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AL 네트워크] '리버풀을 바꾼 명장' 클롭, PL 200경기 맞이한다

김현민 2021. 1. 16. 12: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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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닷컴] 글: 마이클 리드/편집: 김현민 = 명장의 반열에 오른 위르겐 클롭 감독이 리버풀 지휘봉을 잡고 프리미어 리그(이하 PL) 개인 통산 200경기를 앞두고 있다. 기념비적인 경기를 앞두고 클롭이 리버풀에 가져온 변화를 기록을 통해 분석해 보도록 하겠다.

2010년 5월 2일로 기억을 되돌려보자. 당시 리버풀은 라파엘 베니테스 감독이 지휘하고 있었고, 결국 우승을 차지하게 되는 첼시에 홈 패배(0-2)를 당하며 7위로 추락했다. 이로부터 PL 200경기가 지나 위르겐 클롭이 리버풀 감독에 부임했다.

지금은 2021년 1월, 클롭 감독이 리버풀에서 PL 200번째 경기를 앞두고 있다. 이 기념비적인 경기의 상대는 바로 앙숙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하 맨유)이다.

클롭 감독 부임 이후로 리버풀의 변화는 극적이었다. 베니테스 감독의 마지막 두 경기와 로이 호지슨, 케니 달글리시, 브렌던 로저스 감독을 거치는 동안 리버풀은 PL 200경기에서 94승 48무 58패를 기록했다. 이와 대조적으로, 클롭 감독이 지휘한 199경기에서는 127승 47무 25패를 기록했다. 승리는 33회 늘어나고, 패배는 33회 줄어들었다. 승점은 98점을 더 얻었다.


클롭은 PL에서 채 200경기를 지휘하기도 전에 127승으로 대부분의 감독이 첫 200경기에서 거둔 승리를 앞질렀다. 대회 역사상 첫 200경기에서 클롭보다 많은 승리를 거둔 감독은 부임 직후 첼시에 연달아 우승을 안겼던 주제 무리뉴가 유일하다(137승).

이러한 성과는 클롭 부임 직전 리버풀의 성적과 비교해보면 더욱 대단하다. 무리뉴는 클라우디오 라니에리 감독 체제에서 이전 시즌 2위를 기록했던 첼시를 물려받았고, 알렉스 퍼거슨 감독은 1992/93 시즌 PL 출범 당시 이미 맨유에 부임한 지 6시즌이 지난 시점이었다. 맨체스터 시티(이하 맨시티) 역시 펩 과르디올라 감독 부임 이전 5시즌 동안 두 번의 PL 우승을 경험한 팀이었고, 해당 기간에 2위 밑으로는 딱 한 차례 내려갔을 뿐이었다.

심지어 리버풀도 베니테스 감독 부임 이전 10년간 여덟 번이나 4위 이상을 기록했다. 그러나 클롭이 부임할 당시의 리버풀은 달랐다. 이전 6년간 4위 이상을 기록한 건 딱 한 번이었다. 다른 감독들과 비교하면 시작점이 달랐다는 이야기다.


리버풀로 오기 전 클롭은 어려운 조건에서 성공을 거두는 감독으로 명성을 쌓았다. 2004년 만년 하부 리그 팀 마인츠를 구단 역사상 첫 분데스리가 승격으로 이끌었고, 2000년대 말 암흑기에 시달리고 있던 보루시아 도르트문트에게 2011년과 2012년에 2연속 분데스리가 우승을 안기며 황금기를 이끌었다. 이러한 성과가 리버풀의 운명을 바꾸는 데 많은 도움이 됐다.

감독으로서 클롭의 발전은 분명하다. 분데스리가 첫 200경기(마인츠 102경기, 도르트문트 98경기)에서 클롭은 81승 57무 62패를 기록했고, 도르트문트만 따지더라도 분데스리가 첫 200경기에서 117승 48무 35패를 기록했다. 이는 인상적인 기록이지만, 리버풀에서는 PL 199경기에서 127승을 거둬 새로운 반열에 올라섰다. 이미 리버풀 감독으로서 PL 최다 승리 기록을 갈아치운 클롭이다.

그렇다면 선수들은 어떨까? 클롭 밑에서 PL 최다 출전을 기록한 다섯 명 중 세 명(호베르투 피르미누 186경기, 제임스 밀너 151경기, 조던 헨더슨 142경기)은 클롭이 부임한 2015년 10월 이전에 리버풀에 입단한 선수들이다(그 외 2명은 조르지뇨 바이날둠 158경기, 사디오 마네 143경기).

