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위트홈' 김남희, 낭만의 힘 [인터뷰]

최하나 기자 2021. 1. 16. 1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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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위트홈 김남희

[티브이데일리 최하나 기자] "연기를 하면 대학은 못 가더라도 뭐라도 하지 않을까 싶어서 시작했어요. 솔직히 말하면 멋있게 살고 싶다는 막연한 낭만으로 시작했죠." 배우 김남희를 이 길 위에 올려놓은 건 낭만은, '스위트홈' 재헌의 동력이 됐다. 재난 상황에서 어딘가에는 재헌 같은 인물이 있을 거라는 막연한 낭만을 품게 하는 힘. 김남희가 '스위트홈'으로 시청자들의 폭발적인 호응을 이끌어낼 수 있었던 건 이 낭만이 지닌 힘이 아닐까 싶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스위트홈'(극본 홍소리·연출 이응복)은 은둔형 외톨이 고등학생 현수(송강)가 가족을 잃고 이사 간 아파트에서 겪는 기괴하고도 충격적인 이야기를 그린 작품으로, 동명의 인기 웹툰을 원작으로 한다.

재난 상황에 놓인 그린홈 주민들의 생존을 그린 '스위트홈'은 넷플릭스를 통해 전 세계 190여 개국 시청자들의 호평을 이끌어내며 K-콘텐츠의 위상을 이어나가고 있다. 그중 가장 많은 화제의 중심에 오른 인물이 있다. 극 중 선과 정의에 대한 강력한 믿음을 가진 정재헌을 연기한 김남희다.

알코올 중독자였지만 신앙을 만나 회개하고 국어교사로서 성실히 삶을 살아가다가 재난과 맞닥뜨린 후에는 도검으로 그린홈 주민들을 구하기도 하고, 지수(박규영)와의 로맨스까지. 단 한 가지 단어로는 설명할 수 없는 정재헌의 다양한 모습들을 하나로 연결시키기 위해 김남희가 선택한 것은 담백하게 연기하는 것이었다.

김남희는 "재헌을 묵묵하게 자신의 길을 가는 인물로 보여주려 했다. 후반부에 이 사람이 남들을 위해 희생할 수 있는 준비된 사람이라는 걸 보여주고 싶었다"고 했다.

김남희의 담백한 연기는 정재헌의 문어체적인 대사를 자연스럽게 극에 녹여내는 데 한몫했다. 자칫 연극톤으로 튈 수도 있는 재헌의 대사를 김남희는 차분하고 담담한 어조로 소화해 냈다. 이에 김남희는 "그 대사들을 마치 제 스스로 부끄럽다고 느끼면서 멋있는 척을 하면서 그 대사를 했으면 오글거렸을 것 같다"면서 "자연스럽고 담백하게, 이 사람은 마치 그런 말을 할 것 같은 사람이라고 생각하고 대사를 준비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는 "물론 대본을 처음 받았을 때는 당황스러웠다"고 말하며 웃어 보였다.


정재헌은 괴물과 죽음에 대한 공포, 타인에 대한 불신이 가득한 공간에서 남을 위해 목숨을 거는 이타적인 인물이다. 괴물과의 사투에서 항상 선봉에 서서 도검을 휘두르는 정재헌은 '스위트홈'에 등장하는 여러 인간군상들 중 단연 눈에 띌 수밖에 없다. 각자의 생존만을 위하며 이기심만 남은 그린홈에서 정재헌의 존재는 비현실적이지만, 그럼에도 어딘가에는 있다고 믿고 싶을 정도로 이상적이다.

김남희도 남을 위한 희생정신이 강한 정재헌을 처음 접했을 때 "사실 현실에서 일어날 수 없는 일이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가끔 사회면에서 등장하는 의인이나 시민 영웅들의 사연을 생각하면 마냥 없는 인물이라고 생각하지는 않았다고.

이어 김남희는 "저도 재헌이처럼 할 수 있을까 생각해 보면 계획하고는 그럴 수 없을 것 같다"면서 "아마 재헌이도 제 생각과 마찬가지로 순간의 상황에 충실했던 것 같다. 여기서 자신이 유일하게 싸울 수 있는 인물이고, 힘이 없는 여자들이 1층에 남아있었고, 열심히 싸워서 괴물을 물리쳐야 한다는 목적성이 있었을 것이다. 싸우다 죽어야겠다는 생각은 아니었을 것이다"라고 했다.

정재헌 캐릭터가 많은 사랑을 받을 수 있었던 것도 그의 남다른 이타심 때문이었을지도 모른다. 현실은 너무나 각박하지만, '스위트홈' 세상에는 정재헌이라는 낭만이 있으니 말이다. 그 낭만을 열연으로 완성한 김남희에 호평이 이어지는 건 당연한 일인지도 모른다.


"이렇게 많은 사랑을 받을 줄은 정말 예상 못했어요. 사실 재헌이는 이 드라마의 전체적인 주인공도 아니고 사람들을 위해서 도와주는 말 그대로 조연일 뿐이잖아요. 이렇게까지 사랑받을 거라는 생각을 못했죠. 연기적으로도 부족했다고 스스로 생각해서 큰 기대가 없었거든요. 감독님이 잘 만들어주신 덕분인 것 같습니다."

김남희는 '스위트홈'의 영광은 '스위트홈'에 묻어두고 싶다고 했다. 특별한 의미를 부여하면서 지나치게 몰입할 자신을 경계하기 위함이었다. 김남희는 "연기한다는 게 저한테는 그냥 직업이지 특별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모두가 각자의 직업에서 최선을 다하듯이 저도 최선을 다할 뿐이다"라면서 "작업이 끝나면 의미를 두지 않는 편이다. 잊을 건 잊고, 새로운 연기를 위해서 나아가야 하지 않나 싶다"고 말했다.

[티브이데일리 최하나 기자 news@tvdaily.co.kr/사진제공=넷플릭스, 디에이와이엔터테인먼트]

김남희 | 스위트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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