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용 한파에 주부·노인도 취업 대기.. 잠재구직자 한 달새 20만 증가, 역대 최대
서울 영등포구에 사는 주부 김모(61)씨는 요즘 밤잠을 설친다. 남편은 퇴직하고 연금과 월세로 먹고 사는데 손에 들어오는 돈은 자꾸만 주는데 세금 부담은 늘고 있기 때문이다. 30대 아들은 취직이 안돼 집에서 놀고 있다. 김씨는 “나라도 나가서 돈을 벌어야 하나 생각에 고민이 많다”고 했다.
고용 한파가 장기화 하면서 김씨처럼 ‘나라도 일해서 살림에 보태겠다’는 주부와 노인이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6일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 12월 우리나라 잠재구직자는 199만3000명으로 2015년 통계 작성 이후 가장 많았다. 1년 전(154만명)보다 45만3000명(29.4%) 늘어 증가 폭도 최대를 기록했다. 잠재구직자는 최근 4주간 구직 활동을 하지 않아 실업자는 아니지만 취업을 희망하고 당장 취업이 가능한 사람을 말한다.
코로나 사태에도 180만명 안팎을 오르락 내리락하던 잠재구직자는 작년 12월 급증했다. 작년 11월 179만8000명이었는데 한 달 만에 199만3000명으로 19만5000명(10.8%) 증가했다. 19만5000명은 통계 작성 후 최대 증가 폭이다. .
잠재구직자는 청년층보다는 중장년층 이상에서 많이 늘었다. 성별·연령별로 살펴보면 60대 이상 여성이 가장 많이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작년 11월 13만5000명이었는데 한 달새 16만1000명으로 2만6000명(19.3%) 증가했다. 이어 50대 남성(19.0%), 40대 여성(15.5%) 등의 순으로 많이 늘었다.
이를 두고 통계청 관계자는 “고용 한파가 길어지면서 집에 있던 주부나 은퇴한 노인들까지 취업 부담을 느끼고 있다는 얘기”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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