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이더P] 안철수, 두번의 대선·세번의 서울시장 선거 도전
서울시장 도전에 나선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는 1962년 2월 경남 밀양에서 태어났다. 유년시절 대부분은 부산에서 보냈다. 의사인 아버지가 운영하는 병원이 부산진구 범천동에 있었기 때문이다. 라디오와 손목시계 같은 물건을 분해하고 조립하는 것을 즐기며 공학자의 꿈을 키웠다.
부산 동성국민학교를 다닐 때 매일 같이 학교 도서관을 찾아가 '독서광'이란 별명을 얻었다. 고교시절 책의 표지부터, 목차, 서문, 발행일, 가격표까지 훑는 특이한 독서방식을 갖고 있었다고 한다.
공학자를 꿈꾸던 안철수는 대학 진학을 결정하기 고민에 빠졌다. 아버지는 의사가 되기를 바랐기 때문이다. 결국 안 대표는 1980년 서울대 의대에 입학한다.
대학에서 같은 과 1년 후배였던 부인 김미경 교수를 봉사 활동을 하며 만났다. 1988년 결혼한 두 사람은 딸 1명을 두고 있다.
안 대표는 전공의보다 의학자가 되는 길을 택해 대학원에 진학했다. '전기생리학'이란 기초 의학 분야를 전공했다. 조교로 일하던 그는 1990년 3월 단국대 의대 전임강사로 채용된다. 당시 스물 일곱살이었다. 이후 최연소 단국대 의예과 학과장이 됐다.
대학원 시절 그는 몇 달치 월급을 모아 컴퓨터를 장만했다. 처음에는 단순히 전기생리학 공부에 도움이 될 거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프로그래밍을 본격적으로 배우면서 낮엔 의학을 밤엔 컴퓨터 공부를 하는 생활이 시작됐다.
'브레인 컴퓨터 바이러스'가 문제를 일으킨단 소식을 접하며 인생의 전환기를 맞았다. 컴퓨터 바이러스에 흥미를 느낀 안 대표는 며칠 밤을 새우며 이를 분석하고 끝내 치료 방법까지 만들었다. 국내 최초로 컴퓨터 바이러스 치료 프로그램 '백신(V1)'을 개발한 것이다.
안 대표는 1991년 2월~1994년 4월 해군에서 군의관으로 복무했다. 이 무렵 이미 컴퓨터 바이러스 해결사로 유명했다. 안 대표는 군의관 전역 후 의사로서 길을 포기하고 백신 프로그램을 만드는 프로그래머의 길을 걷는다.
1995년 3월 그는 '안철수 컴퓨터 바이러스 연구소(현재 안랩)'를 창업했다. 같은 해 미국 펜실베이니아 대학교로 유학을 떠난다. 낮엔 경영학을 공부하고 밤엔 이메일과 팩스로 회삿일을 하는 생활이 반복됐다.
2005년 안 대표는 회사 대표를 사임하고 나이 마흔이 넘어 다시 유학길에 올랐다. 2년간 미국 와튼 비즈니스 스쿨에서 경영학을 공부했다. 2008년 귀국한 카이스트 기술경영 전문대학원의 석좌교수로 채용됐다. 이후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을 역임했다. 교수로 일하며 안 대표는 청년 문제에 관심을 갖게 됐다. '청춘콘서트'를 시작하게 된 이유다.
기존 양당 정치에 실망한 이들이 안 대표에게 지지를 보냈다. 그는 2012년 9월 18대 대선 출마를 선언했다. 공식적으로 정치권에 입문한 것. 대선은 그와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 문재인 민주당 후보 간 3자 구도가 형성됐다.
2013년 4.24 재보궐선거 출마했다. 그는 서울 노원병에서 60.46% 압도적인 득표율로 당선됐다. 국회에 입성한 후 2014년 중도 성향의 신당 '새정치연합'을 만들겠다고 선언했다. 당시 여론조사 결과 20~30대와 호남·수도권 지역에서 높은 지지를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같은해 3월 독자 정당 출범을 목전에 두고 민주당과 '통합신당'을 만들기로 합의했다. 통합 신당의 명칭은 '새정치민주연합'으로 정해졌다.
