠어요. 다치지 않고!

차민석 프로필_
2001년 9월 16일생, 포워드, 199.6cm, 안남중-제물포고

문지영 프로필_
2002년 5월 9일생, 센터, 183.3cm, 숙명여중-숙명여고

# 사진_ 유용우 기자

점프볼 / 민준구 기자 minjungu@jumpbal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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