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N수학]수학과 AI로 한층 정밀해진 센서 기술, 자율주행 시대 앞당긴다

홍아름 기자 입력 2021. 1. 16. 09: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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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로보틱스 공동창업자 박재일, 쯔엉 민 공동창업자 인터뷰
서울로보틱스 공동창업자 박재일(오른쪽) , 쯔엉 민 공동창업자

올해부터 조건부 자율주행이 가능한 3단계 자율주행차가 상용화된다. 지금 나오는 2단계 자율주행차는 운전자의 주행을 보조할 뿐 직접 운전하지 않는데, 3단계에서는 직접 주행하기 때문에 주변을 인식하는 센서 기술이 매우 중요하다. 센서의 데이터를 분석하는 프로그램을 만들어 제공하는 서울로보틱스 창업자 박재일 최고 기술책임자와 쯔엉 민 최고 인공지능책임자를 만나봤다.

 

Q. 어떤 프로그램을 만들었나.

쯔엉 민 │자율주행차나 로봇 등이 주변과 충돌하지 않고 정확한 동작을 하기 위해서는 주변에 어떤 종류의 물체가 어디에 있는지 인식하는 것이 필수다. 백화점 같은 곳에서 고객들을 분석할 때나 제한된 구역을 감시하는 보안 시스템도 움직임 분석이 중요하다. 이를 알아내기 위해 사용하는 것이 ‘3차원 라이다 센서’이다.

박재일 │이 센서는 레이저가 주변 물체의 표면에 반사돼서 돌아오는 시간을 측정해 거리를 재는데, 이때 측정한 데이터를 분석해 주변에 사람이나 자동차, 자전거 등 어떤 물체가 어디에 있는지, 어떻게 움직이는지 등을 회사가 만든 ‘3차원 라이다 소프트웨어(SW)’를 통해 파악할 수 있다. 수학 모형과 인공지능을 바탕으로 수십 밀리초만에 원하는 정보를 얻는다.

 Q. 프로그램 구현 과정을 자세히 설명해 달라.

3차원 라이다 센서를 이용해 얻은 결과. 서울로보틱스 제공

박재일│알고리즘과 SW 전반을 설계하고 코드로 구현하는 일을 한다. 예를 들어 100m 안에 있는 자동차나 사람의 위치를 파악한다고 해보자. 필요한 알고리즘을 큰 틀에서 설계하고, 세부 알고리즘을 정의한 다음 이를 코드로 구현한다. 코드로 만드는 데서 끝이 아니라 알고리즘이 최적으로 동작하면서 사용자가 쉽게 사용할 수 있도록 개선한다.

Q. 수학은 얼마나 관련 있나.

박재일 │서울로보틱스에서 만드는 SW의 모든 알고리즘은 수학 개념을 바탕으로 구현되기 때문에 업무와 관련해 소통할 때 대부분 코드와 수식을 이용한다. 그리고 3차원 데이터를 다루는 만큼 기하학적인 직관이 매우 중요하다. 기계학습과 딥러닝 알고리즘을 이해하고 코드를 짜야 해서 그 토대를 이루는 선형대수학이나 미적분학, 통계학, 확률 등도 잘 알고 있어야 한다.

Q. SW 분야의 일은 어떻게 시작하게 됐나.

인공지능을 이용해 주변 물체를 인식하고 배치한 시각화 결과. 서울로보틱스 제공

박재일 │대학에서는 수학과 물리학, 기계공학과 관련한 공부를 해서 하드웨어에 익숙했다. 이후 대학원에 진학해서 3차원 데이터를 다루는 SW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됐고, SW는 해결 방법을 떠올리면 바로 코드로 구현해 실험해볼 수 있다는 점에 매력을 느껴 뛰어들었다.

쯔엉 민 │ 대학과 대학원에서 수학을 전공하고 미분방정식과 관련한 수학 연구를 했다. 그러던 중 우연히 프로그래밍과 인공지능에 대한 궁금증이 생겨 알아보게 됐고 SW 분야라면 열정을 갖고 일할 수 있을 것 같아 선택했다.