안 대표는 새정치민주연합의 신임 대표로서 6회 지방선거와 7.30 재보궐선거를 진두지휘했다. 하지만 재보선에서 15개 선거구 가운데 4개 만을 건진 부진한 성적표를 얻었다. 결국 창당 4개월 만에 대표직을 내려놨다.
안 대표가 다시 주목 받은 건 2015년 4.29 재보궐선거 이후다. 당시 당대표였던 문재인 대통령은 선거에서 진 책임으로 사퇴 압박을 받았다. 이를 돌파하기 위해 문 대통령은 혁신위원회 카드를 냈다. 안 대표는 혁신위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이었다. 새정치민주연합의 지도 체제를 어떻게 할 것인가를 놓고 두 사람은 정면 충돌했다. 끝내 2015년 12월 탈당했다. 그리고 바로 신당 창당을 한다.
안 대표는 2017년 국민의당 후보로 대선 출마한다. 문재인 민주당 후보와 양강 구도가 형성됐다. 그러나 방송 토론회 이후 지지율이 떨어졌다. 그가 '제가 갑철수입니까', '제가 MB 아바타입니까' 등 발언을 한 게 논란이 됐다. 안 대표는 그해 5월 대선에서 득표율 21.4%를 얻어 3위에 머물렀다.
대선 패배 후 3개월이 지나고 국민의당 차기 당대표 선거에 출마해 당선됐다. 대선에서 진 후보로서 도의적 책임을 져야 하는 상황에서 시기상조로 나왔다는 지적이 나왔다. 당시 그와 호남 중진 간 사이가 계속 벌어지고 있단 이야기가 많았다.
호남 중진과 갈등은 유승민 전 의원과 이른바 개혁 보수세력이 만든 바른정당과 통합 여부를 놓고 더욱 심해졌다. 호남을 지역구로 둔 의원들은 보수와의 동행에 난처함을 표했다.
그러나 국민의당은 2018년 2월 바른정당과 손잡고 '바른미래당'을 만들었다. 통합 과정에서 안 대표를 도왔던 많은 인사들이 등을 돌렸다. 중도진보에서 중도보수로 정치 성향을 바꿨단 평가가 나왔다.
안 대표는 2018년 지방선거에서 바른미래당 서울시장 후보로 출마했다. 그는 19.55% 득표율로 3위를 기록했다. 이 기록을 놓고 상반된 견해가 나왔다. 거대 양당에 소속되지 않은 인사가 20% 가까이 되는 지지율을 받은 건 상당한 것이란 평가와 선거 경쟁력이 과연 있느냐란 지적을 동시에 받았다.
그는 서울시장 선거에서 패배한 후 "정치 일선에서 물러나겠다"며 독일로 출국했다. 독일 뮌헨에 있는 막스플랑크 연구소에서 방문연구원 신분으로 약 1년간 연구 활동에 매진했다. 미국 스탠퍼드 법대에도 잠시 머물렀다.
2019년 10월 '안철수, 내가 달리기를 하며 배운 것들'이란 책을 펴냈다. 정치권에선 이를 정치복귀 신호탄으로 받아들였다. 당시 바른미래당은 구성원간의 내홍이 심했다. 안 대표는 2020년 1월 귀국했고 같은달 바른미래당을 탈당했다. 이후 21대 국회의원 선거를 앞두고 그는 다시 국민의당을 창당했다.
코로나19가 유행이었던 3월에는 그는 대구를 찾아 의료 자원봉사에 나섰다. 그러나 이런 노력에도 21대 총선에서 국민의당은 미풍에 그쳤다. 비례대표 의석 3석 밖에 얻지 못했다. 최측근으로 분류되는 권은희·이태규·최연숙 의원만이 21대 국회에 입성했다.
