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혜운 기자의 드라마를 마시다] 펜트하우스 퀸, 천서진의 데일리 와인은 미국 나파밸리의 '쉐이퍼'

이혜운 기자 입력 2021. 1. 16. 15:23 수정 2021. 1. 16. 15: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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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종영한 SBS 드라마 ‘펜트하우스’ 시즌 1에서 펜트하우스를 차지한 최종 승자는 여왕벌 천서진(김소연)이었다.

그녀는 아버지의 청아재단을 차지하고, 심수련(이지아)를 죽인 주단태를 돕고, 오윤희(유진)을 감옥에 넣는데 성공한다. 그리고 펜트하우스에서 주단태와 와인을 마시며 이런 말을 듣는다.

“이제야 확실해졌어. 당신은 내 최고의 파트너야.”

대한민국 집값 1번지 ‘헤라팰리스’에서 벌어지는 내용 답게 드라마 등장인물들은 와인을 즐겨 마신다. 대표적인 인물이 명문 사학재단 딸이자 국내 대표 프리마돈나 출신인 천서진이다. 그녀는 첫 회에서 헤라팰리스 주민들을 초대한 홈파티를 위해 셀러에서 와인 두 병을 꺼낸다. 셀러에 가득찬 그녀의 데일리 와인은 ‘쉐이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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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대표 컬트 와인인 ‘쉐이퍼'는 미 일리노이주 그랜코에서 1924년 태어난 존 쉐이퍼가 만든 와인이다. 그는 17세에는 제2차 세계 대전에 참전해 ‘B-24 폭격기'를 조종한 군인이었고, 종전 후에는 코넬대에서 학위를 받은 후 시카고의 교육 출판사 ‘스캇, 포어스만&코퍼레이션(Scott, Foresman& Co.)’에서 부사장까지 지낸 기업인이었다.

이후 48세에 와인 사업을 시작해 1978년 만들어 1981년 첫 출시한 ‘쉐이퍼 빈야드 카베르네 쇼비뇽’이 큰 성공을 거두었다. ’2002 쉐이퍼 빈야드 카베르네 소비뇽 힐사이드(2002 Shafter Vineyards Cabernet Sauvignon Hillside)’는 로버트 파커가 100점을 주기도 했다.

천서진 데일리와인은 쉐이퍼 빈야드에서 1999년 처음 출시한 브랜드 ‘릴렌트리스’다. 이름처럼 끈질기게 품질 좋은 와인을 생산하겠다는 뜻으로 가격은 100달러(약 11만원) 안팎이다. 감초, 후추 등 향신료와 강한 타닌의 맛 속에도 우아함이 느껴진다. 천서진 캐릭터 같다.

이 와인을 마시다가 심수련이 고급 피칸파이를 사와 심기를 거스르자 남편인 의사 하윤철(윤종훈)에게 말한다.

“가서 보르도 와인 좀 가져와요. 좋은거 같이 마시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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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서 하윤철이 가져가는 보르도 와인 라벨은 잘 보이지 않는다. 심지어 사람들 앞에서 자신을 망신준 남편에게 따지러 온 천서진이 한 병을 던져 깨뜨리기도 한다. 어차피 보르도 와인은 저렇게 금방 열어 마시면 그 맛을 잘 느낄 수 없다.

극 중에서 보르도 와인을 좋아하는 것으로 나오는 사람은 펜트하우스의 주인 주단태다. 하윤철은 그를 따라 그가 좋아하는 보르도 와인을 마시는 걸로 나온다.

보르도 와인은 맛이 단단해 금방 열어 마시기엔 좋지 않다. 그래서인지 주단태가 와인을 마시는 장면에서는 디캔터가 자주 나온다. 그는 천서진과 바람을 필 때도 늘 와인을 곁들이고, 그 와인은 디캔터에 담겨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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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캔터는 병에 든 와인을 담는 용기다. 옛날에는 와인 여과 기술이 발달하지 못해 찌꺼기를 걸러내기 위해 디캔팅을 했다. 그러나 지금은 오랜 시간 기다려야 절정에 오르는 고급 와인을 이른 시기에 마시기 위해 사용한다. 공기와의 접촉을 늘려 와인의 맛과 향을 빨리 끌어 올리는 ‘브리딩’을 하기 위해서다. 디캔터는 그 병 모양에 따라 다양한 이름이 붙는데, 극중 주단태가 즐겨 사용하는 디캔터는 ‘스완(Swan, 백조)’이다.

집에 늘 와인이 넘쳐나다보니 아이들도 와인을 가지고 논다. 청아예고에 수석 입학하고 자신들에게 대학생이라고 거짓말한 민설아(조수민)를 골탕먹이기 위해 봉고차에 가둬놓고 뿌리는 술은 샴페인 ‘돔페리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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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LVMH그룹이 소유한 상큼하면서도 무게감 있는 고급 샴페인의 대명사다. 2차 발효 과정에서 샴페인 병 폭발 문제를 해결한 수도승 ‘돔 페리뇽’의 이름을 따왔다고 한다.

드라마가 결말을 향해 달려갈 때 부모님의 불륜, 사랑하는 남자 주석훈(김영대)의 외면에 상처받은 하은별(최예빈)이 자살하려고 약과 함께 마신 술도 천서진의 데일리 와인인 ‘쉐이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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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서진이 세상에서 가장 사랑하는 딸 하은별이 스스로 목숨을 버리기 위해 선택한 도구가 엄마가 사랑한 와인이었다니. 시즌 2에서 펼쳐질 이 모녀의 이야기가 기다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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