Q. 일을 하면서 어떨 때 보람을 느끼나.

박재일 │구상했던 SW 제품, 특히 알고리즘이 실제로 잘 동작할 때 보람을 느낀다. 고객이 품질에 대해 좋은 의견을 줄 때도 그러하다.

쯔엉 민 │SW는 계속해서 새로운 지식을 배우고 익혀 문제 해결에 바로 쓸 수 있어야 하는 분야이기 때문에 새로운 것을 습득하고 SW에 적용해 효율을 크게 높였을 때 가장 큰 즐겁다.

 Q. 3차원 라이다 센서 시장의 전망은 어떤가.

박재일 │3차원 데이터를 이해하고 유용한 정보를 얻기 위한 인공지능 알고리즘1을 만드는 연구자나 개발자의 수요는 이미 높다. 아마 10년 동안은 계속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3차원 라이다 센서의 가격이 점점 내려가고 있고, 이미 자동차나 휴대전화, 도로 등 다양한 곳에 쓰이고 있어 프로그램의 필요성도 점점 커지리라 생각한다. 앞으로 더 빠른 속도로 증가할 것 같다. 

쯔엉 민 │우리도 거기에 발맞춰 더 빠르고 정확하면서 전력 소모를 최소화하는 알고리즘을 만들고, 더 나은 사회를 만들기 위해 해결해야 할 문제를 찾아 3차원 라이다 SW에 적용하려고 한다.

Q. SW 분야에서 일하려면 어떤 자질이 필요할까.

박재일 │수학적 알고리즘을 개발하려면 수학 이론에 대한 기본 지식을 바탕으로 다른 사람이 쓴 논문을 읽고 논리와 수식을 이해하며 동시에 내 생각을 다른 사람에게 설명하는 능력이 필요하다. 특히 원인과 결과를 파악하는 논리적인 추론 능력과 내 생각을 코드로 구현할 수 있는 능력이 중요하다. 따라서 청소년기에는 독서를 많이 하는 것이 코딩 수업을 수강하는 것보다 훨씬 도움이 된다고 생각한다.

쯔엉 민│얻은 데이터를 처리할 수 있는 아이디어를 떠올리기 위해서는 필요한 수학 개념을 잘 알아야 한다. 그리고 아이디어를 코드로 나타내는 능력도 중요하다. 계속해서 변하는 이 분야에서 일하기 위해서는 새로운 지식을 빠르게 습득하고 항상 호기심을 가지는 것이 중요하다.

Q. SW 분야로 진로를 희망하는 사람들에게 조언을 한다면.

박재일 │수학과 친해지면 좋다. 고등학교와 대학에 진학할수록 수학이 점점 어려워지고 왜 이 내용을 배워야 하는지 궁금할 때도 있다. 하지만 새로운 분야에 필요한 수학은 학교에서 배우는 기본 수학 개념을 바탕으로 하기 때문에, 기초가 튼튼하면 어느 분야든 뛰어들 수 있다.

쯔엉 민 인터넷만 보더라도 배울 수 있는 기술이나 알고리즘은 많다. 하지만 그것을 아는 것과 이해해서 문제 해결에 적용하는 것은 매우 다르다. 그래서 ‘왜?’라는 질문을 계속해서 던지고 깊게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건 왜 그럴까’라는 생각을 반복해서 한다면 SW 분야에 진출해 습득한 것들을 원하는 분야에 적용하고, 발전시켜서 내 것으로 만들 수 있을 거다.

수학동아DB

●쯔엉 민 서울로보틱스 공동창업자 및 최고 인공지능 책임자

-프랑스 툴루즈대 수학과 석사, 박사 졸업

-브라질 알고리아스연방대 박사 후 연구원

-P3 그룹 데이터 사이언티스트

-2017년 서울로보틱스 창업

●박재일 서울로보틱스 공동창업자 및 최고 기술 책임자(CTO)

-서울대 기계공학과 학사, 석사 졸업 

-3D 시스템즈에서 3D 프린팅 소프트웨어 개발

-2017년 서울로보틱스 창업

※관련기사. 수학동아 1월호, [진로체험] 다가오는 자율주행차 시대, 수학이 필수!

[홍아름 기자 arh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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