안 대표는 지난달 서울시장 보궐선거 출마를 선언했다. 그는 "정권교체는 절체절명의 시대적 과제"라면서 "반드시 이겨 정권교체의 기반을 만들겠다"고 출마의 변을 밝혔다. 그러면서 야권단일화를 전제로 내걸었다. 안 대표는 "안철수가 이기는 선거가 아니라, 전체 야당이 이기는 선거를 하겠다"면서 "대한민국 서울의 시민 후보, 야권단일후보로 당당히 나서 정권의 폭주를 멈추는 견인차 역할을 하겠다"고 말했다.
이후 야권은 어떻게 단일화할 것인가를 놓고 갑론을박을 벌이고 있다. 제1야당인 국민의힘 지도부는 안 대표에게 입당을 압박하는 상황이다. 안 대표는 이에 대해 "단일 후보 결정은 서울시민들이 하면 된다"고 선을 긋고 있다. 그가 국민의힘과 손잡고 야권 단일 후보가 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1. "먼저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맞을 용의가 있다" (2021년 2월 22일,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 열린 최고위원회의를 통해 정부가 허락한다면 먼저 백신을 맞겠다는 의견 밝히며)
2. "전방의 경계수준은 동네 금은방 보안경비만도 못하다" (2021년 2월 18일,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북한 남성의 월남 언급하며)
3. "정신 나간 후보를 즉각 사퇴시키라" (2021년 2월 15일,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 최고위원회의에서 박원순 전 서울시장을 롤모델이라고 밝힌 우상호 서울시장 예비후보를 겨냥하며)
4. "다른 정당과는 다른 정당을 만들고 싶다. 무책임한 정치를 퇴출시키겠다" (2021년 2월 2일,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 기자회견을 통해 신당의 방향성을 알리고 창당 공식화하며)
5.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야행성 동물이냐" (2021년 1월 21일,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 최고위원회의에서 과학적 근거를 기준으로 사회적 거리두기 방법을 새롭게 도입해야 한다고 주장하며)
6. "썩은 나무를 베고 희망의 나무를 심기에 좋은 날이 머지않았다" (2021년 1월 10일,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 페이스북에 2012년 대선 패배를 비난했던 김동길 연세대 명예교수를 만난 후 게시)
7. "손님이 남의 집에 와서 주인 몸수색한 꼴" (2020년 10월 29일,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 최고위원회의에서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에 대한 청와대 경호처 몸수색에 대한 비판하며)
8. "자기가 하인이 된 줄도 모르고 열심히 다닌다" (2020년 9월 20일,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 자신의 유튜브 채널을 통해 문재인 정권 지지층이 주인의식을 잃었다며 비판하며)
9. "사단장이 방문하는 내무반은 최신식으로 꾸미고, 다른 낙후된 시설은 나 몰라라 방치" (2020년 6월 26일,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 최고위원회의에서 인천국제공항공사의 비정규직 보안검색 요원의 정규직 전환 논란 언급하며)
10. "민주주의를 파괴하는 언론압살 책동을 지금 즉시 중단해야" (2020년 2월 15일,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 최고위위원회의에서 정부와 여당을 향해)
11. "정치를 통해 강남 빌딩 사려는 사람은 정치해선 안 된다" (2020년 2월 4일, 안철수 전 국민의당 국회의원, '안철수신당' 창당을 앞둔 기자회견에서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부인 정경심 교수를 겨냥하여)
12. "강력한 안보와 압박을 통해 북한의 변화를 이끌어야" (2017년 9월 18일,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 최고위원회의를 통해 문 대통령의 대북 정책을 언급하며)
13. "자신감이 부족해서 다른 세력과의 연대를 주장하는 경우 선거에서 대부분 패배한다" (2017년 1월 4일,안철수 국민의당 의원, 페이스북 글에서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 및 비박계와의 연대 주장을 일축하며)
14. "개천에서 용이 날 수 있는 공정경쟁구조를 만들어야 우리나라에 살 길이 열린다" (2016년 6월 22일,안철수 국민의당 의원, 국회 본회의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대표연설을 통해 발언 중)
15. "관피아에서 메피아까지 기득권 체제의 유착관계는 강력하다" (2016년 6월 22일,안철수 국민의당 의원, 제343회 국회 임시회 제5차 본회의에서 소수가 부와 권력을 독점하는 시대를 끝내야 한다고 발언하며)
[이희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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