먼저 호베르투 피르미누는 브렌던 로저스 감독이 부임했던 당시 영입했던 선수로, 클롭 감독 아래에서 PL 199경기 중 93%에 출전하며 '믿을맨'으로 자리 잡았다. 주장인 헨더슨과 부주장인 밀너는 각각 케니 달글리시와 로저스 감독 시절에 영입됐는데, 둘 모두 클롭 감독 밑에서 가장 많은 PL 출전을 기록 중에 있다. 헨더슨은 2008년 선덜랜드 소속으로, 밀너는 2002년 리즈 유나이티드 소속으로 데뷔한 바 있다.

클롭이 기존의 선수들을 발전시킨 것은 리버풀의 성공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헨더슨은 2019/20 시즌 기자협회(PFW) 선정 올해의 선수에 당당히 이름을 올렸고, 30년 만의 1부 리그 우승을 차지한 리버풀 팀의 주장으로 역사에 이름을 남겼다. 헨더슨이 스티븐 제라드에 이어 주장이 됐을 때만 해도 이러한 성공을 예상한 사람은 거의 없었을 것이다.

선수 영입도 완벽에 가까웠다. 사디오 마네, 모하메드 살라와 같은 핵심 영입은 리버풀을 한 단계 발전시켰다. 마네와 살라가 피르미누와 함께 공격 삼각편대를 구성해 발을 맞추기 시작한 2017년 8월 이래로 세 선수는 리그에서 도합 183골을 득점했다. 이들은 2017/18 시즌 이래로 유럽 5대 리그에서 가장 많은 골을 넣은 트리오다. 바르셀로나의 리오넬 메시(106골), 루이스 수아레스(62골), 필리페 쿠티뉴(15골)만이 리버풀 삼각편대와 같은 183골을 넣었다.


쿠티뉴는 2018년 바르셀로나로 떠나며 클롭 감독 부임 이후 가장 중요한 이적 선수가 됐다. 클롭 감독 체제에서도 PL에서 공격 포인트 4위를 기록했던 쿠티뉴는 막대한 이적료를 안기며 리버풀이 수비를 보강하는 데 도움을 줬다. 쿠티뉴의 이적 자금으로 영입된 선수들이 바로 수비수 버질 판 다이크와 골키퍼 알리송 베케르다.

판 다이크가 2018년 1월 리버풀에 입성하기 이전까지 리버풀은 클롭 감독이 지휘한 PL 91경기에서 110골을 실점(경기당 1.2실점)했다. 하지만 판 다이크 데뷔 이래로는 108경기에서 86실점, 경기당 0.8실점으로 줄어들었다.

알리송은 2018년 여름에 합류했는데, PL 81경기에서 57골을 실점했다. 경기당 0.7실점이다. PL 역사상 5000분 이상 출전한 골키퍼 중 가장 실점 빈도가 낮은 선수가 바로 알리송이다(127분당 1실점).

두 측면 수비수 앤드류 로버트슨과 트렌트 알렉산더-아놀드 또한 언급하지 않을 수 없다. 로버트슨은 강등팀 헐 시티에서 영입됐고, 알렉산더-아놀드는 리버풀 유소년팀 출신이다. 두 선수는 측면 수비수의 역할을 재정립할 정도로 뛰어난 활약을 펼치고 있다.

PL에서 로버트슨은 33도움, 알렉산더-아놀드는 28도움을 기록 중이다. 두 선수가 동시에 출전하기 시작한 2017년 9월 이래로 둘 모두 도움 기록의 최상위권에 자리하고 있다. 이 기간 이들보다 많은 도움을 기록한 선수는 맨시티의 케빈 데 브라이너(45도움)가 유일하다. 하지만 데 브라이너는 미드필더이고 로버트슨과 알렉산더-아놀드는 수비수다.

이러한 기록들을 보면 클롭 감독이 공수에 걸쳐 모든 부분의 균형을 잘 맞춰놓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공격 삼각편대, 중원의 리더십, 측면 수비수들의 창의성, 단단한 수비까지 클롭의 리버풀은 모든 것을 갖추고 있다.

클롭 감독의 200번째 PL 경기로 맨유와의 맞대결은 안성맞춤이다. 리버풀보다 1부 리그 우승이 많은 유일한 팀이자 PL에서 리버풀에게 가장 많은 패배를 안긴 상대가 바로 맨유다. 사실 클롭 감독도 맨유를 상대로 경기당 승점 1.22점밖에 따내지 못하면서 다른 어떤 상대보다 약한 모습을 보여왔다.

리버풀과 맨유의 맞대결에서 승리한 팀은 PL 선두가 된다. 클롭의 200번째 경기라는 명분 외에도 동기부여는 어느 때보다 충분하다. 이 경기는 한국 시간 1월 18일 새벽 1시 30분에 리버풀 홈구장 안필드에서 열린다. 이 중요한 일전에서 클롭이 200경기를 승리로 마무리할 수 있을 지 관심있게 지켜보도록 하자.


번역: 이용훈 (스태츠퍼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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